24일
01:00 빗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비가 온다... 텐트 플라이에 빗소리가 정겹다.
03:00 깬다... 잠이 든다.
06:00 깬다... 누운다...눈.눈.눈...
06:30 계속 비가 올거라는 메세지...
07:00 일어나서 준비한다.. 아침식사는 사과한개와 약과
08:00 텐트와 배낭을 모두 꾸렸다.
비에 젖은 간월재..
안개에 싸인 간월산 정상 축축히 젖은 나..
배낭커버를 안챙겨와서 30만원짜리 고어텍스 배낭커버로 급조했다...
배낭이 호강하는군... 기남형이 보내준 mr배낭
08:00 신불산을 향하여 출발
비가 내리니 구름이 밀려온다...
나의 연인은 쑥스러운지 하이얀 커텐사이로 숨어서 날 빼꼼히 바라보고 있다...
바람에 하얀 커튼이 날려 당신의 모습을 잠깐씩 보여줄뿐... 당신도 나도 서로 첫만남에 애틋하군요..
우린 서로 더욱더 가까와 질수 있을껏 같습니다.
당신은 내가 사랑하기에 충분히 아름다우니까...
신불산으로 오르는 많은 등산객들... 비가와서 그나마 적었다.
뒤돌아 간월산과 간월재가 하얀 면사포를 쓰고 부끄러워 한다...
08:40 신불산 정상
피골이 상접한 모습에 올리기 싫었지만...
신불산과 신불재가 이어진다.
여인은 갖은 화장을 하고 나를 맞이한다.
아쉬운 만남은 곧 이별을 고하고..
당신은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 군요. 울지 말아요... 당신의 곱디 고운 화장이 지워집니다.
눈물에 젖은 얼굴은 턱을 타고 흐르고...
영축산을 앞에 두고 바람골인지 나무가 한쪽으로 손을 뻗어 친구와 등을 돌린다..
바람아 ~ 미안해...
영축산을 앞에두고 어떤 아주머니가 배경이 좋다고 찍었지만...
실은 눈으로 보는 포커스를 사진에 담기란 힘들다... 그래서 사진작가가 있는듯...
10:00 영축산 정상
간월재부터 신불산 영축산까지 억새들의 향연이다. 평원이 이어지고 온 들을 덮고 있는 억새들...
솜털 뽀송뽀송 돋아있는 대지위에 여인의 눈물은 이들의 삶이자 생명이 되고있다.
영축산까지와 영축산 후의 분위기가 사뭋틀리다.
영축산까지 억새와 부드러운 능선길이 아름다웠다면 영축산에서 시살등까지는 오솔길을 걸으며 바위의 높고 낮음에 산행길을 고달프게 한다.
비는 계속해서 내린다.
그녀도 슬프고 나도 슬프다... 만남은 헤어짐이고 헤어짐은 또다시 만남을 기약하니..
그래 같이 울자. 울면 한결 나아지겠지. 너의 눈물은 다른 이들의 삶이 되고 나의 눈물은 내 머리를 깨끗하게 씻어주겠지.
나도 너와 헤어지기 못내 아쉽구나.
첫만남에 수줍은듯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에 나도 마음이 끌린다. 어쩌랴 너와는 여기까지구나..
시살등쪽으로 계속 해서 가다가 길을 잘못들었나? 하산길로 빠져 버린다.
설악산 릿지 하산길을 연상하듯 계곡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니 마을이 보인다.
배내골...
12:20 하산 완료
식당에서 라면하나 끓여서 먹고
14:30 언양행 버스를 타고 언양으로 나왔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으로 향하던중.. 집사람과 통화하면서 청도~ 천안 새마을호가 부산 출발이 아니라 마산출발이란다.
이런 젠장... 부산에서 KTX를 타고 갈까 고민하던중 .. 통도사에서 그냥 내렸다..
그래 주어진 일정을 소화해야지...
택시로 밀양까지 이동 80,000원 (이건 좀 아까웠다.)
17:21 새마을호 타고 천안으로 .. 그것도 잘못타서 동대구에서 내려서 다음 새마을호를 탔다..
20:50 천안도착
천근만근 다리는 무겁고 눈물을 머금은 배낭도 무겁다. 오른쪽 무릎은 어제부터 계속해서 못살겠다고 신호를 주지만...
무시.무시.무시...
택시타고 집에 도착하니 9:30
장비 정리후 식사.. 그리고 맥주한잔하니 골아떨어진다...
아듀.. 영남알프스....
첫댓글 나도 그날 저녁에 간월재에 있었는데. ㅎㅎ 텐트 보고 희안하다 그래도 많이 팔린 텐트가 보내 했더니 회규 너였구나.ㅎㅎ
ㅋㅋ 이런... 형이 보내줘 놓고 ... 그것도 몰라...^^
잘 봤습니다. 정말 부럽스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