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시인의 방 [蒜艾齋 산애재] 원문보기 글쓴이: 松葉
▲에세이 [☆가끔은 혼자이고 싶은 너에게☆]의 앞표지(좌)와 뒤표지(우)
============ ============
[가끔은 혼자이고 싶은 너에게]
구수정 에세이 / 별글(2017.01.18) / 값 13,800원
================= =================
[프롤로그]
여행 세포, 세포분열의 시작
구수정
1990년 9월 21일 소인이 찍힌 편지. 어린 시절 내가 여섯 살쯤 되었을까……. 겨우 글을 읽기 시작했을 때 아빠가 나에게 써준 편지들이 있다. 회사 출장으로 약 두 달간 핀란드로 떠나 있던 아빠, 태어난 이후로 처음 길게 떨어져 있던 시간이었다. 중국과 수교를 맺지 않아 중국 상공을 날 수 없었던 대한민국의 비행기는 미국 알래스카를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여 핀란드 헬싱키로 지구를 돌고 돌아 도착했다고 한다. 긴 비행동안 아빠는 나와 어린 동생에게 여행의 첫 편지를 써주었고, 그날 이후 우리는 날마다 아빠의 편지를 기다렸다.
엽서에 있는 낯선 곳 멋진 유럽 풍경은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아, 우리 아빠는 여기 있구나’하는 안도감과 함께 행복을 느낀다. 지구가 얼만큼 큰지, 얼마나 먼 곳인지, 얼마나 다른 곳인지 어린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지만, 어딘가에서 아빠는 정말 새로운 자극과 감흥을 듬뿍 담아 나에게로 보냈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나를 생각하며 담았을 아름다운 언어들. 그 필체, 가족을 향한 사랑, 어딘지 모르지만 나도 비행기를 타고 싶다는 희미한 소망이 생긱기 시작했다. 그렇다. 바로 이때부터 ‘여행 세포’는 나에게 심어졌던 것 같다.
◇ ◇ ◇
여행은 충동이다. 여행은 하면 는다. 원래부터 여행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여행을 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실은 귀찮은 일도 생긴다. 다만 ‘그곳에 꼭 가고 싶다’는 간절하고도 폭발적인 충동이 우리를 이끈다. 가슴을 쿵쿵 뛰게 만드는 여행 욕구, 여행 세포의 분열 시작, 누군가는 한 장의 사진으로 인해 모든 걸 내던지고 떠나기도 하고, 타의에 의해 여행을 시작하기도 한다. 견디지 못해 떠나고 사랑하기에 떠난다. 그 시작은 각자 다를지 몰라도 우리가 여행에서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한가지 있다. 바로 정체된 삶의 환기.
한동안 여행의 시작은 설렘이 전부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차곡차곡 여행의 페이지가 늘어나면서 비행기를 타기까지의 과정에는 설렘만이 아닌 다른 여러 감정이 뒤섞이기고 한다. 어떤 때는 정해진 스케줄 때문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준비되지 않은 의무감으로 떠나야 할 때가 있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가까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실컷 새로운 여행을 계획해놓고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아……내가 왜 이 귀찮은 짓을 또 하러 왔지?’라고 후회한 적도 있었다.
견딜 수 없었다. 도저히 떠나지 않으면 내가 사그라져 먼지가 되어버릴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바로 오늘이 그랬다. 이런 여행세포의 발현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자극이 아닌가. 여행의 목적은 떠나는 사람마다 다 다르듯, 나는 나다움을 찾기 위해 떠나야만 했다.
전조 현상은 곳곳에 나타났다. 서점에 갔는데 나도 모르게 여행책을 뒤적인다든지, 별일 없이 두통에 시달리거나 가슴이 답답해질 때, 불면에 시달릴 때,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외로울 때, 어떤 언어도 위로가 되지 못할 때, 괜히 눈물이 날 때 여행 세포는 더욱더 나를 뒤흔들어놓는다. 재촉하듯 나에게 내적인 환기의 욕구가 스벼들었다. 누구도 나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나는 나를 이해하는 시간이 절실했다. 고독은 진실로 필요할 때 신호를 보낸다. 정말 떠나도 괜찮을까.
우연히 페이스북에 영호 아저씨가 올려놓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눈이 하염없이 내리는 사진, 홀린 듯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다.
「가고 싶어요,정말.」
그러자 구원과도 같은 메시지 하나가 나에게로 들어왔다.
「사람 놀라게 하지 말고 여기로 오세요.」
그는 나에게 1분도 안되어 인천에서 일본 도야마로 향하는 비행기 시간표를 보내왔다. 아, 이렇게 누군가 나의 ‘여행’을 이끌었다. 메시지는 나의 여행 세포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문장을 맺었다.
「스케줄 정해지면 알려줘요.」
의외로 짝꿍은 쉽게 나 홀로 여행을 지지해주었다. 그는 늘 내게 가장 필요한 걸 잘 아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모은 마일리지로 비행기 표를 끊어준 뒤, 친절히 남은 동전들과 함께 환전한 지폐를 내게 건넸다.
“바쁜 일 없으니 다녀와.”
우린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각자의 일로 조금은 지쳐 있었으니까.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그도 나도 원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가끔은 가까운 이로부터 떨어져 나를 객관화시킬 필요가 있다. 나를 위해, 지속적인 관계 회복을 위해 거리 두기를 하기로 한다. 그는 일본에서 머물 집의 가족들을 위해 직접 선물을 골라준뒤, 공항에 짐을 내려놓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유유히 사라졌다.
이윽고 비행기 창밖으로 인천공항이 저 멀리 보이지 않게 되자 나는 오랜만에 단잠이 들었다. 혼자만의 시간, 참으로 오랜간만이었다. 그렇게 나는 비행기를 탔다.
[에필로그]
여행, 그 후
구수정
조금 지나지 않아 봄이 되었다. 계절이 바뀌자 겨울 여행은 어쩐지 철 지난 옷과 같았다.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익숙한 비누 냄새가 나는 침대에 누웠고, 이메일을 확인하며 예전처럼 일을 했고, 밥을 하고, 청소를 했다. 달라진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우리 집 세계지도에 새 식구가 된 합장촌 배지가 전리품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을 뿐이었다. 토가마을 가와사키 아저씨 집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늘 파티가 열렸고, 페이스북에 연결된 사진에는 나 대신 다른 방문객이 가와사키 아저씨와 활짝 웃고 있었다. 내가 언제 거기에 있었나 싶다. 힘든 귀환 뒤 나에게 주는 포상, 오사카 공항에서 산 초콜릿도 다 먹어갈 무렵 몇 가지 행복한 소식을 받았다.
◇ ◇ ◇
하나,
한 게시물이 달렸다. 치히로가 보낸 사진이었다. 사진에는 르네가 피아노 끝자락에 앉아 있었다. 거긴 늘 르네의 자리였다. 하루에 몇 번 르네는 그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런데 내가 선물한 그림과 함께 르네는 있었다. 증명이라도 하듯이, 갑자기 그리워졌다. 녀석의 한결같음에 나는 콧등이 시큰해졌다. 왠지 그 장면은 그곳에 내가 ‘있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한순간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그 그김이 르네라는 게 신기하고도 고맙다. 피아노네 르네가 앉아 있는 그림은 내가 가와사키 아저씨 집에서 그린 첫 고양이 그림이다. 그땐 르네와 내가 이렇게 친해질 줄 몰랐다. 아니 르네의 도도함에 절대 친해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르네의 보드라운 발바닥이 생각난다. 싸우고 울고 웃으며 유난히 투닥거리던 전 애인 생각나듯, 역시 사람이건 동물이건 밀당을 잘해야 하는 것인가. 어젯밤엔 애니메이션 한 장면처럼 조그만 몸의 르네가 사람처럼 커져서 나를 꼬옥 안아주는 꿈도 꾸었다. 따뜻한 온기가 배에 전해졌다. 꿈에서도 촉감이 느껴지는 줄 처음 알았다. 꿈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고양이도 꿈을 꾼다면 르네는 내 꿈을 꿀까? 사진을 보내준 치히로에게 너무 고맙다. 이렇게 나는 고맙게도 그들의 기억 속에 나의 존재를 인정받았다.
둘,
파티가 끝난 뒤 일본 소녀 가나에의 연애상담을 해준 일을 기억하는지? 그때 말도 안 되는 영어로 대화하며 짝사랑을 하고 있다는 가나에에게 고백하라고 부추겼더랬다. 고백해! 고백하라고! 그 후 가나에는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정말 고백해서 그 짝사랑남과 사귀기 시작했다고 한다. 짝짝짝! 참 내가 생각해도 재미있는 일이다. 나의 연애상담이 성공하다니! 그것도 한국 친구도 아닌 일본친구에게! 가나에는 신이 나서 메시지로 결과를 보고한 것이다. ‘제대로 된 상담사를 만났군.’ 직업은 못 속인다. 어쩐지 제 몫을 하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셋,
시골집 테라스에 언제부턴가 길고양이가 한 마리 세 들어 살기 시작했다. 나는 르네가 그리웠는지 녀석에게 투사되어 물을 주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아직 어린 녀석이었다. 고양이라면 질색하던 엄마는 내가 종알대며 르네 그림을 자랑했더니 귀가 솔깃해진 모양이다. 허겁지겁 핥아 마시던 길고양이가 측은했는지 이제는 밥까지 준다.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녀석은 아침 시간만 되면 창문 앞에서 식빵 자세를 취하고는 밥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뻔뻔함이 참 고양이답다. 며칠 새 녀석은 버쩍 마른 엉덩이에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푸석하던 털은 윤기 자르르 흐르며 르네처럼 미묘가 되었다. 엄마는 ‘옹이’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다. 뭐 내 맘엔 썩 들지 않지만 자꾸 불러본다. 녀석은 종종 엄마의 뒤를 밟으며 궁금해 하지만 우리 엄마는 아직 ‘웅이’가 무섭다. 위성처럼 서로를 맴돈다. 태극권을 하는 엄마의 모습이 신기했는지 이젠 아주 대놓고 TV시청하듯 거실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낟. 이쯤 되면 이 녀석이 울리 구경하는 건지 우리가 이 녀석을 구경하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하는데, 고양이 아니랄까봐 우린 이미 집사로 조련당하는 건 아닌지 싶다. 가끔 아빠와 눈싸움을 하고, 엄마의 차 소리를 기억한다. 괜히 테라스를 향해 녀석에게 말을 걸어본다. 하는 짓이 귀여워 우리 가족은 이야깃거리가 하나 늘었다. 이렇게 나의 여행은 조금씩 내 주위를 따스하게 물들인다.
◇ ◇ ◇
가와사키 아저씨는 등산하러 가자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가 보낸 산에는 이제 눈도 없고, 영호 아저씨도 미국으로 떠나고, 나도 없다. 생명이 피어나고 연둣빛 활기가 넘치는 숲으로 변신 중이다. 순식간에 다른 곳처럼 낯설다. 계절은 변하고 삶은 계속된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달라진 것이 있다. 내가 그들을 알았고, 그들도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애 첫 비행기 결항, 생애 첫 고양이들과 조우, 하루 한 장으로 드로잉, 생애 첫 스키장 등반, 연애상담, 그렇게 익숙한 일본 음식이건만 그 와중에 처음 맛본 일본 음식들, 그리고 오랜만의 혼자 여행이다. 첫 경험이 슬슬 무뎌질 나이가 되었건만 아직 새로운 것이 있다니 신기하다. 그렇지, 우리는 날마다 새롭게 태어난 생애 처음 순간을 살아낸다. 처음 살아보는 스무 살, 처음 살아보는 서른 살, 처음 살아내는 이 시간을 처음 만났고 교감했다.
여행은 무엇보다 당신과 나 사이, 그 간극에 대해 따뜻한 사유를 해본다. 사실 일상에 치여 살다보면 나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걸 당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일시 정지, 잠시 멈춰 주변을 둘러보기에 좋은 시간, 그러나 절대 멈춰 있지 않은 시간, 그것은 여행이다.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의식적으로 끌어내어 나의 상처를 애도하고 떠나보내는 의식을 치르고야 만다. 나의 애인愛人들을 떠올리며 나를 더욱 잘 알게 되었다. 애인은 단 한 번 만나본 사람이기도 하며 이미 떠났거나 여전히 내 곁에 머무른 사람이다. 애인은 남자이며 여자이고, 늙었거나 너무 어렸다. 나의 모듬 애인으로부터 내가 완성되어간다. 애인들의 따뜻한 관찰과 사랑이 고맙다. 그 애인들의 이야기가 본인임을 알아채주기를 바라며 또는 바라지 않으며 이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바이다.
무엇을 결정하든 그것은 오롯이 나의 책임이었다. 나를 보듬는 것도 결국 나였다. 나다움의 회복, 그리고 통찰을 통해 나를 이해하자 당신이 내 안에 들어왔다. 나는 종종 여행으로부터 내 삶을 재구성하며 의식을 확장한다. 여행은 그렇다. 불쑥불쑥 나를 두드린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든다. 내 삶 전부를 여행처럼 살지는 못한다 해도 나는 여행처럼 경계 없이 살고 싶다. 너와 나 사이의 담, 넘지 못하는 국경, 내가 그려넣은 나의 벽을 가능한 무너뜨리고 싶다. 혼자여도, 둘이여도, 여럿이도 좋다. 새로운 공동체적 삶을 꿈꾸며 우리 사이 부유하는 공간이란 게 있다면 일상은 지금보다 덜 팍팍하고, 여행은 지금보다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
=================
*
*목차**
[프롤로그] 여행 세포, 세포분열의 시작
하나] 바라보기
∙새로운 세계로 진입한다는 것
∙기억하기 위해 기록한다
∙냥이의 습격 1 - 너는 내 집사
∙아직 뜨거운가요?
∙자세히 본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둘] 마주하기
∙냥이의 습격 2 - 냥이 관찰기
∙오바짱과의 브런치
∙낡은 것, 새로운 것
∙연이 되어 우린 만났고, 만날 것이다
∙설국의 하루
∙완벽한 포옹을 찾아서
∙위로가 필요한 날
∙시골 인심은 어디에나
셋] 손잡기
∙냥이의 습격 3 - 선물
∙미해결 과제
∙상처를 들여다보다
∙침대에서 나누는 것은
∙수집가들의 방어기제 사용법
∙음악, 완성되지 않은 나의 언어
넷] 들어주기
∙냥이의 습격 4 - 삐졌다옹 코냥
∙뜻밖에 연애상담소
∙머리를 감지 않는 그녀의 속사정
∙먹는 얘기, 먹고 난 얘기
∙물러난 왕좌
∙무한도전 해본 적 있어?
∙너의 향기를 난 아직도 기억해
∙깊고 푸른 마지막 밤
∙결항, 이것은 운명
다섯] 안아주기
∙냥이의 습격 5 - 사랑만 남겨놓고
∙생일에는 역시 미역국
∙눈물이 그렇게도 뜨거운 것을
∙찾았다, 완벽한 포옹
∙삶은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기차를 놓치다
[에필로그] 여행, 그 후
.♣.
=================
◆ 표4의 글 ◆
잠시 멈춰 나를 돌아보되
멈춰 있지 않은 시간을 보낸,
소중한 나날
살면서 치이고 상처 받는 것은 사람 때문이었다. 세상이 취청거릴 때는 방향을 잃었다. 혼자 있고 싶었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그림자처럼 당분간은 내 세계를 회피하고 싶었다. 실은 우연히 오게 된 이곳에서 살짝 숨어 있다 가는 것이 이 여행의 목적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이 가와사키상 가족들은 고양이들조차도 찌그러진 나를 어둠에서 꺼내어주고 핥아준다, 그런 것 따위는 원래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이렇듯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뜻밖의 위로를 받는다.
- 본문 중에서
.♣.
=================
▶ 글쓴이 구수정∥
∙ 음악과 글쓰기, 두 가지가 적절히 조율된 음악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여행과 그림 그리기를 즐겨 한다. 20년 넘게 연주자로 살아왔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손의 감각을 잃기 전까지. 너무 열심히 하다가 얻은 직업병이었다. 갑자기 텅 빈 시간을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해 애쓰던 때 따스한 위로를 건넨 것은 글쓰기였다. 어린 시절부터 공상을 좋아했고, 끄적이는 것이 좋았다. 그렇게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다른 사람의 아픈 인생을 음악으로 토닥이는 한편, 치유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학사와 석사를 졸업했고, 박사를 수료했다. 한때 ‘영 아티스트’로 선정되어 국가지원금을 받았다. 3대륙 여행, 연주여행, 국제교류봉사, NYU교환학생 등 다양한 형태의 여행을 꽤 다녔고 오스트리아 크램스 입주 작가로 선정되어 얼마간 지낸 적이 있다. 국립서울병원, 연세암병원, 삼육서울병원에서 음악치료사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서울시여성보호센터 치료사다. 특수학교, 대학교를 비롯해 기업의 사원 연수 프로그램 등에서 강연하고 있다.
.♣.
================= =================
◆ 책소개
혼밥, 혼술에 이어, 요즘에는 혼자 영화 관람하는 것을 뜻하는 ‘혼영’이나 혼자 여행하는 것을 뜻하는 ‘혼행’이라는 말도 쓰인다. 혼자 여행할 때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유익함이 있다. 바로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일상에 치여 살다보면 정작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다. 하지만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그것을 제대로 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가끔은 혼자이고 싶은 너에게》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음악치료사가 잠시 일상을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보낸 기록이다. 어쩐지 삶의 방향을 잃은 것 같고 사람에게 지쳐 있던 저자는 일본 도야마의 산속마을에서 며칠간 머물며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날을 돌이켜보고, 과거에 만났던 많은 인연들을 다시 기억하거나 훌훌 떠나보낸다. 그리고 마음 깊이 스며 있던 상처를 제대로 마주하고 점차 회복해나간다.
지금 당장의 멈춤, 혹은 휴식이나 여행에 시간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자. 잠시 멈춰 있지만, 결코 멈춰 있지 않은 시간이기에 이런 멈춤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무엇보다 그 시간은 긴 인생길을 더욱 열정적으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전해줄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