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 빛 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장마가 끝난 듯 하더니,
새벽부터 줄기차게 비가 퍼 부었습니다.
오후 4시
포이동 266번지 재건마을에서 열린
기독인 연합 예배.
6월 12일 화재이후
구청에서는 화재 뒷처리 및 쓰레기 수거를 거부해서 쌓여있었습니다.
한 쪽으로 모아놓은 화재의 흔적들 뒤로 본부인 마을회관의 모습이 보입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구호와.... 벽에 그려진 그림들.
'희망'의 다른 두가지 모습입니다.
그 희망에 비록 한나절 '응원'이라도 더해보려 향하는 발걸음.
사실....
이런 발걸음이
부끄럽습니다.
오랜 장마와 무더위에 지친 주민들이 천막을 치고 쉬는 공간.
오늘 작은 응원을 나온 사람들을 위해
마실 물도 마련해주시고 예배도 같이해 주셨습니다.
위원장인 조철순님.
그간의 포이동 266번지 이야기와 화재이후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박득훈 목사님의 설교.
"가난한 사람들의 거주권, 법 위에 있다."
........
크레인 위의 김진숙씨도 말하였습니다.
'폭력은 희망을 이길 수 없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이
위대하다. 존경스럽다. 또 부럽다.
희망을 버리면...
이 모든 노력과 저항이 그 힘겨웠던 시간들이 끝나버리기에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
사랑의 사람들이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목사님 주일설교로 말씀하신
안식일 법의 가식을 지적하고 저항하신 예수님 이야기와,
그런 하나님이 그런 예수님이 포이동 266번지 편에 계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목사님의 모습은...
존경스럽고
무.서.웠.습.니.다. ;;
'끝까지'.....
부끄럽지만, 저에게 그 말은..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말이라고 생각되어서입니다.
내가 얼마나 부족하고, 이기적인 인간인가... 늘 지적당하는 기분입니다. ㅠㅜ
마을 재건과, 희망을 염원하는 땅밟기.
한 걸음의 기도와
한 걸음의 축복,
한걸음의 응원.
화재로 타버린 판자촌 터에
사람들이 응원의 발걸음을 하고,
뒤로는
타워 팰리스가 보입니다.
1979년에 넝마주의나 고물을 모으던 가난한 사람들을 강제이주 시킨 곳이랍니다.
20여 년 후에는
주변이 개발되고, 이 동네는 소위 '금싸라기' 땅이 되자
불법 점거라며 주민들을 내 몰기 시작했습니다.
이 땅이
금싸라기 땅이던, 또 다른 타워팰리스를 세우던
그건 여기 땅을 통해
'부'를 키우고 싶어하는 부동산에 침흘리는 사람들의 논리일 뿐.
그 논리를 위해, 강제 이주 이후 수십 년 살아온 이들에게
25억이라는 벌금을 내고, 또 나가라고 합니다.
임대주택을 얻을 돈을 대출해준다지만,
그걸 갚을 능력이 현실적으로 없는 주민들은
여기에서 밀려나면,
끝입니다.
'희망'을 잃어버려도
끝입니다.
크리스천 투데이에서 퍼 온, 예배보는 모습 사진
소래는.... 미인입니다~~!! ^^
서현이는 "빠샤 천사"라는, 동화책을 읽고 갔습니다.
타워 팰리스 (동화에서는 '팰리컨 드림'ㅋ) 와 조금 떨어진 산동네 판자촌이야기 입니다.
딱히 포이동이 모델인 책은 아닙니다만, 아이의 이해를 도우려구요.
동화와 현실의 구분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서현이는,
실제로 있는 동네라고 여겼기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 터에 눈이 흔들렸습니다.
동화에서 '빠샤천사'는,
산동네 아이들의 영웅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그림과 공부를 가르쳐주고 마을에 벽화를 그립니다.
길건너 팰리컨 드림에 파출부를 나가는 엄마와 술주정뱅이 아빠, 사춘기가 되자 비뚤어져가는 형을
가진 주인공이, 빠샤천사(들)을 통해 힘을 얻는 동화입니다.
포이동에도 공부방이 있었고, 화재를 통해 타버렸습니다.
앞으로 주택도 다시 지을 것이라고 합니다.
포이동 재건마을에 '빠샤 천사들'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새맘의 청년들도 천사가 될 절호의 찬스.... 되겠습니다.
빠샤!!
첫댓글 아고...ㅎ
방문기를 올리려했는데 ....
먼저 너무도 상세하게 잘 올려 주셨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
생생하고 재미있네요~ 줄지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이런 곳에서야 말로.. 땅밟기를 해야 할 곳"이란 생각이 드네요..
딩동댕 ~ 방인성목사님이 축도직전 하신 말씀 딱 똑같은 말이네요...
역시 수진 집사님입니다. 생생한 현장기사(?) 넘 고맙습니다.
박목사님 전하신 말씀의 내용은 어느정도 예상했던 바인데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고 하셨다니 저도 떨리고 도전되고
또 두렵습니다.
생생하게 현장이 느껴지네요. 꼭 삶의 터가 회복되길 기도합니다.
주일날 참석 못 해서 아쉬웠는데 집사님의 생생한 글을 보니 함께한 느낌이네요. "끝까지 함께 하시겠다"는 박목사님의 글을 보니 아직은 기독교에 희망이 보이는 거 같습니다
수진님~~ 울 교회 현장리포터로 임명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