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제국이 지중해 해상권 장악하기 위해 그리스 3차례 공격
스파르타가 참전한 3차 전쟁의 ‘테르모필레 협곡 전투’가 영화의 배경
소통으로 페르시아 이끈 제왕을 괴기하게 묘사, 인종차별 비판 받기도
역사는 페르시아 제국을 세계 최초의 제국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페르시아의 영토는 동쪽으로는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서쪽으로는 이집트, 북쪽으로는 발칸반도에 이르렀으며 터키까지 지배했다. 페르시아는 그리스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공격했는데 크세르크세스 1세가 아버지 다리우스 1세에 이어 아테네·스파르타 등 그리스연합군을 상대로 벌인 페르시아 전쟁이 그것이다.
그리스 공격한 페르시아 제국
하지만 그리스는 페르시아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BC 480년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들이 테살리아 지방의 테르모필레 협곡에서 벌인 전투와 같은 시기 아테네가 살라미스에서 벌인 해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페르시아 제국은 지금의 터키 지역인 소아시아를 정복하고 지중해 해상권을 장악하기 위해 그리스를 공격했다. 기원전 492년의 1차 전쟁은 폭풍을 만나 전투도 해보지 못하고 철수했고, 2차 전쟁은 기원전 490년에 벌어졌는데 마라톤 평원에서 참패했다. 이것이 올림픽의 기원인 마라톤 전쟁이다(이때 스파르타는 참전하지 않았다. 3차 때 아테네의 간청으로 참전하게 된다). 당시 페르시아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항한 건 아테네였다.
3차 전쟁 때엔 크세르크세스 1세가 30만 대군(추정치)을 이끌고 그리스 반도를 침공했다. 1, 2차의 실패를 교훈 삼아 3차 원정에서는 육로와 해로로 동시에 쳐들어왔다. 그리스연합군은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정예군 300명을 포함, 연합군 7000명을 그리스 반도의 관문 테르모필레 협곡으로 보냈다.
그러나 페르시아는 지역 주민인 에피알테스를 포섭해 협곡을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알아낸 다음 레오니다스의 정예군 300명을 후방에서 공격해 전멸시켰다.
‘100만 vs 300’ 테르모필레 협곡 전투
영화 ‘300’은 3차 페르시아 전쟁 가운데 육지에서 벌어진 테르모필레 협곡 전투를 다루고 있다. 불가피한 약간의 영화적인 허구와 인종차별적인 표현, 그리고 지나친 남성성의 강조를 빼고는 거의 역사 그대로 재현했다. 레오니다스 왕이 이끄는 300명의 스파르타 정예군이 페르시아 100만 대군과 싸워 장렬하게 죽음을 맞는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영화는 소년 레오니다스가 협곡에서 창 하나로 맹수를 잡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 후 왕이 된 레오니다스는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가 전령을 보내 복종하라고 협박하자 “이것이 스파르타다!(This, Is, SPARTAA!)”를 외치며 전령을 발로 우물 속에 차넣고 전쟁을 선포한다.
레오니다스는 페르시아군을 막기 위해 300인 전사들과 테르모필레 협곡으로 향한다. 가는 도중 전쟁에 참여하고 싶다는 꼽추 에피알테스를 불구의 몸이라는 이유로 거절한다. 반면 페르시아는 부와 명예를 주겠다며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다.
마침내 레오니다스 왕은 테르모필레 협곡으로 페르시아 100만 대군을 유인해 맞선다. 300 대 100만 명. 누가 봐도 무모한 싸움에서 테르모필레 협곡을 이용하려는 작전이다. 이 협곡 전투는 전쟁에서 지형지물을 어떻게 활용해야 승리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산, 계곡, 언덕, 숲, 강 같은 땅의 생김새와 지상의 모든 물체를 잘 이용하면 수적인 열세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넓은 벌판과는 달리 좁은 협곡에선 병사들의 많고 적음에 크게 승패가 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전투에서 300명의 전사가 사흘간 잘 버틴 덕분에 그리스 함대는 무사히 퇴각할 수 있었다.
영화 속 크세르크세스의 묘사 왜곡돼
크세르크세스는 “나는 관대하다”란 말로 레오니다스 왕에게 항복할 것을 요구한다. 역사적으로 페르시아가 제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다리우스 1세와 크세르크세스 1세가 정복한 주민에게 관대했기 때문이다. 관용과 소통으로 제국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속 크세르크세스 묘사는 괴기스럽다. 서구의 시각에서 상당 부분 왜곡된 것으로, 인종차별적이란 비판을 듣는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검은 옷과 검은 가면을 쓴 괴물 병사로 묘사한 임모탈도 역사적으로는 페르시아의 최강 친위대였다.
하지만 스파르타군은 패한다. 꼽추 에피알테스가 페르시아군에게 후방으로 통하는 길을 알려준 것이다. 앞뒤로 페르시아군에게 포위된 300 전사들은 끝까지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다. 왕의 부관만이 살아남아 레오니다스 왕과 300 전사의 죽음을 왕비에게 전한다.
영화는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와 300명 전사들의 용맹함 하나에 집중한다. 스파르타 전사들의 조국애와 영예, 용기, 자유, 희생정신을 보여준다. 무용을 하는 듯한 창검 액션 장면과 작품 전체에 흐르는 비장미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출연 남자 배우들의 현란한 창검술과 완벽한 식스팩도 화제였다.
역사는 테르모필레 전투를 나라를 지키는 애국적 병사의 용기를 보여주는 전형으로 적고 있다. 이 전투는 지형의 이점을 살려 전투력 증강을 꾀한 사례로 꼽히며, 임전무퇴 호국정신의 상징으로 전해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