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18. 3. 18. 일요일.
어제 저녁 6시 반이 넘어서 서울로 들어왔다.
지난 3월 12일 월요일 오후에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충남 보령시 무창포나들목으로 빠져나와 바로 코앞에 있는 곱부래(花望마을)에 도착했다.
지난해 11월 21일에 서울 올라간 뒤로 3개월 20일 만에 대문을 열었다.
아내는 방안 청소하고, 나는 야외 지하수 모터를 가동해서 물을 뽑아올렸다. 장기간 비워둔 집에서 모터에 이상이 없어서 다행이다.
다음날인 3월 13일 화요일에는 웅천읍사무소에 들러서 주민등록부, 인감증명부 등을 발급받은 뒤 청라저수지 뒤편에 있는 청라면 소재지로 올라갔다. 바로 인근에 있는 충남개발공사 토지 보상사무소에 들러서 보상비를 신청했다.
일반산업단지 도로 확장공사로 지방도로 606 아래에 있는 논 60여 평이 수용되는데 시골 논값이야 싸구려이니 보상받은들 용돈이나 하면 딱 알맞겠다. 액수가 적었기에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가 도장 찍은 일에 게으름을 피다가 마지못해서 이번에 내려왔다.
대전에서 산다는 나이 많은 직원과 함께 인근에 있는 음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14일 수요일에는 서낭댕이 앞산 선산에 들러서 2016 ~17년에 파묘 개장한 10여 선대의 무덤을 둘러보았다.
뱀 물려 죽은 지도 벌써 49년 전인 쌍둥이 동생인 인환이 무덤은 바라만 보았다. 형인 내가 동생 무덤에 절하기는 뭐했다.
2016 ~17년 일반산업단지가 들어서기에 선산에서 집단 무덤을 파묘하여 이장한 무덤들의 잔디(떼)는 그다지 번지지 못했다. 잎은 누렇게 말라죽었지만 뿌리는 살아 있기에 다시 움이 터서 번질 게다.
아버지와 어머니 무덤의 경사진 두둑에 지난해에 포기 나누기를 하여 심었던 수선화가 촉을 제법 많이 내밀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시골집 바깥마당과 텃밭 속에 있는 수선화를 잔뜩 캐다가 무덤가에 추가로 심어야겠다.
큰당숙 내외, 사촌 동생, 우리 내외와 함께 대천 시내에서 만나 저녁밥을 먹었다.
목요일 점심 때에는 보령시 미산면 보령호에 붙은 고향 후배*울시 공무원 퇴직자)테 들러서 점심밥을 먹었다.
보령호를 내려다보는 양각산 아래에 있는 전원주택 뒤편 숲 안에는 석불 등 석재 공예품이 잔뜩 쌓여져 있었다. 산업단지 토지수용으로 의성 김씨 묘 197기를 파묘 이장하여 이곳에 안치했단다. 엄청나게 많은 분묘 지이다.
나중에 사설 납골당과 석불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란다.
금요일 저녁 무렵에는 2013년 지방 농업기술센터 농업대학 학우였던 나씨(전남 나주 출신) 만났다. 이들 내외는 독산해수용장 근처에서 산다. 몇 해 전, 서울 육군사관학교 직원 5명이 퇴직하여 독산리에 집단 이주했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데도... 바닷가라서 그랬을까?
웅천읍 무창포해수욕장 어시장 2층 집에서 저녁밥을 먹으면서 유리창에 비치는 해넘이를 바라보았다.
바닷물 뒤편으로 저녁해가 붉게 물들었다가 지고.
3월 17일(토) ~ 4월 8일(일요일)는 무창포 주꾸미 축제기간이다.
축제 행사를 준비하는 시설물과 포장이 줄비하게 들어찼다.
봄바다 생선인 주꾸미.
이번 토요일에 잠깐 들러서 행사 개최를 구경했으면 싶은데도 아내는 토요일 오후에 서울 상경하자고 서둘렀기에 나는 고향냄새를 아쉽게도 접었다. 갯바람 냄새, 생선 비린내, 풀 냄새, 바람 냄새 등을 모르는 체해야 했다.
5박6일 동안에 무척이나 바쁘게 돌아다녔고, 시간이 나는 대로 텃밭도 눈곱만큼만 가꿨다.
백매(흰매화꽃나무), 풀명자나무, 명자나무, 사철나무, 두릅나무 등 어린 뿌리 위주로 묘목을 만들었고, 텃밭 속에 든 중간 크기의 배롱나무(목백일홍) 세 그루를 이식했다. 너무나 무겁고 힘이 들어서 겨우 이식했다. 무거운 나무를 옮기려다가 중심을 못잡고, 비 내린 땅바닥에 나동그라지기도 했다.
추적거리는 봄비에 우비를 입고...
무화과 뿌리도 캐서 묘목 열댓 그루 만든 뒤에 사촌동생한테 나눠주었다.
사촌동생은 꾸지뽕 묘목 네 개를 나한테 나눠주었다.
꾸지뽕나무가 있는데도 그냥 받아서 가식한 뒤에 서울로 올라왔다. 나중에 정식할 예정이다.
꾸지뽕 잎사귀, 줄기, 열매, 뿌리는 약재로 활용한다고 하지만 억센 가지가 많아서 겁이 난다.
뚱딴지라는 돼지감자도 조금 캤다.
십 년쯤 재배한 탓일까. 이제는 돼지감자 두둑을 줄여야 할 만큼 너무나도 많이 번졌다.
알이 굵은 것은 물에 씻어서 아내한테 넘겨주었고, 잔챙이는 땅속에 임시로 묻었다.
나중에 밭 빈 공간에 심을 예정. 아직도 캐지 않은 돼지감자는 숱하게 많다. 해마다 조금만 캘 뿐...
2014년 2월 초부터 내가 대상포진을 앓은 바람에 갑자기 서울 올라왔고, 함께 살던 어머니도 서울로 모셨다.
아흔여섯 살의 치매기 진행 중인 어머니는 서울아산병원 응급실, 중환자실을 거쳐서 지방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오래 투병생활을 했다. 아들이 혼자인 나는 텃밭농사를 방치하고 간병에 매달여야 했다. 농사를 포기한 결과로 잡초가 무척이나 번졌으며 키가 작거나 나약한 화초들은 거의 다 사라졌다.
텃밭 세 자리에는 매실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모과나무, 석류나무, 밤나무 등 과실나무가 가득 찼으며 이들 이외에도 산뽕나무, 찔레나무 등 잡목도 자꾸만 들어섰다.
윗밭 상단에는 톱으로 자르고 베어내야 할 아카시나무, 왕대나무 등도 잔뜩이다.
배롱나무, 헛개나무, 탱자나무, 사철나무, 연산홍, 회양목, 왕보리수나무, 회화나무, 조팝나무, 삼색버들, 은행나무, 파라킨샤, 회잎나무, 쥐똥나무, 유카, 산수유, 장미, 고광나무, 수수꽃다리, 미스킴라일락, 라일락, 해당화, 홍매화, 산수국, 병꽃나무, 불두화(배당나무), 물앵두나무, 부용들의 묘목들이 나날이 크기에 이식해야 할 나무들은 줄줄이 이어진다. 이식 시기를 놓친 지는 오래 되었고...
소태나무, 싸리나무, 고염나무, 산뽕나무 등 잡목을 캐내야 하는데...
시골생활 부정응자로 지칭하는 아내는 파릇파릇한 쪽파를 조금 뽑아냈고, 나는 쪽파를 뽑아낸 두둑을 쇠스랑으로 살살 긁어서 흙을 뒤엎었다.
흙을 뒤엎으면 잡초 발생율을 줄일 수 있기에.
부추 고랑에 나온 망초, 개망초, 큰개불알풀 등 잡초를 조금 뽑아냈다.
식방풍 잎이 제법 푸릇푸릇했다. 추운 겨울을 이겨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지난 겨울철에는 날씨가 무척이나 추었다고 한다. 상록수인 치자나무 잎이 누렇게 죽었다. 그래도 줄기와 뿌리는 살아 있겠지. 날씨가 풀리는 대로 또 새 잎을 낼 게다.
복수초, 영춘화, 산수유도 노랗게 꽃을 피웠으며 꽃잎들은 바람에 흔들거렸다.
산마늘 잎사귀가 싱싱하게 돋고 있었다. 포기 나눠서 증식해야 되는데...
전남 광양시에 사는 넷째처남의 댁이 내 아내의 생일을 기억하고는 쑥떡, 생선(박대), 쑥, 봄나물(쑥) 등을 택배보냈다면서 아내는 택배를 받아야 한다며 서울행을 재촉했다. 아내의 생일도 곧 되기에...
어제 3월 17일. 아내가 모는 자동차에 합석한 나는 등신처럼 서울 왔다.
시골에서는 바쁜 봄철기에 온통 일거리가 가득찼기에 정신없이 일해야 했다.
서울에 들어오자마자 금세 지친다. 서울 생활이, 일거리가 없어서 무료하기에...
서울 아파트에 들어서니 베란다 화분 속의 '알로에 베라'가 꽃을 피웠으나 긴 종자루같은 꽃은 모양새와 빛깔이 별로이다.
군자란 꽃이 붉게 피었다.
오늘은 3월 18일 일요일.
아내 생일은 내일(3월 19일)인데도 하루를 앞당겨서 66살의 생일을 치뤘다.
자식 넷, 사위, 며느리, 손녀, 손자도 참가했고. 손녀 손자가 입김으로 케이크의 촛불을 껐다.
2018. 3, 18. 일요일.
키 작은 꽃나무들의 이름을 잔뜩 더 적어야 하는데도
눈으로 보지 않고 쓰려니 식물 이름이 생각이 안 떠오른다.
오랫동안 시골집을 비워 둔 탓이기도 하고...
첫댓글 해너미- 해넘이
나동글라지기도- 나동그라지기도
사모님의 66세 생신, 축하 드립니다.
두 분 항상 건강하시길..............
해넘이
나동그라지기도
제가 틀렸군요. 덕분에 얼른 고쳤습니다.
저는 제 잘못과 실수를 지적해 주는 분이 정말로 고맙습니다.
제가 깨닫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해 주기에 저는 덕분에 잘못을 고치며, 공부하니까요.
빙그레 웃었습니다.
하도 고마워서요.
이 글 사진은 초안 작성 중이지요.
카페 임원진 한 분이 제 글에 '/작성 중'이라는 문구를 넣지 말라고 두어 차례 지적한 바람에
주눅이 들어서... /작성 중이라는 문구를 뺐지요.
이 글 사실은 초안이지요. 더 보태고. 다듬어야 하지요.
박 선생님. 정말로 고맙습니다.
'해넘이'.
서해안 보령시 무창포해수욕장 수평선 뒤로 사라지는 해넘이...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시골에 가셔서 봄을 느끼고 오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
아쉽네요. 더 오래 머물러야 하는데도 아내는 자꾸만 서울로 올라가자고 재촉하고...
시골에서는 텃밭 일이 잔뜩 밀렸는데도 또 올해에도 농사를 포기해야 되는지... 텃밭 세 자리 과일나무는 제멋대로 웃자랐고. 전정할 시기는 놓치고... 작은 화초들은 풀속에서 녹아서 사라졌대요.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