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 1년…"눈 떠보니 후진국, 검사들 나라"
[시민언론민들레 |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2023.03.09 19:00
민주 "국민 분열, 역사 퇴행…대한민국 위기에"
정의당 "김기현 대표,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해야"
기본소득당 "윤, 당선 후 1년 동안 사당화 결실"
김동연 지사 "민생 회복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3.3.8.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1주년을 맞고 집권여당은 새 지도부를 선출한 데 대해 야권은 9일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1년이 지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정신을 위배하고, 의회를 묵살하며, 야당을 탄압하고 민생을 도탄에 빠뜨렸다"면서 "눈 떠보니 선진국이었던 대한민국은 고작 1년 만에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되었다"고 혹평했다. 윤 대통령이 1년 전 당선인 시절 "헌법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겠다. 국민 통합이 최우선이다"라고 했던 발언에 빗댄 것이다.
김 의장은 "민주공화국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 '검사들의 나라'가 세워졌다. 군사독재 시절 사회 곳곳을 군인들로 채웠던 것보다 더 심하다"면서 "검사들의 나라에서 민생과 경제는 안중에 없다"고 했다. 이어 "세계 경제는 기후위기 대응과 자국 내 녹색 일자리 챙기기로 급변하고 있는데, 무역수지는 1년째 적자를 기록하면서 세계적인 흐름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며 "또한 민생은 고금리, 고물가로 파탄지경인데 윤석열 정부는 오직 초부자 감세와 노조 때리기로 일관하고 있다. 참 무능하고 무대책인 정부"라고 개탄했다.
또 "검사들의 나라에 국익 중심 실용외교는 사라졌고, 오직 굴종외교만 남았다. 삼일절을 친일절로 만들다 못해 대법원의 판결마저 뒤집고, 일제 전범기업이 지급할 배상금을 한국이 대신 지급하는 결정은 외교 참사의 백미"라면서 "검사들의 나라에는 오직 무검유죄, 유검무죄만 남았다. 김건희 여사 관련 아크로비스타 뇌물성 전세권 설정 사건과 코바나컨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 사건은 압수수색 한번 없이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고 분야별로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폭주를 조목조목 짚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대표에 대해서는 "우여곡절 끝에 당대표가 되신 만큼 국민의 힘이 용산 출장소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주길 꼭 바란다"며 "아울러 후보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 사건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서도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진실 그대로 밝히기 바란다. 집권 여당 당대표가 부동산 투기꾼 의혹 꼬리표를 떼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는 점 상기하기 바란다"고 뼈있는 당부를 전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 분열, 역사 퇴행의 1년은 4년 같았다"면서 "국민은 분열되고 경제와 민생 위기는 커져만 가고 국민이 쌓아 올린 역사의 성과들은 퇴행하는 지난 1년을 바라보며 남은 4년도 큰 기대를 걸 수 없다는 체념만 쌓여 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잦은 말실수와 이로 인한 외교 참사 △검찰동우회의 전리품이 된 정부 주요 요직 △대일 저자세와, 퍼주기만 하고 돌려받는 것 없는 무능한 외교 △159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뻔뻔함과 무책임 △전 정권을 용공으로 몰고 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검찰 정권 본색 △당 공천권을 장악하기 위한 노골적이고 볼썽사나운 작태들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는커녕 위기로 몰아가는 근시안적 정책 집행 △전기차,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비전이나 대안이 없는 무능한 경제 정책 등을 사례로 꼽았다.
박 대변인은 "무엇보다 제대로 하는 것 없으면서 국민 통합은커녕 국민 분열을 부추기는 대통령의 통치 행위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권력을 잡고 벌인 잘못한 행태는 헤아릴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외교, 경제, 안보, 민생 등 모든 영역에서 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규정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김기현 대표의 당선은 국민의힘 당내 민주주의의 사망 선고"라며 "국민의힘의 정당민주주의는 완전히 사망했다. 국민의힘에서 이제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또 "이제 여당을 장악한 제왕적 대통령만이 남아 대리 대표를 허수아비로 세운 채 군림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를 거수기로 세운 채 여당을 좌지우지하며 검찰 기득권당·친일 매국당으로 만들려는 대통령의 폭정을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대표 등 새 지도부가 8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예찬 신임 청년최고위원, 조수진, 김병민 신임 최고위원, 김기현 신임 당대표, 김재원, 태영호 신임 최고위원. 2023.3.8 [공동취재] 연합뉴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갖고 김기현 대표 선출에 대해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고, 실정에 쓴 말도 하는 집권여당 대표가 필요함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아울러 집권여당 대표로 당선된 만큼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땅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국민 앞에 책임있는 규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관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지난 1년 동안 여당을 사당화해 온 결실 그 자체"라며 "여당 지도부는 민주당을 '이재명의 사당'이라고 맹비난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당화에는 침묵했다. 국민의 머릿속엔 '내로남불' 네 글자만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윤 대통령 당선 1년을 맞아 대국민 메시지 성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경제부총리 출신이자 수도권 유일의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이기도 한 김 지사는 '민생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맙시다'는 제목의 호소문과 기자회견 질의응답을 통해 "정부가 말로는 민간주도 경제를 표방하지만 경제, 산업, 기업활동에 대한 간섭이 늘어나고 있고 사회안전망과 복지에 대한 정부 역할은 크게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권위적으로, 공권력을 통해 압력을 넣는 것은 시장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시장경제를 표방하는데 시장경제에 대한 개념을 대통령이나 정부가 정확히 아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