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4월 1일 만우절.
이 날은 친구, 지인과 장난 삼아 거짓말로 한 바탕 웃고 넘어가는 날.
그 당시에는 웃을 일이 별로 없어 그 날을 손 꼽아 기다리는 꾼들이
활개를 첬다. 개중엔 이걸 참말로 곧이 듣고 씁쓸해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당시 대구 KBS 방송국 유명한 아나운서가, 아침 뉴스 시간에 장난끼가
동하여 " 대구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기쁜 소식 하나 전해 드립
니다. 이 방송을 들으시고 방송국에 오시면 선착순으로 10명에게 휴대용
트란지스터 라디오 한 대씩 공짜로 드립니다."
이 방송을 들은 인근 시민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방송국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뒤늦게 심각성을 깨달은 방송국은 수습 방법이 없어 진땀을 흘렸다.
방송국에서는 몰려든 시민들에게 오늘은 "만우절"이라고 거듭거듭 사과 하고
가까스로 사태를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이 사건을 그냥 넘어 갈 수 없어 담당
아나운서는 자신의 경솔한 행동에 책임을 지고 사퇴 했다. 도가 지나쳤지요.
그 뒤 소식에 따르면 그 아나운서는 기독교 방송국에 새 일 자리를 얻어다고
합니다.당시 제가 고2학년 때니까 그 분은 지금 고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
합니다. 그 분의 성함을 알고는 있는데 여기에 밝히지 않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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