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얼마 전에 T.J MAXX에 갔다가 빨간색 운동화가
눈에 띄어 신어 보았더니 내발에 딱 맞았다.
신발장에 쭉 줄지어 있는 신지 않는신발들이
생각나 있던 자리에 그것을 다시 올려 놓았다.
매장을 한 바퀴 돌면서 생각해 보았다.
사면 후회할까? 안사면 아쉬움이 남을까?
어럿을적에 신었던 신발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검은색 또는 꽃무늬 고무신을 신었었는지
어떤 신발을 주로 신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렴풋하게 생각나는것은 여학교 때의
실내화 비슷한 모양의 검은색 운동화였던것
같기도 하다 .
그런데 빨간색 운동화는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마 열 살쯤 되었을때 였을까 ?
엄마가 읍내 장에 가서 빨간색 운동화를 사 오셨다.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
노래처럼 그렇게 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운동화는 내 발과 함께 하기 보담은
마루 한켠에 곱게 모셔 져 있었다 .
버릇없는 닭들이 마루까지 올라와 그 운동화에
자취를 남기고 간 날은 내가 닭을 쫓는
날이 되기도 했다.
비 오는 날은 신발에 흙이 묻을까 안 신고
맘 내키는 좋은 날만 신었다.
나일론천의 빨간색은 바람과 햇빛에 바래서
진한 뻘간색을 잃어갔다.
그러다 신발이 닳기 전에 작아져서 못 신게 되었다.
너무 좋아서 그랬는지 아까워서 그랬는지
그때의 마음을 모르겠다.
어린 시절 나는 아주 좋아하는 것은 상표를
그대로 두고 보는 것으로 만족해 했다 .
누가 상표를 떼면 난리가 났다.
그게 얼마나 부끄럽고 어리석은 일인가를
잘 알게 된 지금도 그 버릇이 조금은 남아있다.
그래서 딸들한테 어렸을 적부터 가르쳤다.
맛있는 것은 먼저 먹고
좋은 것은 아끼지 않고 쓰는 게
현명하게 사는 길이라고 주입 교육을 시켰는데
그 가르침이 효과가 있는 것 같긴 하다.
빤간색 운동화는 내것이 되었다 .
그것을 사고 나서 후회를 하지 않을게
분명하다고 나를 세뇌시켰다 .
그때 실컷 못 신은 빨간색 운동화에
미련이 남아 있었나 보다.
함께 붙어온 회사 상표와 가격표는 떼고
속에 사이즈 스티커는 그냥 놔두었다.
그 운동화를 신고 어딜 가서 벗을 일은 거의 없어
그것은 나만 알고 있을 수 있다 .
어제 내 친구 경숙이를 만나러 갈 때
발목까지 오늘 길이의 청바지를 입고
그 운동화를 신었다.
신발을 새로 샀냐고 물으며 예쁘다고 했다.
그 친구는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 빨간색인 것을
알고 있기에 빨간색이 잘 어울린다는 말도 한다.
나는 그 친구에게 어렸을 적에 엄마가 나에게
빨간색 옷을 많이 사주어서 내 별명이
"고추잠자리" 였다는 이야기도 해줬었다.
그런데 그 신발을 자주 신을 기회가 없다.
운동할 때는 거기에 맞는 신발을 신어야 하고
성당 갈 때는 조금은 점잖은 옷과 어울리는
구두를 신어야 한다.
나는 이제 발이 커져서 신발이 작아질리야 없지만
그냥 놔두다 보면 그 운동화가 있는지 조차
잊어버리는 흐릿한 정신이 되었다.
그리고 바라만 봐도 좋아하는 조금은
이상했던 성격도 많이 변했다.
그 운동화를 신고 한국의 가을을 걷고 싶다.
지금쯤 코스모스가 피었을 내 고향 마을 어귀의 길,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과 경부선 기찻길 사이에 있는
작은 평야의 논둑길 ,
부모님이 잠들어 계신 곳으로 오르는
가파르지 않은 그곳 산길.
지난봄 한국 방문 때 머물렀던 숙소 근처 의
남산 한옥 마을과 남산 산책 길.
이 가을날
어딘들 어울리지 않을까?
내 빨간색 운동화는....
첫댓글 아이고!~~찌찌뽕.
ㅋㅋㅋ
빨간 신발의
글을 읽다가 보니...
어찌 그리 닮은 꼴
공감대가
있을까요?? ㅎㅎㅎ
저도골프 시작하며
세일하는 신발 색색
색갈 맞추려고 사서
빨간 운동화!
이뿐데
색갈도 안맞고
골프화도 아니라
미끄럽고...ㅠㅎㅎ
텍은 왜그리 안버리는지??
서랍 에 모으고~~
아버님 집문서 2.
동업자에
도장 찍어줘.
저당잡혀 보증서.
날라가서 미워하며
살았는데 ㅠㅠ
나도 어버님 닮아서
종이도 아끼며
뭘 못버리고 산다는...
심리가 뭔지???
맘약한 그 무엇.미련.
그것이 알고싶다...흑흑
여기서 니가 왜나와~ㅎ
이미 리환 할것도
아닌데
버리고도 또 모은다
ㅠㅠ
사람은 누구나
내면의 슬품 과
컴프렉스
가시가 있다....
이제는 뭐든
미련갖지말고
슬며시 버리려구요...
저 운동화가 무척 욕심이 나는군요
색도 예쁘고요 .
저는 이제 나이를 먹는지 그냥 신는 신만
신게 되더라고요 .
근데 안 신는 신발 못버리는게 참....
아버님 맘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
예전에 저도 부도난 수표 한참 갖고 있었어요 흑흑~~
흐흐흐 ~
예쁜 여자는 뭘해도 이쁘기만 합디다
천사가 울고 갈
마음씨 아름다운 아녜스님.
빨간 운동화 신고
가을 꽃길 잔딧길 고궁길 .
다니고 싶은 곳 어디든 폴폴 나르소 ~~
" 우리 아녜스 나가신다 .
길을 비켜라 🎶🎶"
ㅎㅎㅎ
요즘 재미있게 지내시는것 같아
좋습니다 .
올려주시는 글과 음악이 역시 ~
오분전님이십니다 .
과찬에 어깨가 으쓱 으쓱 해 지네요.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랄께요.
아녜스님이 오랜만에 나타나신거 같아요
그동안 바쁘셨는지?
자주 들어오시면 좋겠어요
운동화에 대한 추억 ?
국민학교때에 나는 운동화도 잘 사주지 않았어요
그냥 고무신 이었어요
중학교 들어가니까 의무적으로 운동화를 신어야 되니까 그때부터는 잘 사줍디다
나의 어머니는 왜 그렇게 짠순이 이었는지?
중고등학교 다닐 당시 운동화 중에서도 선수용 농구화를 제일 좋아했어요
가격은 비교적 비쌌지만 질이 좋았지요
그당시 농구화는 나의 재산목록 제 1호 이었습니다 우하하하하하
요새는 신발장에도 각종 신발이 가득합니다
대한민국이 부자가 되어서 이겠지요?
선수용 농구화를 신고 기분 좋아하던 그때가 그리워집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조금 바쁜일이 있었습니다 .
잊지 않고 기억 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
그 시절은 고무신이 통상적인 신발이었으니까
그랬을까요?
중, 고등학교 시절 농구화를 신으셨으면
꽤 멋을 부리셨나 봅니다 ..ㅎㅎ
지난 시절은 다 그립지요
저도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ㅏ .
아녜스님
어찌 내 마음과 비슷한 습관으로 보이는지
저도 빨간색 운동화 사놓고 가끔 신고 있고
상표는 떼서,서랍에 모두 모아놓고
웃음이 나오네요.
아녜스님 글에서
내 어릴때 추억속으로 갔다가 온듯 합니다.
10월은 묵주기도성월입니다.
지난주에는 성지순례하고
명동성당 피정도 가느라고
분주했어요.
참!
아들 혼례식도 치렀구요.
아들과 며느리는 유럽 여행중에
성당가서 기도하고 사진보내오고
가을은 신앙적 삶이 더 진한 성숙된
시간이기를 기도합니다.
아들 혼례식때,제 모습이에요.
전통혼례여서 큰 잔치마당에
성대하게 치러서 기뻐요.
윤정님, 아들 장가 보내는데
시어머니 인물이 넘 훤하셔요.
멋진 날에,
멋진 시어머니 된 기분을
소식 전해주시고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으시는게
어떻습니까?
@콩꽃 네, 콩꽃님 고맙습니다.
넉넉하고 여유로운 가을
모두들 몸과 마음 행복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조윤정 정정하시고 참 고우십니다.^^
늦었지만 아드님 결혼식을 축하 드립니다 .
사진으로 뵈니 반갑고 또 고맙습니다 .
이 아름다운 계절
조윤정님 댁에 늘 평화가 함께 하길 빕니다 .
지금 여기는 푸르렀던 잎들이
붉게 물드는 계절,
화려 강산에 접어듭니다.
글 마무리에,
빨간 운동화 신고서
아녜스님이 가고 싶은 곳으로
수필방 여러분과
남산 한옥마을과 남산 산책 길을
함께 걷고 싶네요.
지금 한국은 운동화가 유행 대세입니다.
여성들도 스커트나 원피스 차림에도
운동화를 신는 게 패션이랍니다.ㅎ
나이들면, 신발이 편해야 어디든
즐겁게 다닐 수 있는데,
그 패션이란게,
실버들에게 참 잘된 것 아니겠습니까.
고운 가을날,
아녜스님 좋은 날 되세요.
어젯밤에 콩꽃님께 답글을 한것 같은데
지금 보니 없네요 ㅎㅎㅎ
가을바람에 타고 날라갔나봐요.
제가 어젯밤에 너무 졸려서 아마< 등록>을
누르지 않은것 같습니다 .
운동화를 신기 시작하니 이제 구두 신는것이
많이 불편해요 .
어디선가 보니 오늘 콩꽃님 나들이 가신다
하신것 같던데 잘 다녀 오세요 .
빨강구두 아가씨?
빨강 운동화 할머니
잘 어울리시겠습니다.
빨강 운동화 신은 할머니를
뒤에서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습니다 .
열심히 신고 다녀보려 합니다 .
가을에 핀 색색의 코스모스
노란색 논들의 황금벌판
파란 하늘
약간은 따가운 가을 햇볕
고향의 풍경
바람에 실린 벼 읶는 고향의 냄새
유년으로 가는 기차가 있다면...
흰고무신 그리고 검정고무신
중학교부터 운동화
그래도 집에서는 검정고무신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돌비님께서 그려주신 고향마을 풍경화를
떠 올려 봅니다 .
목가적인인 풍경이 너무 포근한 느낌이그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
빨간색 운동화를 신은 어린 여자 하나가
폴짝 펄짝 뒤어다니며 웃고 있네요.
하늘은 높고 창명합니다 .
이 가을엔 빨간 운동화가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예쁘기도 하고 눈에 잘 띄는 색깔이라 남의 이목도 끌 수 있어서 괜찮겠다는 생각입니다.
갖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부터 쓰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옷이든 신발이든 갖고 있는 무엇이든
그것부터 쓰지 않으면 결국 못쓰게 된다는 건데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 많은 옷, 그 많은 신발, 그 많은 재산을 두고 떠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요. 결국은 버리게 되는 것을요.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졸라 산 운동화는 늘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들었지요. 새삼 그 추억이 떠오롭니다.
남의 이목을 끌수 있는게 없으니 운동화라도
남의 눈에 띄는 빨간색으로 신는게 좋겠지요 ?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차를 운전하고 다니니
신발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
옷도 그렇구요.
생활이 그렇다보니 소박하게 살게 되네요 .
화암님의 추억도 저랑 비슷하게 있나 봅니다 .
올려주시는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 .
평안한 가을날 되세요 화암님
아녜스님..이 아름다운 가을 날에
어디든 신고 가셔도 빨간색 운동화가
잘 어울리실 것 같습니다.
퇴근 후 운동하려고 동호인들을 기다리는 중 빨간색 운동화 끈을 단단히 동여맵니다.
나이 들면서 빨간색을 선호하게 되어
운동복 운동화 무조건 빨간색 일색입니다.
건강 유의하십시오~~~
돌시네야님의 이쁜 발에 신겨진 저 신발은
무슨 운동에 신는 신발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
마루 위에서 하는 운동이니 ....
돌시네아님의 신발도 탐이 나네요 ㅎㅎ
주말 잘 보내세요 ,
@아녜스 제가 하는 운동은 배드민턴입니다.
20대부터 흰색 운동화만 신던 테니스를 하다
40대에 배드민턴으로 옮겨 현재까지 하고 있습니다.
운동화는 요넥스입니다.
음~~
혹여 한국을 방문하셔 고향길을 걸으시게 된다면 말씀하여 주시길요.
탐하신 요넥스 빨간색 운동화 한 켤레 드리겠습니다. (진심)
먼 나라에서 항상 건강 유의하시길요~~
국민학교 1학년, 가세가 기울면서 어머니가 작은누나가 입던 빨강 골덴바지를 줄여서 저를 입혔는데 ㅎㅎ 그 바지 입고 학교 가는 것이 왜 그리 창피했던지... 골덴이 질겨서 잘 닳거나 찢어지지도 않고.
이젠 빨간 바지든 빨간 운동화든 부끄럽지 않고 편하게 잘 입고 잘 신을 수 있는데...
덕분에 추억에 빠집니다.
그렇죠 ~ 골덴바지도 있었어요 .
그래서 가끔 골덴 원단을 만나면 반가웠구나 ....
그건 잊고 있었답니다 .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남자들이 빨강색 옷은
아주 멋쟁이 아니면 안 입지요 .
마음자리님은 멋쟁이 셨던것으로 ..ㅎㅎㅎ
남 갶리는 아직도 한낮은 덥고
아침 저녁은 시원하답니다 .
그래도 여기저기서 가을이 느껴지네요 .
늘 안전하신 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
빨간 운동화 신고 한국의 가을길 걸으려 오세요
그래야 될것 같습니다 .
이 가을에도 푸른비님은 알찬 날들을
보내실것 같네요 .
저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 합니다 .
그러게요 빨간 운동화가 어딘들 어울리는 않는 곳이
없겠지만, 왠지 어린시절 빨간 운동화가 더 그리운건
가을이 주는 애뜻한 정감 때문인것 같아요.
빨간 운동화를 신고 고국을 방문하는 예쁜 아녜스님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