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폐교 넘치는데…하남·김포 등 신도시는 ‘과밀 학급’ 몸살
김서경 땅집고 기자
조선일보 2024.02.10. 07:09
[땅집고] 수도권 신도시가 블랙홀처럼 젊은 층을 빨아들이는 가운데, 일부 지역은 학교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동탄신도시를 비롯해 김포 한강신도시와 하남 미사, 남양주 다산 등 택지 개발로 인구가 급증한 지역에선 ‘과밀 학급’ 인한 불편함이 상당하다.
■ “좁아 죽겠네!” 경기도 중학교 5개 중 3개 학교는 ‘과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023년 3월 기준 경기도 내 중학교의 경우 1만2994개 학급 중 무려 전체의 65.7%에 달하는 8531개 학급이 과밀학급이다. 고등학교는 31.5%(1만3474학급 중 4249학급), 초등학교는 11.0%(3만658학급 중 3373학급)가 과밀이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 학급 당 평균 인원은 27.3명으로, 인천(25.8명), 부산(24.6명), 광주(23.09명), 서울(23.8명), 경북(21.2명) 등 타 지역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서울에선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도 학생 부족으로 문을 닫을 처지다. 1920년 개교한 종로구 덕성여중은 전교생이 150명에 불과하다. 서울에선 이런 ‘소규모 학교’(초교 240명 이하, 중고교 300명 이하)가 2018년 65곳에서 2022년 119곳으로 급증했다.
■ 하남·김포 중학교, 과밀 아닌 곳이 없네...전교생 2000명도 거뜬!
서울 통근자를 대거 흡수한 경기도 하남시에선 중학교 과밀 현상이 극심하다. 신도시 중 도심으로 출근이 그나마 쉽고, 자녀를 키우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 젊은 층이 대거 몰렸던 지역이다.
미사신도시 내 4개 중학교는 모두 과밀이다. 윤슬중(30.7명), 미사강변중(30.5명), 미사중(30.4명), 은가람중(28.5명) 순으로 학생들이 빽빽히 앉아 수업을 듣는다. 감일지구의 감일백제중(29명) 감일중(28.1명)도 기준치(28명)를 상회한다. 하남시에는 앞으로 교산신도시 개발도 예정돼 있어, 이러한 과밀 학급 문제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포 한강신도시 중학교는 그야말로 미어터지기 직전이다. 고창중(33.8명)을 비롯해 하늘빛중·운양중(33.3명) 장기중(33명), 푸른솔중(32.5명), 나래중(31명), 은여울중(30명) 인원수는 모두 기준치를 훌쩍 넘는다. 고창중의 경우 교사당 인원이 19.5명으로, 경기도 평균(12.6명)보다 54% 많다.
초등학교도 ‘과포화’다. 김포 청수초, 은여울초는 전교생이 2000명에 육박한다. 청수초는 내년 3월 약 300 거리에 모담초, 중이 문을 열면 과밀 현상이 해소될 수 있으나, 다른 학교들은 여전히 과밀에 시달려야 한다.
남양주 다산신도시(지금지구) 다산한강초 전교생 수는 무려 2110명이다. 학급평균 인원도 27.4명으로 ‘과밀’ 기준치에 가깝다. 이 지역 유일한 중학교인 다산한강중의 학급평균 인원은 28.9명으로 이미 과밀이다. 지금지구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1개씩 있어, 모든 학생이 이들 학교로 배정받는다.
■ 과밀 문제 심각한데, 폐교도 증가세...해결 방법 있을까?
교육업계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매년 기본계획에 ‘과밀학급·과대학교 해소’를 포함하고 있다. 2023년 10월에는 4078억원을 투입해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과밀 문제는 예산 투입만으로 해결이 어렵다. 경기도 학령인구는 타 지역 대비 감소 폭이 적으나, 지속해서 줄고 있다. 신설 학교 역시 몇 년 후엔 학생 수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실제로 경기도 내 폐교 수는 증가세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도 내 폐교 수는 2019년 86개교에서 2023년 93개교로 증가했다. 양평(13개), 연천(11개), 가평(10개) 순이다.
교육청은 최대한 과밀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유휴부지를 우선 활용하고, 운동장에 모듈 교실을 설치하거나 증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최후의 경우엔 학교 신설을 해서라도 과밀을 해결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