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부추기는 정부, 구매는 외면 판로 막막
환경산업은 입찰조건,최저가로 국제경쟁 상실
품질과 혁신기술보다는 인간관계로 시장형성
창업기업의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시행 중인 ‘창업기업제품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가 정작 공공기관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정민의원(경기 고양병)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창업기업제품 구매목표비율’을 달성하지 못한 공공기관은 849곳 중 무려 753곳(88.7%)에 달했다.
동 제도는 판로개척이 어려운 창업기업이 공공기관 납품실적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으로, 2020년 4월 도입되어 2021년 1월 본격 시행됐다. 공공기관은 한해 구매총액의 최소 8% 이상을 창업기업제품 구매목표로 설정하고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도 지난해 공공기관 849곳의 물품·용역·공사 총 구매액 154조 원 중 창업기업제품 구매액은 2조 7천억 원으로 1.8%에 불과했다. 심지어 지난해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은행 등 65곳은 창업기업제품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창업정책을 총괄하는 중기부는 물론 그 산하기관 마저 창업기업제품 구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중기부의 경우 동 제도의 주무부처로서 당초 구매목표 비율을 12.3%로 설정했으나, 실제 구매율은 8.4%로 저조했다. 중기부 산하기관인 한국벤처투자(구매율 0.2%), 중소기업유통센터(1%), 신용보증재단중앙회(1.8%), 중소기업연구원(5.8%), 기술보증기금(6.7%) 역시 초라한 실적을 보였다.
공공기관의 창업기업제품 우선구매율이 저조한 원인은 “공공기관이 동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뿐더러 공공구매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은 창업기업확인서 발급을 선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홍의원은 지적한바 있다.
이같은 구매 저조현상은 상하수도등 환경제품등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환경제품은 일반제품과 달리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시류의 흐름이 강하고 시장도 민수시장보다는 정부나 지자체등 공공기관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제품에 대한 구매력에서도 신기술이나 혁신제품의 경우는 진입장벽이 매우 두터워 그 벽을 허물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자체등 공공기관들은 제품에 대한 변별력이 매우 낮고 전문성도 결여되어 대부분 제품보다는 인간관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설사 전문성 높은 공무원이나 담당자가 품질 우수한 혁신제품을 선택하려 해도 동일한 기술을 지닌 기업이 2개 이상 되어야 입찰할 수 있다는 규정에 묶여 궂이 혁신제품을 개발할 의욕마저 증발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혁신제품을 구매시 경쟁상대가 민원을 제기하면 불신의 덫에 걸려 모진 누명을 쓰고 감사에 지적되어 진급등 일신상의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집행되고 있다.
이에 한 술 더 떠 혁신제품은 인증관문의 벽이 두텁고 기존의 동일제품보다 가격면에서 저렴하거나 동등해야 한다는 사회적 굴례에 묶여 혁신기술을 개발한 기업들이 오히려 시장에서 퇴보하는 역현상이 뚜렷하다.(혁신제품을 개발한 기업이 시장에 진출 하려면 1,2개 기업에 관련 기술을 공유하거나 영업권을 보장하여 공동으로 시장진출을 해야한다.)
조달청에서는 다수공급자계약(MAS, 마스/일명 제비뽑기/ 다수 기관이 자주 구매하는 상품에 대해 조달청이 3개사 이상 기업과 단가계약을 체결하여 나라장터 쇼핑몰에 등록해 놓으면 공공기관에서 별도의 입찰·계약 체결 없이 쉽게 구매 가능한 제도)을 통해 기업들은 신기술이나 혁신기술보다는 과거에 머물고 있는 최저제품만 생산하여 판매하는 방식을 고수하여 국제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 환경경영학박사가 발표한 학술논문에서 <국내 물 시장은 수자원개발, 상수도, 하수도, 정수기, 먹는 샘물, 해수담수화, 공업용수시장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들 산업의 향후 시장전망(2025년)을 보면 연평균 성장률이 수자원은 3.4%, 상수도 2.2%, 하수도 5.8%, 정수기 7.5%, 먹는 샘물 11.4%, 해수담수화 1.1%, 공업용수 6.7% 성장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K-water 연구원,2014))
성장률에서 민간영역인 먹는 샘물이 가장 높고 다음이 정수기 순이며 공공성을 띄운 공업용수 사업,공공성을 지닌 물 산업은 성장률이 5%에도 못 미치고 있다.물 산업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로 여타의 기호식품과 달리 필수 불가결한 품목이다. 수도 산업이나 먹는 샘물과 정수기 산업은 모두 물을 원료로 하여 생산·유통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수돗물은 공공의 영역에서, 먹는 샘물과 정수기 산업은 민간 영역에서 사업을 확산하고 있다. 이들 모두 법과 제도, 인구증가, 인류의 기본 욕구, 날로 높아지는 기대심리, 공중보건, 경제발전, 교육 수준 등과 깊은 연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성을 지닌 수도사업자의 경우 책임지는 생산자가 없고 회계 관리도 국가나 지방예산에 의존하다 보니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공공의 영역사업은 민간사업보다 함축성 있는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사회경제 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기본적인 강점을 보완하여 민간영역인 먹는 샘물이나 정수기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성과를 내는 행위 변화를 탐색하고 연구하여 중‧장기적 실행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조철재부장)
국내 물 시장 전망(단위 : 억 원)
종류 | 2012 | 2025 | 년평균성장률 |
수자원 | 29,000 | 34,602 | 3,4% |
상수도 | 67,112 | 89,226 | 2.2% |
하수도 | 70,400 | 146,459 | 5.8% |
정수기 | 15,000 | 38,406 | 7.5% |
먹는샘물 | 6,682 | 27,099 | 11.4% |
해수담수화 | 616 | 707 | 1.1% |
공업용수 | 10,030 | 23,303 | 6.7% |
총계 | 198,840 | 359,803 | 4.7% |
출처 : 한국투자증권, 웅진코웨이(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