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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권욱·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 ▲ 주권욱·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 여름 무더위는 건강한 사람에겐 별 문제가 안 되지만,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만성 콩팥병 환자다.
여름에는 딸기, 포도, 복숭아, 참외, 토마토 등 신선한 계절 과일과 야채가 풍성하다. 이것들에는 칼륨 성분이 많다. 정상인은 다소 많은 칼륨을 섭취해도 콩팥을 통해 배출되므로 별 문제가 없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는 다르다. 이들이 칼륨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칼륨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몸 안에 남아 근육쇠약이나 부정맥, 심하면 심장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다. 식중독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 비브리오 패혈증은 만성 간 질환자에게 잘 생기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도 발병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만성 콩팥병 환자는 비브리오 패혈증 발병 가능성이 높은 여름에는 생선회나 어패류 등을 먹지 말아야 하며, 꼭 먹어야 한다면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상한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도 주의해야 한다. 수분과 전해질(나트륨, 칼륨 등)을 보존하거나 배설하는 능력이 약하므로 만성 콩팥병 환자에겐 식중독으로 인한 설사나 구토에 의한 탈수현상이 더 쉽게 발생하고, 전해질 장애도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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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성 콩팥병 환자는 수분이나 전해질 조절 능력이 약해 땀을 많이 흘린 후 물(맹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저(低) 나트륨혈증이 발생, 심한 경우 의식장애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말기 신부전 환자는 수분 섭취가 너무 과도하면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이 생길 수 있다.
만성 콩팥병이 진행되면 전신 피부의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는데, 피부 온도가 높아지는 여름에는 증상이 더 심해진다. 그런데 심하게 긁으면 피부 상처가 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피부 감염까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배에 관을 장치한 복막 투석 환자는 땀이 많아지면 출구 부위가 습해지고 감염에 취약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만성 콩팥병이 있는데도 휴가철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복용을 거르지 말고, 혈압과 혈당 수치를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휴가를 떠나기 전에는 주치의와 꼭 상의해야 하며, 복용하는 약 이름이나 주의사항, 응급조치 등에 대해선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알아두어야 한다. 매일 약을 복용해 왔으니까 휴가 기간 중 며칠쯤은 약을 건너 뛰어도 되겠지 하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