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23 윤석열 '전두환' 사과한 날… 尹캠프, 개에 사과 주는 사진 올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른바 '전두환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윤석열 캠프가 '뒤끝'을 남겼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과'를 '개'에게 주는 사진을 올렸다. 10월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의 반려견 '토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토리스타그램'에는 전날 사진이 한 장 올라왔다. 사과 열매를 '토리'에게 주는 사진이었다. '토리스타그램'은 윤석열 캠프가 관리한다. 사진에는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사과를 따왔나봐요. 토리는 아빠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요"라는 설명이 붙었다.
글 밑에는 '#우리집괭이들은_인도사과안묵어예', '#느그는추루무라!'라는 해시태그가 달렸다. "우리집 강아지들은 사과 안 먹는다. 너희들이 먹어라"라는 말을 인터넷 은어와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 쓴 것이다. 이날은 윤석열 전 총장이 "전두환도 정치는 잘했다"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한 날이었다. 최초 유감을 표한 뒤 곧바로 "송구하다"는 메시지를 한 번 더 내며 자세를 낮췄던 윤석열 전 총장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과'를 '개'에게 주는 사진을 윤석열 캠프가 앞세운 것이다
누리꾼들은 "사과는 개나 주란 뜻이냐"고 분개하고 있다. 보수 성향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의 누리꾼 A는 "개는 국민을 비유한 것인가"라고 글을 썼다. '엠엘비파크'의 누리꾼 B는 "후보가 사과하고 끝난 일인데 2차로 불을 질렀다"고, 누리꾼C는 "캠프 담당자 해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캠프가 관리하는 SNS 계정에서 '사과'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 19일 윤석열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이 나온 후 여야에서 사과 요구가 빗발치자 SNS에 각종 '사과' 관련 게시물을 올린 윤석열 캠프다.
지난 10월 20일에는 윤석열 전 총장의 인스타그램에 윤석열 전 총장의 돌잔치 사진을 게재하며 "석열이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다"고 글을 썼다. 지난 10월 21일에도 윤석열 전 총장의 어린 시절 사진과 '사과' 열매 사진을 올리며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반복해 썼다. 누리꾼들이 "국민의 사과 요구를 비꼬는 거 아니냐"고 분개했던 이유다. 거센 비판에 윤석열 캠프는 각종 '사과' 게시물들을 SNS에서 모두 삭제했다. 하지만 '사과' 논란에 기름이 부어진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사진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고 밝혔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사과는 개나 주라는 윤석열 후보, 국민 조롱을 멈춰라"고 비판했다. 권성주 대변인은 "자신의 망언에 대한 사과 요청에 과일 사과 사진을 SNS에 올려 국민을 조롱하더니, 끝내 겨우 '송구'하다 말한 그날 심야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추가로 올렸다"고 지적했다.
권성주 대변인은 또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며 "앞에서 억지 사과하고 뒤로 조롱하는 기괴한 후보에게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은 절대 없다"고 질타했다. 권성주 대변인은 "오싹하고 무섭다는 반응들이 순식간에 퍼져나가자 약 한 시간여 만에 사진은 삭제됐다"며 "그러나 사진을 SNS에서 삭제한다고 이미 드러낸 그 본심은 국민들 뇌리에서 삭제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이날 SNS에서 "인스타그램에 또 사과 사진을 올렸다. 반성은커녕 국민을 우롱한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처가 시행 ‘양평 공흥지구’… "공영개발 포기 이해 안 돼"
10월 20일 오후에 찾아간 경기 양평군 양평읍 공흥지구는 최근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장을 뜨겁게 달군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가족 회사가 이곳에서 아파트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핵심 의혹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흥지구 공영개발 포기에 대해 입주민들은 “우리 아파트가 좋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입주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2014년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김모(45)씨는 “당시 인허가와 보상 문제로 아파트 건립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는데,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돼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 박모(36)씨는 “현재 제기되는 의혹은 특혜라기보다는 양평군과 시행사의 행정 착오일 가능성도 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파트 주변에선 사업 추진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말도 나왔다. 공흥지구 인근 부동산사무소 관계자는 “양평역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어 입지도 좋고, 당시 양평에서 6~7년가량 신규 아파트 분양이 없었던 터라 사업성이 충분했다”며 “LH가 공영개발을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분양 수요가 많았음에도 양평군과 LH가 개발을 포기한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파트 350가구가 지어진 공흥지구(2만2,411㎡)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LH가 2011년 7월 임대아파트를 짓는 공영개발을 포기한 뒤 한달 만에 민간개발을 제안한 윤석열 전 총장 장모의 가족회사 ESI&D가 사업권을 따내 분양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배경이다. LH는 이에 대해 양평군 반대로 사업을 포기했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사전에 이 일대 땅을 집중 매입한 것도 석연치 않다. 최씨는 자신과 ESI&D 명의로 2006년 12월 공흥리 일대 임야 1만6,550㎡와 농지 2,965㎡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부지 내 농지 46㎡는 공흥리 일대 임야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 2011년 9월 추가 매입했다. 이 일대가 도시개발구역으로 승인될 것을 확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시행사가 개발사업기간(2012년 11월~2014년 11월)을 넘겼는데도, 양평군이 제재 없이 사업 만료일을 2016년 7월 준공 직전으로 변경해준 것도 특혜 시비를 낳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업 과정은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양평정치권에선 윤석열 전 총장 처가 회사가 공흥지구 개발로 800억 원의 분양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전 총장 처가 회사가 공흥지구 개발로 800억 원의 분양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행 경험이 풍부한 업계 관계자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영개발은 주민 반대가 있더라도 요구 조건을 들어주며 설득해 추진하는 게 일반적인데, 공영개발을 포기하고 민자개발로 돌린 과정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공흥지구 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양평군 관계자는 “당시 주민 반발로 LH에 사업 포기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 제기된 특혜 의혹은 행정적인 절차상 실수였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文대통령 발표 뒷배경 허전해… 누리호 과학자들 ‘병풍으로’ 동원
“지난 10년여간 누리호 개발을 위해 밤낮으로 했던 고생이 누구에겐 잠깐의 이벤트로 생각하는 것 같아 정말 자괴감을 느꼈습니다.”(누리호 개발 참여 과학자) 10월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에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통제실에 이벤트 기획사 직원들이 뛰어다니고 방송 카메라 중계를 위한 무대를 설치하느라 시장통을 방불케 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를 대동하고 현장에 나타나 누리호 발사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생긴 일이다. 참석자에 따르면 "대통령의 성명 발표 뒷배경이 허전하자 기획 책임자가 누리호 발사를 담당해 온 과학기술자들을 뒤에 ‘병풍’으로 동원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날 현장을 지켜봤던 다수 참석자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현장을 지휘했다고 전했다. 우리 힘으로 우주발사체를 만든 역사적 현장에 고생한 과학자들은 보이지 않고 정치적 이벤트만 있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 발표 전 고흥우주발사전망대를 찾은 관람객들은 발사 직후 누리호에서 뿜어져 나온 불꽃과 연기를 보며 연신 박수갈채를 보냈다. 고흥 우주발사전망대는 2013년 나로호가 발사할 때에도 발사 모습을 보기 위해 수백 명이 몰렸던 곳이다. 세종시에서 고흥을 찾은 김성환씨는 “이렇게 선명하게 누리호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가 전남 고흥 상공을 뚫고 우주로 향하자 주요 외신은 관련 소식을 신속히 전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로켓을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한 나라”(BBC), “한국이 자체 개발한 로켓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해 우주개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알자지라) 등의 평가가 이어졌다. AP통신은 “이번 시험발사는 위성 발사 프로그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BBC는 누리호 발사를 특히 남북 군비경쟁 측면에서 주목했다. “한국은 누리호를 위성 발사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시험은 한국의 무기개발 확대의 일환으로 여겨져 왔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도 한국의 우주방위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누리호의 시험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같은 회사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에서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동참할 역량을 갖추게 됐다는 자체 평가가 나온다.
비록 누리호가 10월 21일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진 못했지만 75t 엔진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원장은 “우리가 가장 우려한 건 75t 엔진이 실제 비행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며 “그 부분은 아주 완벽하게 잘됐다”고 말했다. 오승협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민간 기업이 독자적으로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 기초 역량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누리호 개발 과정에는 300여 개 기업, 500여 명의 민간 기업 관계자가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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