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5. 일요일
경주 남산 한바퀴~♡
[산행코스]
새갓골지킴터(경주 내남면 노곡리 299)~열암곡마애불상~봉화대~신선암마애여래불상~
금오봉(468m)~상서장(경주 서라벌대로 105-12, 인왕동) (약 12km, 6시간)
아침부터 비와 눈이 섞인 진눈깨비가 내린다.
멋도 모르고 법원까지 걸어가는데 뭐가 내리는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실보다 가는 보이지도 않는 가랑비가 잔잔하게 내리네.
가랑비에 옷 젖는다더니...
그래도 운치있는 날이다,
남산 ( 南山)
남산은 경주의 '보물산'이다. 보물과 같은 산이라는 비유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산 곳곳에 보물이 널려 있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별명답게 남산 전역에 흩어져 있는 절터만 150곳이고, 불상은 129기, 탑은 99기에 달한다. 남산에는 신라 천 년의 신비와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신라의 시작과 끝이 모두 남산에서 이뤄졌다.
서남산 자락의 나정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 설화가 깃든 곳이지만, 이곳에서 다시 남쪽으로 1㎞ 거리에 있는 포석정은 신라 말기의 경애왕이 후백제의 견훤에게 죽임을 당한 곳이다.
남산의 높이가 500m가 채 안 된다고 우습게 볼지 모르지만, 경주 지역이 분지임을 감안하면 이 일대에서는 우뚝한 산이다. 거미줄처럼 수많은 등산로가 얽혀 있어 답사코스만 70가닥에 이른다. 방향에 따라 산의 모습도 크게 바뀐다. 동편은 완만한 반면, 서편은 골이 깊고 가파르다.
열암곡 마애불상.
5㎝의 기적이었다!
2007년5월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대형 마애불이 1천300여년 만에 얼굴을 드러낸 순간
저마다 경탄의 목소리를 냈다.
넘어진 불상의 상호(相好·부처의 얼굴)가 멀쩡하게 남아있을 거라곤 누구도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오똑한 콧날과 아래로 내리뜬 길고 날카로운 눈매, 도톰한 뺨, 부드럽게 처리된 입술, 어깨에 이를 정도로 큰 귀. 어디 한 곳 상하지 않은 상태로 오랜 세월 땅속에 묻혀 있었다.
날렵한 콧날과 바닥 암반의 거리는 5㎝에 불과했다. 마애불이 넘어질 때 불상의 육계(肉계·부처의 정수리에 불룩 솟아오른 부분)가 먼저 땅에 닿는 바람에 얼굴이 전혀 손상되지 않은 채로 보존될 수 있었다. 한치만 더 앞으로 밀렸으면 여지없이 바스라졌을 것이지만, 손가락 하나만한 거리로 1천300년을 견딘 것이다.
연대 측정 결과, 통일신라 때인 8세기 후반~9세기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이 마애불은 발 아래 연화대좌의 길이 100㎝를 포함해 전체 길이 560㎝에 이르며 무게는 7~80톤으로 추정한다
이 얼마나 위대한 보물인가~
초반 비를 맞고 오른 산행은...오후가 될 때까지 계속 되었고,
비는 오락가락하며 흩뿌려댔다.
쩝... ㅠㅠ
그럼에도 불구 ~ 아랑곳하지 않고!!
비로 인한 땅냄새, 숲냄새 맡아가며 운치있는 우중산행을 즐거이 즐긴다.
경주의 자연은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다.
조금만 오르면 곳곳에 눈으로 덮여 있는 겨울풍경이 펼쳐진다.
그러다가 갑자기~ 가을 경치로 변하며 봄의 풍경을 연출하는 등 마법을 부려댄다.
그러고보니 등잔밑이 어둡다고 대구랑 가까운 경주쪽은 엄청 가까이 있으면서
자주 찾아오지 못했다.
이무기능선 빼고는 특히 기억나는 산행도 없는데 . . . .
모처럼 신라의 수도, 지붕없는 박물관 경주 남산의 산야를 거닐었다.
산신제 행사도 삼층석탑 보물 앞에서 뜻깊게 거행했고,
올 한해도 이 좋은 자연에서 즐겁게 잘 뛰댕기도록 ~♡ 도와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잘 전달되었을까?
아, 진짜 행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