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쉬운 성경 잠언 25장 1 - 28절
1 이것들도 솔로몬의 잠언으로서 유다 왕 히스기야의 신하들이 모은 것입니다.
2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이요, 일을 잘 살피는 것은 왕의 영광이다.
3 하늘은 높고 땅은 깊듯이 왕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다.
4 은에서 찌꺼기를 없애라. 그래야 금속 세공업자가 쓸 만한 은그릇을 만들 수 있다.
5 왕 앞에서 악한 자를 없애라. 그러면 의로운 사람들을 통하여 왕위가 굳게 세워진다.
6 왕 앞에서 잘난 체하지 말고, 높은 관리들 자리에 끼어들지 마라.
7 말석에서 상석으로 올라오라고 초대받는 것이 대중 앞에서 말석으로 쫓겨 내려가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겠는가?
<묵 상>
본문 25장에서 29장까지는 솔로몬의 잠언들 중에서 히스기야 왕의 신하들이 뽑아 모은 것입니다. 솔로몬의 제2 잠언입니다.
1. 왕이 들어야 하는 교훈(1-7절)
"이것들도 솔로몬의 잠언으로서 유다 왕 히스기야의 신하들이 모은 것입니다."(1절) 히스기야 왕은 남유다의 13번째 임금입니다. 솔로몬의 시대와는 약 270년의 간격이 있습니다. 히스기야가 왕위에 있을 때, 북이스라엘이 아시리아 제국에 의해 멸망을 당했습니다. 남유다도 굉장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때에 히스기야 왕이 신앙의 힘으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신하들에게 가장 지혜로운 왕이라 평가를 받는 솔로몬 왕이 기록한 말씀을 찾아서 정리하게 했던 것입니다. 히스기야 왕 시대에 학자들은 서기관 셉나와 사관 요아 등이 있었고, 이사야 선지자도 동참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의 집현전 학자들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이요, 일을 잘 살피는 것은 왕의 영광이다."(2절) 일을 숨기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이 다 헤아릴 수 없는 방법으로 당신의 뜻을 성취해 간다는 의미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 55:8-9) 인간이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다면, 하나님은 하나님이 되실 수 없으실 것입니다. ‘섭리(攝理)’라는 단어의 한문은 ‘다스릴 섭(攝)’, '다스릴 리(理)'자입니다. 그런데 '다스릴 섭(攝)'자는 ‘손 수(手)’ 변에, ‘귀 이(耳)’자가 3개 있습니다. 즉 하나님께서 손으로 행하신 것을 듣고, 듣고, 또 듣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행하심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들을 뿐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도 하나님의 행하심에 대해서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롬 11:33)”라고 고백했습니다. 반면에 일을 잘 살피는 것은 왕의 영광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살피다’의 뜻은 ‘탐색하다’, ‘조사하다’, ‘시험하다’입니다. 왕은 가능한 상세하게 살펴서 공정한 재판을 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솔로몬이 일천번제 후에 기도할 때에도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라고 했습니다. 당시 왕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재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은에서 찌꺼기를 없애라. 그래야 금속 세공업자가 쓸 만한 은그릇을 만들 수 있다. 왕 앞에서 악한 자를 없애라. 그러면 의로운 사람들을 통하여 왕위가 굳게 세워진다."(4-5절) ‘은광맥’에서 은을 캐면 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은과 함께 온갖 불순물이 함께 채굴됩니다. 거기서 은을 가려내는 방법은 은만을 추출하는 방법도 있고, 은이 아닌 것을 버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은이 아닌 것을 버리고 버리다 보면 은만 남게 되고, 그것으로 은세공업자는 은그릇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를 ‘그릇’에 비유하곤 합니다. 우리에게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면 제거할수록 주인인 주님께서 쓰시기에 편한 도구가 될 것이고, 불순물을 가만히 두면 둘수록 주변을 오염시키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큰 집에는 금과 은의 그릇이 있을 뿐 아니요 나무와 질그릇도 있어 귀히 쓰는 것도 있고 천히 쓰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예비함이 되리라"(딤후 2:20-21) 귀천에 대한 기독교적인 바른 이해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귀한 그릇과 천한 그릇에 대한 말씀과 금그릇과 은그릇 그리고 나무그릇과 질그릇을 이야기하면 자동적으로 금과 은그릇은 귀한 그릇이고 나무와 질그릇은 천한 그릇이구나 하는 판단을 즉각적으로 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귀천에 대한 판단 기준은 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돈을 중히 여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면 귀한 것이고, 일단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 천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귀한 그릇이 되기 위하여 죽어라고 돈을 버는 것입니다. 사람도 돈이 많으면 귀한 사람이 되고, 돈이 없으면 천한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세상은 그렇게 사람을 판단하고 차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귀천에 대한 판단과 이해가 전혀 우리와 다르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귀천에 대한 판단 기준은 돈이 아니라 깨끗함입니다. 그리고 그 깨끗함의 목적은 쓰심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됩니다. 금그릇이 귀한 그릇이 아니고 깨끗하여 하나님이 쓰실 수 있는 그릇이 귀한 그릇입니다. 하나님이 쓰시는 그릇이 귀한 그릇이고, 하나님께 쓰임 받지 못하는 그릇은 천한 그릇입니다. 세상 사람들 보기에 나무와 질그릇 같아 보여도 하나님이 쓰시면 귀한 그릇이고, 세상 사람들 보기에 금그릇과 은그릇 같아 보여도 하나님께 쓰임 받지 못하는 그릇은 천한 그릇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정말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께 쓰임 받는 깨끗한 그릇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 왕도 동일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왕위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 충신들을 더 많이 세우는 방법도 있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탐하는 사람들을 물리치면 신실한 사람들이 남게 되고, 그들을 통해서 왕위가 굳게 세워질 것이라고 합니다.
"왕 앞에서 잘난 체하지 말고, 높은 관리들 자리에 끼어들지 마라. 말석에서 상석으로 올라오라고 초대받는 것이 대중 앞에서 말석으로 쫓겨 내려가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겠는가?"(6-7절) 여기서 '잘난 체하지 말라'는 '스스로 높은 체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자리에 끼어들지 말라'는 것은 '자리에 앉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잔치에 청함을 받았을 때에 높은 자리에 앉지 말고 낮은 자리에 앉으라고 하셨습니다. 높은 자리에 앉았다가 자기보다 더 높은 사람이 오면 말석으로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스스로 밑가지가 되는 삶을 살아야지, 윗가지로 살려고 하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늘의 기도>
일을 행하시고 이루시는 아버지 하나님! 하나님께서 손수 행하시고, 말씀하시는 일에 귀를 기울이고, 듣고, 또 듣고, 또 듣는 청종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귀천에 대한 기독교적이고 성경적인 신앙적 바른 이해를 가지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별것 아닌 쓸데없는 것에 욕심을 가지지 아니하고, 정말로 가치 있고, 의미 있고, 귀한 것을 욕심을 내는 근사한 그리스도인 되게 하옵소서. 금그릇과 은그릇 나무그릇과 질그릇을 불문하고 다 하나님께 쓰임 받는 깨끗하고, 귀한 그릇이 될 수 있게 하옵소서. 잘난 체하거나 교만하게 행동하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의 온유함과 겸손함을 배우고 닮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