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조 미 켈리포니아 공대 교수
난기류 헤치는 자율비행 기술 개발
드론 추락사고 위험 절반으로 줄여
'에어 택시 안전성 높일 수 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하마스 전쟁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무기가 있다.
인공지능(AI) 드론이다.
도로 위 완전 자율주행은 각종 사고 등으로 여전히 일상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지만,
자율비행 드론은 세계 국방계의 '일상'이 됐다.
그러나 드론 기술의 최대 난는 여전히 ,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이다.
난기류를 알아서 헤쳐나가는 자율비행 기술 '뉴럴 플라이'가 주목받는 이유다.
지난 2022년 뉴런 플라이를 발표한 미국 캘리포니아 광과대학(칼텍) 연구팀은 이를 고도화해 프로펠러 고장 시에도
추락 위험을 48% 낮춘 '내결함성 뉴럴 플라이'를 IEEE(국제전기전자공학회) 저널 6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을 이끄는 정순조 칼텍 교수를 지난달 화상으로 만나 인터뷰했다.
정 교수는 KAIST 항공우주공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미국 메사츄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18년부터 칼텍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자율주행보다 자율비행이 더 빨리 실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율비행체는 돌풍과 프로펠러 고장, 예상치 않게 날아드는 물체 등 비행 중의 모든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그러려면 바람과 날씨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학습해야 하는데, 드론이나 소형비행기가 실을 수 있는
컴퓨터.배터리의 무게는 극히 제한적이다.
대이터와 가중치도 문제다.
만약 태평양에서 처음 보는 난기류를 만났다면 그 상황에 맞춰 다시 훈련해야 하는데, 인간은 일생 한두 번 만나는 상황과
1년 중 360일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자연스럽게 가중치를 둬서 받아들이지만 기계는 그렇지 않다서다.
칼텍 연구팀은 이 두 가지 문제를 풀어냈다.
정 교수는 '뉴럴 플레이의 혁신은 신경망에 몇 가지 매개 변수만 실시간 업데이트하는 분리 전략을 쓴 것'이라며
'사전 지도학습에 없었던 강풍을 만나거나 센서 중 하나가 고장나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안전하게 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전문가인 정 교수가 주도하고 머신러닝(기계학습) 전문가인
아니마 아난드쿠마르칼텍 교수 (엔비디아 AI 시니어 디렉터) 등 AI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연구팀은 알고리즘 개발뿐 아니라, 3m 길이의 날개가 달린 비행기를직접 만들어 실험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네트워크 연결없이 초저전력의 가벼운 시스템을 탑재하고도 뉴럴 플라이 기술로 비행 안전도를
높일다는 것을 입증했다.
정 교수의 연구는 현대자동차의 미국자회사인 슈퍼널과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후원한다.
슈퍼널이 지난 1월 IT 전시회 CES 2024에서 선보인 수직이착륙(eVTOL)에도 뉴럴 플라리 기술이 적용된다.
정 교수는 '뉴럴플라이는 플라잉 카나 에어 택시의 안전성도 대폭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자율 주행 기술 경쟁이 극심해져, 웨이모(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GM의 자회사)등은
박사과정 졸업생을 바로 채용하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의 토요타가 미국 대학들과 많은 공동 연구를 하는 등 국적을 뛰어넘은 산확 협력은 오히려 활발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화두인 휴머노이드(인간 형태) 로봇에 대해서는 '사람처럼 걷거나 뛰려면 하드웨어가 많이 발전해야 한다'라며
'앞으로는전력과 배터리 등 하드웨어가 알고리즘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봤다. 심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