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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금융투자시장의 한 해를 마쳤습니다. 언제나처럼 누군가는 대박을 쳤고 또 다른 이는 인생의 쓴맛을 봤겠지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중간쯤에 있습니다.
흔히 교수라고 불리는 가방끈이 긴 사람들이 보는 언론 <교수신문>에서 독자 설문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것이 '임중도원/任重道遠'이랍니다.
고서/古書인 논어/論語에 등장하는 고사성어라는데 예전에 논어 몇 페이지를 고양이가 세수하듯 잠시 구경한 적이 있는 저는 처음 들어봅니다. 어쨌든 한문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처음 듣고 어렵지 않게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듯이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라는 뜻이죠.
올해 언제쯤인가 인터넷에서 가명이지만, 어떤 교수가 교수/敎授는 '교활한 야수/野獸'의 줄임말이라고 쓴 글을 읽고 잠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수의 교활한 야수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이것을 뽑았는지 찾아 읽어보려다 접었는데 국내뉴스는 가능하면 읽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처럼 집단 조울증/躁鬱症에 걸린 나라에 살면서 이것은 올해가 아니라 금세기의 고사성어로 뽑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위를 살펴보면 다들 밀린 숙제는 많은데 시간과 돈은 부족하고 무엇보다 힘이 부족합니다. 이것이 새해에도 우리가 미친 듯이 달려야만 하는 이유죠. 어쩌면 이런 처지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가 피하기 어려운 숙명/宿命일지도 모릅니다.
각설/却說하고 올해 2018년 마지막 금융투자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최근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부터 썼습니다.
이하 편의상 경어체가 아닌 평어체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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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IX : Volatility S&P 500. 변동성(공포)지수. 너무 달렸기에 숨 고르기 양상이다. 더 갈 수 있겠지만 선수들은 일단 먹고 튀는(=먹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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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코스피 지수 : 윈도드레싱으로 기관보다 외인이 당겼다. 어쩌면 숏커버일수도!
3. 달러-원 : 결국 올해 1115.7원으로 마감. 1100원 밑에서 끝내길 내심 바랐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 매우 아쉽다.
4. 미국 국채 : 단기 쌍봉을 찍고 하락 추세로 돌아섰는데 매도 시기를 찾고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미국 주가 하락이 연초에 더 진행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연준의 태세 전환이 시장에 강하게 전해질 때까지!
5. 한국 국채 : 금주 하락을 예상했는데 미국 장이 무너지면서 다시 간다. 추세변환점에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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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원유 : 뉴욕시장에서 일어난 월요일과 수요일의 급락과 급등 이후 46~44.5에 갇혀 있다. 나는 연말연시에 하방/下方을 보지만, 언제든 역동작에 걸려들 수 있다. 만일 상방/上方으로 물려있다면 무리해서 손절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최근 유가 급락은 중장기적으로 과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용기가 있다면 하방으로 베팅해서 약간의 푼돈을 챙길 수도 있지만 그리 권하고 싶지 않다. 나는 포트폴리오를 상방 2 : 하방 1로 구성했는데, 조만간 하방에서 약간 먹고 상방으로 체중을 옮겨 실을 예정이다. 만일 내 예상대로 트럼프의 입지가 점점 약해진다면 멀지 않은 시기에 상방으로 추세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다.
7. 항공주 : 장기 투자 한 종목을 제외하고 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기대했던 윈도드레싱은 일어나지 않았다. 실망! 여담으로 남자들이 새로운 여자에게 마음이 쏠린듯 하다. 무릇 세상 남자들이 관심을 갖는 여자는 딱 두 가지이다. 처음 보는 여자와 남의 여자! 바로 어제 상장한 에어부산인데 어제도 썼지만 내 생각에 매수할 만한 매력이 없다. 그 이유를 자세히 말하고 싶지만 내 영업비밀이 노출될 수 있기에 자제한다.
8. 배당주 : 전통적 배당주인 통신주와 은행주가 윈도드레싱으로 상승 마감했다. 최근에 많이 오른 통신주보다 약세를 보였던 은행주의 윈도드레싱 효과를 기대했는데 실제로 나타났다. 전례에 따르면 1월부터 매수기회를 줄 것이다.
9. 음식료주 : 일부 종목이 눈에 들어오지만 전체적으로 아직은 아니다.
10. 금융주 : 여전히 불안하다.
11. 중국 관련주 : 중국을 본다면 당분간이 아니라 상당 기간 희망이 없다.
12. 대북 관련주 : 바지사장(?) 겸 유사/類似 겁쟁이, 팔랑귀 트럼프 대통령의 곤궁한 처지를 따져보면 상당 기간 어렵다.
13. 미국 : 투자자라면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그 존재를 알고 있는 폭락방지팀(Plunge Protection Team)이 연일 움직이고 있다. 연말에 쉬지도 못하고! 장 마감 직전에 하락한 주가를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인데 미중일이 대동단결하여 글로벌 공조를 실현하고 있는 셈!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14. 중국 : 마지막 거래일이지만 PPT 활약이 눈에 띄지 않는다.
15. 일본 : 미국과 같음.
16. 유럽 : 영국 브렉시트와 연관해서 봐야 한다. 좀 더 기다리자.
17. 베트남 : 조용하다. 올해 막차를 탄 사람들이 쓴맛을 다지며 떠나고 있는데 언제쯤 새 손님이 올까? 여기저기 싼 주식이 많은데 뭐하러 베트남까지 갈까 하는 생각을 이심전심으로 한다면 당분간 가기 어려울 듯하다. 중장기 투자 목적의 분할 매수 시점을 기다려 본다.
18. 대두 : 미중무역갈등 해소 기미/幾微(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좀 더 기다리자.
19. 나머지 : 관심 없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추신) 저는 국내뉴스를 전혀 보지 않고(물론 투자하는 기업의 뉴스는 제외하고), 대동포럼의 글조차 읽지 않으며 도봉 선생님의 유튜브는 심심할 때 제목만 쓱 읽고 지나갑니다. 심지어 제가 쓴 글의 댓글조차 보지 않습니다. 그냥 나름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문득 공부한 것을 좀 정리해보고 싶을 때 이곳에 아는 만큼만 씁니다. 이점 고려하시고 제 글을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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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올해 마지막 주에 홈런은 힘들어도 안타라도 쳐야 하는데 매우 아쉽군요. 폭락장에 너무 과한듯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요. 마음을 다지며 내년을 기약해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보았습니다.
감사함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 m1 증가율. 달러인덱스 등으로 유추해보건데..장기적으로는 하방일거 같은데 일시적인 반등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