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ELIZABETH BERNSTEIN
우아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활활 타오르는 벽난롯가에 둘러 앉아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자신의 가족들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전형적인 성탄절 이미지가 지긋지긋한가?
고개를 끄덕이는 독자들이 상당히 많을 것 같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남성은 최근 필자에게 이런 이메일을 보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자신의 형이 만취상태에서 제수씨(이 남성의 부인)를 사랑한다고 선언했다는 것. 조지아에 거주하는 또 다른 남성은 몇 년 전 가족들이 성탄절을 맞아 한자리에 모였는데 아버지가 경찰을 부르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던 서글픈 얘기를 들려줬다.
일리노이 주 피오리아에서 가전제품 판매 담당자로 일하는 네이선 윌리(24)는 올해 가족들이 모이면 풋볼 때문에 한바탕 언쟁이 벌어질 거라고 말했다. 가족들 가운데 무려 14명이 노트르담대학교 출신이다. 미시간대학교 졸업생인 윌리는 “크리스마스 만찬 자리에서 가족들이 잘난 체 하는 모습을 도저히 못 견디겠다 싶으면 바로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올해도 그가 초저녁부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모습이 눈에 선하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더라도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단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일단 모임이 끝나는 시간을 미리 정해서 모두에게 알려준다. 앉을 자리를 미리 배정해서 서로 호감이 있는 사람들끼리 가까이 앉게 한다. 자리를 바꾸는 것은 금한다. 가족끼리 서로 얼마나 잘 알고 있나 문제를 내서 맞추는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우리 어렸을 때 살던 집 전화번호는?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어떻게 만났게?)
그런데 가족들이 둘러앉은 식사 자리에서 언니가 ‘아버지는 항상 너만 편애하셨어’라고 불평을 늘어놓거나 형부가 ‘처제, 남자친구랑 이제 시들하지않아?’라고 물어볼 때는 어떻게 반응해야할까? 혹은 올해 92살이 된 이모할머니가 술에 약간 취해서 첫경험을 늘어놓는다면? (필자의 이모 할머니가 실제로 그랬다. 과장이 아니다. 지어내기도 힘든 실화다.)
디트로이트에서 심리학자 겸 인생상담가로 일하는 에이미 존슨은 ‘가족 빙고’ 게임을 제안한다. 존슨은 몇 년 전 멘토로부터 전수 받은 이 게임을 클라이언트들에게 권한다.
게임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족들이 모이기 몇 주 전에 제일 친한 가족 구성원과 먼저 게임을 해본다. 존슨 박사는 남편이나 여동생과 연습 게임을 한다. 올해 성탄절에 일어날 수 있는 짜증나는 일을 칸마다 적어 넣는다. 가령 이런 식이다. 작은 아버지는 얼큰하게 취하면 음식이 맛이 있네, 없네 품평을 시작한다. 시어머니는 육아 방식을 트집 잡는다. 막내 이모는 화장실 문을 잠그고 훌쩍거린다. 이제 일반적인 방법대로 빙고 게임을 한 후 승자를 가리면 된다.
다른 가족들에게는 이 게임에 대해서 누설하면 안 된다. 핵심은 현상을 지긋이 관찰하는 데 있지, 가족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흠집은 적어 넣지 않는다. 가족들과 관련해 부정적인 이미지는 떠올리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이 게임의 진정한 가치는 가족들의 어떤 언행이 자신의 마음을 상하게 할지 미리 짚어보고 마음의 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데 있다. 사촌동생이 항상 식사를 하기 전에 디저트를 찾아내서 먼저 한 입 먹는다면? 디저트를 꽁꽁 숨기면 된다.
이 게임을 통해서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내 편이 있구나’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감정이 격해지지 않을 수 있다. 존슨 박사는 “여느 때라면 자리에 앉아서 다른 가족들을 속으로 비판하고 있었을 텐데, 이 게임을 통해서 상황을 객관화해서 보면서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험을 통해 얻은 값진 교훈들도 있다. 먼저 자신의 한계를 파악하라는 것. 보스턴에서 심리상상담사로 일하는 로렌 매클러는 “가족들과 편안하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솔직하게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기대치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펜실베이니아 주 체스터 소재 와이드너대학교 임상심리대학원 할 쇼리 부교수는 “이상적인 가족의 이미지와 자신의 실제 가족을 분리해서 생각하라”면서 “내 가족의 모든 단점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제안했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행복에 감사할 줄도 알아야 한다. 가족들이 곁에 없어지면, 지금은 짜증스럽게 여겨지는 가족들조차 그리워질 것이다.
필자의 어머니가 쓰는 묘안을 소개하겠다. 어머니는 올해 추수감사절이 오기 전에 딸 세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자매는 서로 사사건건 경쟁하는 사이다. 어머니는 연휴가 끝날 무렵 말과 행동을 제일 예쁘게 한 가족 구성원에게 ‘우정상’을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수상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갔을까? 바로 아버지다. 어머니는 “너희 아버지도 쉽지는 않았을 텐데 가족들이 한데 뭉칠 수 있게 노력했다”고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아버지의 반응은? “너희 어머니는 가족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싶어했기 때문에 나는 너희 어머니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라스베이거스 주 베이튼루즈에서 측량사 겸 지도제작자로 일하는 클리프 머그니어(68)는 성인이 된 자녀 7명에게 누가 오는지 미리 알려주지 않는 방법으로 갈등을 최소화한다. 보스턴 소재IR업체에서 일하는 레베카 라이블리(61)는 가족들이 적당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게 친구 한두 명을 초대한다.
댈러스에서 인사담당자로 일하다가 은퇴한 그렉 젠슨(65)은 누나가 셋이고 남동생이 한 명이다. 그는 형제자매를 한 번에 한 명씩만 만난다. 올해 크리스마스 5일 연휴 기간에는 뉴올리언즈에 사는 누나를 만날 생각이다. “한 번에 한 명씩 만날 때는 즐겁지만 모두 모이면 감당이 안 된다.”
왜 가족이 스트레스로 다가올까? 명절이 되면 챙겨야할 사람들도 많고 장거리 여행도 견뎌야 하고 돈 걱정도 해야 한다. 필자는 가족들 선물 사러 동네 쇼핑몰에 가느니 차라리 치과에서 치료를 받겠다. 안 그래도 연말까지 마쳐야 하는 일이 산더미인데 가족까지 근심거리를 보태면 한계를 넘을 수밖에 없다.
가족이 아니어도 머릿속이 복잡해 죽겠는데 가족들은 또 다 모이라고 야단법석이다. 눈이 소복하게 쌓인 상품 카탈로그와 여기저기서 울려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롤 때문에 가족 행사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만 간다.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이상적인 가족에 대한 기대치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머릿속으로는 알면서도 ‘올해는 좀 다르겠지’하고 자기도 모르게 기대하게 되는 게 문제다.
쇼리 교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사람들은 슬픔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서로의 해묵은 상처를 건드린다. 마음이 상하는 이유는 현재 벌어진 일 때문이 아니라 과거에 받았던 상처가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쇼리 교수에 따르면 유년기에는 가족이라는 좁은 범위 내에서 사고하고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성인이 되면 상황을 대처하는 더 나은 방식을 배우며 성장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는 정신적으로 성숙했음을 느낀다. 쇼리 교수는 “하지만 명절이 돼서 가족과 만나면 어렸을 때 사고방식으로 돌아가 감정이 제어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쉽게 말해서 어린 아이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애리조나 주 치노 밸리에 사는 니콜 한과 토니 한 부부는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양가를 모두 방문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아이들은 울고 떼쓰고, 친척들은 정치적인 논쟁을 끝도없이 벌인다. 부부는 명절을 보내는 새로운 전통을 만들고 싶었다.
이 부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교회에 가고, 동네 맥주집에서 저녁을 먹고는 집에 와서 서로 선물을 교환한다. 다음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나머지 선물을 열어보고 커피를 마시고 고양이가 포장지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본다.
교회에서 서무를 보는 니콜 한(38)은 “밤 9시가 되면 12월 내내 차곡차곡 쌓인 마음속 흥분이 가신다”고 표현했다.
토니 한은 크랜베리 비스코티를 재빨리 굽는다. 부부는 차 안에 선물을 가득 싣고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부모님 댁을 방문한다.
부모님 댁 현관에 도착하면 조카가 삼촌이 왔다고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이 부부는 크리스마스이브는 부부끼리만 보내고 크리스마스 당일은 친척들과 함께 한다.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 든든하다”며 “떠들썩해서 정신없기는 하지만 이런 떠들썩함조차 즐겁다”고 말했다.
Dysfunctional Family Bingo
Best Game Plan for Gatherings: Find Allies, Structure Time, Get in the Mindset
Sick and tired of all those holiday images filled with elegantly dressed people smiling lovingly at their attractive family members by the roaring fireplace?
You aren't alone.
A man in California emailed recently to tell me how after Christmas dinner last year, his brother drunkenly declared his love for his sister-in-law, the man's own wife. Another man in Georgia told me how his father threatened to call the police to his holiday family gathering several years ago.
Nathan Willi, a 24-year-old electronics salesman in Peoria, Ill., is bracing for family fights about football this year. Fourteen of his family members graduated from Notre Dame. Mr. Willi went to Michigan. "I will stay at the Christmas dinner for as long as I can tolerate the extended family's arrogance," he says. (It may be an early night for Mr. Willi this year.)
Tips for Surviving Family
Mentally prepare yourself. Think through the events that are likely to trigger your emotions and how you plan to cope. Try my Three Ws: Walks, Wine (in moderation) and Writing.
Get a room. Staying in a hotel, instead of at a relative's house, to relieve pressure on the family. And it gives you a place to retreat when you need to get away.
Plus: Elizabeth Bernstein discussed Dysfunctional Family Bingo and other coping strategies in a live chat. Replay the event.
A few simple steps can help you keep your family's holiday gathering from spinning out of control. Set a time limit for the event and make sure everyone knows about it. Create place cards, seating like-minded people together, and discourage seat-switching. Plan a structured activity, like a family trivia game ("What was the phone number for your childhood home?" "How did Grandma and Grandpa meet?").
But what do you do at the holiday table, when your sister whines that Dad always loved you best, or your brother-in-law asks if the guy you are dating "still likes you"? Or your 92-year-old great-aunt gets tipsy, as mine once did, and tells everyone how she lost her virginity? (Folks, I couldn't make this up if I tried.)
Amy Johnson, a psychologist and life coach in Detroit, uses a coping exercise called Dysfunctional Family Bingo. She learned it from a mentor several years ago and recommends it to her clients today.
Here's how it works. In the weeks before the get-together, choose an ally in the family to play with; Dr. Johnson plays with her husband or her sister. You each create a personalized bingo card, with each square representing an annoying event that is likely to happen at the gathering this year. "Uncle Bob gets drunk and complains about the food." "Mother-in-law criticizes your parenting." "Aunt Betty locks herself in the bathroom and cries." See which one of you gets to Bingo first.
Don't tell other family members about the game. The point is to observe, not provoke. "It's a secret game," Dr. Johnson says. "You are watching the dysfunctional ones and you are the functional one."
To help you stay above the family fray, you should leave your own bad behaviors off the card. ("You don't have any issues, of course," Dr. Johnson says.)
One of the real values of Dysfunctional Family Bingo is that it helps you identify your triggers in advance—and plan a way to deal with them. Does cousin Tom like to break into the dessert an hour before dinner? Hide the pie.
By providing levity in the trenches and helping you find an ally, the game lets you distance yourself from heated emotions. "In normal circumstances, you sit there judging people," says Dr. Johnson. "This flips that on its head. It's a way to observe dysfunction and not take it personally."
A few other hard-earned tips: Know your limits. "Be honest with yourself about the length of time you can comfortably spend with your family," says Lauren Mackler, a Boston therapist and life coach.
More About Coping With Family
Don't expect too much. "Learn to separate your real family from your idealized vision and accept them in all of their glorious imperfections," says psychologist Hal Shorey, an assistant professor at the Institute for Graduate Clinical Psychology at Widener University in Chester, Pa.
And count your blessings: Remember that you'll miss your loved ones—even the annoying ones—when they're gone.
Or consider this move from my mom's playbook. Just before Thanksgiving this year, she called each one of her three daughters, who are nothing if not competitive, and announced that she would be awarding a "Miss Congeniality" prize at the end of the weekend.
Who won? Dad. "It wasn't easy for him, but he held it together," Mom says. Dad's response: "Having everyone get along and be together was important to your mother. It was my job to stay out of the way."
Cliff Mugnier, a 68-year-old surveyor and cartographer in Baton Rouge, La., minimizes conflict among his seven adult children by refusing to tell everyone in advance who else is coming to dinner. Rebecca Raibley, 61, a senior partner at a Boston investment relations firm, always invites a friend or two, so family members feel pressure to behave.
Greg Jensen, a 65-year-old retired human resources manager from Dallas with three sisters and a brother, visits just one sibling at a time. This year, he is meeting a sister in New Orleans for a five-day Christmas break. "I love all my siblings one at a time, but I just can't take them all at once," he says.
Why do we let family stress get to us? The holidays bring social obligations, travel hassles, money worries—and I'd rather get a root canal than visit my local mall right now. Add the pressure of fitting in work and year-end deadlines, and the family factor can easily push us over the edge.
Yet there they are, clamoring to get everyone together. And thanks to all those snowy catalogs and jingly commercials, we've developed some high expectations for the family celebration.
Please repeat after me: These expectations are not based in reality. We know that intellectually, yet we secretly hope this year will be different. And that, my friends, is the problem.
"People become saddened and distressed to the degree that their idealized family—the family they wished they had—differs from their real family sitting around the holiday dinner table," Dr. Shorey says.
For most of us, no matter how old we get, our loved ones push our buttons. We fail to remember that the emotions that arise are often rooted in the past.
As children, Dr. Shorey says, we develop ways of thinking and behaving that help us cope within the dynamic of our own family. When we grow up, we (hopefully) learn better, more adaptive ways of coping. We feel mature in our daily lives. "But going home for the holidays causes the old ways of thinking and feeling to rise to the surface," says Dr. Shorey. In other words, we act like children.
Nikole Hahn and her husband, Tony, got tired of the annual pressure to visit both sets of parents on Christmas, the chaos of squealing children, the hundred conversations, the arguments over gun control. They wanted to create their own holiday tradition.
So a few years ago, the Chino Valley, Ariz., couple went to church on Christmas Eve, ate dinner at a local brewery and then went home and opened one present each. The next morning, they woke up early, opened the rest of their presents, drank coffee and watched the cat play in the wrapping paper.
"By about 9 a.m., all the excitement that had built up all month was done," says Ms. Hahn, 38, a church secretary.
Ms. Hahn quickly baked some cranberry biscotti, and she and her husband piled presents into the car and drove two hours to Phoenix to Mr. Hahn's parents' home.
As they arrived at the door, they could hear their niece yelling excitedly that they were there.
Now, every year the Hahns spend Christmas Eve alone at home and Christmas Day with relatives. "When you're with family, you don't feel alone," Ms. Hahn says. "All the chaos may be noise, but it's joyful noise."
—Write to Elizabeth Bernstein at Bonds@wsj.com or follow her column at www.Facebook.com/EBernsteinW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