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는 흑산도에서 도선을 타고 30분을 달려야 들어갈 수 있다.
작은 섬이지만 길게 늘어뜨린 형태를 갖춰서 장도(長島)로 불린다.
2003년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장도 습지’가 발견되면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바람에 맞서 싸우기 보단 바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 산다
장도(長島)에 들어가기 위해서 여객선터미널로 나갔다.
장도행 도선은 목포에서 여객선이 들어오는 시각에 맞춰 선착장으로 온다
장도호는 하루에 두번씩 운행하기 때문에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영산도를 다니는 배는 하루에 한번만 운행한다고 해서 포기하였다.
장도(長島)라 이름 붙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섬은 작지만 동서의 길이가 칼처럼 길어 길 장(長)을 써서 ‘장도’라 불리게 된 것.
그러다 보니 이 섬엔 다양한 지형과 식생이 발달해 있다.
사람이 사는 대장도와 사람이 살지 않는 소장도, 쥐머리섬, 내망덕도, 외망덕도 등으로 형성돼 있다.
대장도호가 10여분 달리자 장도마을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비탈에 들어선 마을은 위태로울 정도지만 계단에 하나, 둘, 집을 짓고 사는 독특한 마을이다.
용두산 아래에 있는 장도 습지로 올라가는 나무 데크길이 선명하게 보였다.
무인도인 소장도 앞에 거북이 형상을 한 바위섬이 있었다.
이 거북이는 흑산도를 향해 부지런히 걷고 있는 모양이다.
이 섬에는 다양한 지형과 식생이 발달해 있다.
대장도호의 승객은 마을 주민 2명과 우리 둘...모두 네명이었다.
흑산도에서 뱃길로 30분, 그만큼 아껴 놓은 땅이자, 신비의 섬이다.
발길에 치일 만큼 그 흔한 슈퍼마켓은 아니더라도 구멍가게 하나도 없다.
대장도엔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장도 습지’가 있다.
산 정상부에 위치한 산지습지(9만414㎡)는 지난 2003년에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2005년에 국내에서는 세번째, 도서지역에서는 최초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장도 마을 입구에는 근사한 습지 홍보관이 들어서 있었다.
장도 습지 홍보관은 장도 습지를 그대로 옮겨놓았는데 관리인까지 있었다.
잘 가꿔진 습지탐방로 두 갈래 길 중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그만이다.
마을에는 육지에서 귀한 모싯잎이 자생하고 있었다
육지에서는 모싯잎 송편이 귀한 대접을 받는데 여기에선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지나가는 할머니께 뜯어도 되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괜찮다고 하셨다.
우리가 들어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습지 감시원이 나타났다.
거무잡잡한 얼굴로 손에는 낫을 들고, 신발은 장화를 신고 있었다.
감시원은 정상부까지 우리와 동행하며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마을은 산기슭과 해안가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모양새다.
섬이 작고 평지도 없어 농사는 꿈도 못 꾼다.
손바닥 만한 텃밭이 전부다.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사려면 흑산도나 뭍으로 나가야 한다.
장도 주민들은 주로 가두리양식과 멸치잡이로 생계를 꾸린다.
나무 데크를 따라 위로 올라갈수록 소장도의 모습이 다르게 나타났다
대장도와 소장도로 나뉘지만 물이 들면 하나의 섬이 된다.
옛날에는 소장도에도 몇몇 사람들이 살았으나, 현재는 대장도에만 60여 명 남짓 거주한다.
대장도와 소장도 사이에는 다섯 개의 큰 암반이 있다.
큰 암반이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해 장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만들어 준다
작은 섬
하나 있기에
파도는 흰 물결을 만들고
작은 꽃
하나 있기에
나비는 아픈 날개를 쉬고
네가
거기 있기에
나 오래오래 반짝이리....................................................전영관 <별이 나에게> 전문
정상부에 팔각정이 있었는데 관광객은 여기까지밖에 갈수 없다.
감시원은 우리와 인증샷을 찍어야 수당이 나온다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더 이상 아래로 내려가지 말고,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라고 당부하곤 내려갔다.
이틀 전에 우리가 묵었던 홍도가 가까이 다가와 보였다.
흑산도에서 지내보니 홍도 대한모텔의 여사장이 얼마나 후한 분인지 실감된다.
감시원이 절대 내려가지 말라고 했지만 어쩔 수 없이 100여 미터를 더 내려갔다.
수풀이 우거져 길이 없고, 뱀이 나올까 두려워 얼른 올라왔다.
습지 보호가 우선이 아니라....관광객이 습지를 관찰하고 용두산에도 오를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장도 산지습지는 정상은 오목하고 하류부는 계곡으로 스푼 모양이다.
산지습지의 발달은 이러한 지형적 영향에서 기원한다.
습지는 깊이 들어갈수록 발이 푹푹 빠지는 늪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땅 밑에서 물이 조금씩 올라오는데 수십 cm까지 물을 머금고 있어서다.
이 물은 썩지 않고 흘러 저수지를 이루는데 이는 습지의 흙이 이탄층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장도 습지는 2005년에 도서지역에서는 최초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해발 180m~200m에 이르는 분지에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대규모의 습지가 펼쳐져 있다.
장도 습지는 작은 도서 지역에서는 드물게 이탄층이 발달해 수자원 보존과 수질 정화 기능이 뛰어나다.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매, 솔개와 조롱이, 도롱뇽 등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팔각정에서 소박한 점심 식사를 하고 오래오래 쉬다가 내려왔다.
눈앞에 펼쳐진 소장도와 거뭇한 흑산도의 비경이 경외스럽다.
현재도 주민들은 습지에서 나오는 물을 거리낌 없이 먹는다.
물을 머금고 있는 습지 때문에 물 걱정이 없는 섬이다.
장도는 흑산도를 향해 불어오는 바람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처마 밑까지 쌓은 돌담을 보면 바람이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흑산성당 공소가 자리잡고 있다
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고 하자 관리원이 와서 열어주었다
주민들은 숱한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이곳에 와서 위안받으며 이겨냈으리라
여러 개의 섬들을 돌아다니며 미사를 집전하시는 신부님의 수고로움이 몸으로 느껴졌다.
마을 끝까지 걸어가며 해안가에 있는 집들을 둘러보았다
'여기 들어오는 모든 이에게 평화'
천주교 신자의 집으로 보이는데 육지에 나갔는지 문이 귿게 잠겨있었다.
이 비석은 이길두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건립연대는 확인할 수 없다
비석의 전면에는 '행교관이공길두영세불망비'라 새겨져 있었다
수령이 선정을 베풀면 공적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영세불망비를 세우기도 했다.
해안 윗쪽으로는 축대를 쌓고 집을 지었다.
보건진료소와 교회가 있었고, 가장 높은 곳에는 발전소가 있었다.
장도에는 작은 학교가 유지되고 있다.
학생 한 명에 선생님 한 분이다
섬에 젊은 사람이 머물기 위해서 학교는 최소 조건이다.
대장도와 소장도를 이어주는 다섯 개의 암반이 있다
용암이 흘러간 흔적이 뚜렷이 보이는 걸로 보아 화산 폭발로 이루어진듯 하다
지나가던 할머니께서 노인정에 올라가서 커피랑 시원한 물을 마시라고 말씀하신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한 사람이
떠나버리고 난 뒤
무인도가 되어버린 섬처럼
내 마음의 집에도
불 꺼진지 오래 되었다
소리쳐 불러도
소리의 끝을 따라
파도소리만 밀려왔다
너도 망망한 바다 끝 외딴 섬에서
한 마장쯤 떨어진
그런 섬처럼 있어본 적 있느냐..............................................도종환 <무인도> 전문
오후 2시에 출항하는 대장도호에 몸을 실었다.
나갈 때는 약을 가지러 가는 보건진료소 직원 한 명과 우리 둘뿐이었다.
오후에는 흑산도 처녀당과 흑산성당을 둘러보며 시간을 때웠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