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타고 가는데 흐드러진 벚꽃을 보며 택시 아저씨 왈~~~ '예전에는 꼭 머리에 꽃꽂은 사람들 있었는데, 아마도 미친게 아니라 풍 맞아서 그런 사람들도 많았을거 같아요'
나 왈~ '왜 미치면, 머리에 꽃을 꽂을까요...? 근데, 여자들은 날씨도 좋고 꽃도 이쁘면 머리에 꽃을 꽂아보고 싶기도 해요. 가장 수줍고도 순수한 마음 그대로지요. 아마도 그래서 미치면 다시 그 상태로 가나봐요..'
택시 아저씨 왈~~~ '여자들은 그런가요...?'
나 왈 '진달래 참 이쁘네요...'
택시 아저씨 왈~ '벚꽃은 일본 꽃인데, 다들 벚꽃만 좋아 해요. 무궁화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운중로 벚꽃은 다른 곳들의 벚꽃과 다른거 같더군요... 나무도 검고 웅장한거 같아요...'
나 왈~ '그런가요... 산에 벚꽃은 나무가 그리 큰거 같지는 않아요. 벚꽃은 지금 아니면 볼수가 없고, 일시에 피니 멋지긴 하자나요... 무궁화는 저런 아름다움은 또 없는거 같고, 벚꽃은 하얀꽃이 키큰 나무위에서 일시에 피고 무궁화는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꽃이고, 벚꽃은 꽃잎이 떨어지면 그 아래에서 서 있으면 어떤 환상적인 느낌을 주고, 무궁화는 꽃잎이 떨어지면 그저 발아래 떨어질 뿐이어서, 꽃들이 주는 느낌들이 있으니, 그저 사람들은 이 시기에 피어난 꽃들의 잔치를 즐길 뿐이지요. 꽃은 꽃일뿐이므로....'
택시 아저씨 왈~~~ '그렇긴 하죠...진달래는 먹는거 아니예요...? 나는 진달래는 먹는 것으로만 생각되는데....'
나 왈~ ' 진달래...먹기도 하니까 그렇겠지요...근데, 진달래는 멀리서 보면 희미하게 군락져 있지만, 가까이 가면서 산속에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이뻐요... 색이 옅어서 우리나라의 색을 느낄 수 있어요. 언제...아니죠..지금 이 시기에 시간 되시면 산길따라 핀 진달래를 한 번 봐 보세요...ㅎ'
택시 아저씨 왈~ ' 그래요...? 진달래가 그런가 보네요. 한 번 그래봐야 겠네요...'
봄날의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보며 택시안에서 나눈 대화가 서로 어깃장 같으면서도 빗나간듯 하면서도 나름의 꽃보는 법에 대한 감성은 서로 크게 어긋나지는 않은거 같기도 하고... 봄날은 꽃을 보는 법, 사람들이 꽃에 마음이 왜 저절로 열리는지부터 알아야 봄날을 대하는 자세가 아닐런가 싶어진다. 모든 꽃들 그 자체의 피어남은 숭고하다.
봄날의 꽃들은 그리도 사랑스러운데 사람꽃은 어찌 그리도 흉악하고도 더티하단 말인 것인가... 직업을 차별해서가 아니라, 이제 피어날 꽃들의 목숨이 왜? 공사장 인부 노임 단가 값에 비유되어야 한단 말인가...? 그 꽃들의 미래를 그리 규정한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봄날 못내 그것이 궁금하고도 궁금하다. 그 피어날 꽃들중에서 흉악한 사람꽃이 제시한 모든 금액을 다 통털고도 더한 재화를 벌게될지 니덜이 어찌 알고, 그런 제시를 하는 것이야...? 니덜 기준인 것이냐...? 누가 그런 기준을 만들었는데...? 나는 니덜 그런 기준에 동의 못하것다.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이 얼마나 다양한데 그 따위 기준에 맞추는 것이야...? 두 번 죽인다는 것이 그런 것이다. 살아봤자 별거 없다는 뜻이냐...? 피지 못하고 간 꽃들의 꿈까지 짓밟지는 말아야 하는거 아니냐... 그 꽃들의 가족들 마음은 또 어쩔 것이냐... 그리도 사람 맘을 밟고 또 밟고 지나가도 정녕 좋은 것이냐... 멈출 수 있을때 멈추는게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