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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4.04.28 1830 고구려함 아일랜드
-. 현재 우리과 보유하고 있는 장비현황은 이러합니다.
군수참모가 두툼한 서류철을 꺼내들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 육군
해병1사단을 주축으로 새로 편제된 기갑 3개 여단 6,000명
전차를 현지에서 미군으로부터 보급받기로 했기 때문에 보유장비는 후기형 k-200 300대 입니다.
방공여단 800명으로 보유장비는 대공장갑차 20대
천마발사기 20문 기타 방공포 다수입니다.
공수여단 1000명 공격헬기 10대, 수송헬기 50대,지원헬기 10대 입니다.
공병여단 1000명 건설장비 다수
기술병과 민간인 1000명
총 9800명
-. 공군
헤리어 15기,조송사 20명, 기술자 100명입니다.
총 135명
-, 해군
고구려함 항모 승무원 850명
수송선 10척 450명
카케리어 2척 60명
상륙함 1척 승무원 45명
지원함 2척 60명
구축함 3척 750명
프릿킷 5척 450명
고속정 10척 450명
총 3,115명
- 총인원 13,050명
- 여유 식량 : 약 15일분
여유 기름 : 해군용 잔존 약 60일분 미항해시
약 15일분 항해시
항공유 15대 기준 150시간
헬기용 70대 기준 50시간
육군용 30,000리터
기타 장비들은 서면으로 보고하겠습니다만, 상기에서 보듯이 에너지원을 찾지 못하면, 최소한의 운용을
한다 하더라도 올해 안으로 모든 에너지를 소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름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되며 각 군의 기계운용을 꼭 필요한 곳에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를 듣고 있던 조준옥 사령관은 보고가 끝나자 무겁게 입을 열었다.
-. 한시적인 막강 화력이란 말이지. 올해안에 한반도를 장악해야한다는 결론인데.. 음..
일단 에너지관리에 신경 쓰도록 하고 제주 접수 후 극도로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
제주도 접령은 공수여단에게 맡기도록 하지. 공수여단장.
- 예 사령관님.
- 세부계획을 작성해보라고. 정보참모가 제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구. 메인컴퓨터에서 찾아보면
다 있을 거야. 그리고 되도록이면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짜라구. 비살상 무기를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데. 다 우리들 선조니까.
- 알겠습니다.
김준용준장은 함교를 빠른 걸음으로 나가고 있었다. 깡마른 체격에 앞머리가 듬성듬성한 김준장은
빠르게 전개되는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16세기의 조선군과 싸우는 것은
공수여단에게는 10살 먹은 꼬마와 싸우는 것보다 쉬운 임무지만 사상자를 최소화 하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미지의 세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병사들의 통제가 제대로 될지 문제였다.
자칫 잘못하면 대량학살로 이어질지도 몰랐다. 대량학살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속전개가
생명이고 하룻밤사이에 제주를 접수하는 것 밖에 없었다.
정보참모가 넘겨준 정보를 바탕으로 공수여단 작전참모는 마치 시위진압계획을 짜는 기분으로
이번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기본 뼈대를 토대로 각 소대의 진입경로와 접수 시간을 정하고
한차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가 나왔다.
작전개시 30분 안에 주요 목표지점 침투완료.
1시간 안에 점령종료 2시간 안에 상황종료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가 나왔다.
다만 사상자가 100여명 이상 나올 것으로 파악되었다.
투포결과는 만장일치로 가결되었다. 제주접수에 대한 작전설명이 있고 사령관의 제가를 득한
공수여단은 각 소대별 작개가 내려지고 있었다. 오늘 24시를 기해 작전을 개시하고 오전 3시에
작전완료 오전 6시에 주요인사 연행완료 10시에 제주도에 공병2개 대대와 기갑 1개 여단의
상륙완료가 끝남으로서 작전은 종료되는 것이었다.
1594.04.29.0000
각 헬기에 분승한 약 500명의 1차 강습병력이 항모갑판과 수송선 갑판을 떠나고 있었다.
그들은 우선적으로 제주읍성, 정의현성, 대정현성을 점령하고 주요 해안 요충지인 화북진, 조천진,
별방진등 9개 진을 점령하는 것으로 1차 작개를 마친다.
1594.04.29.0030 제주읍성 상공
제주목사가 기거하고 제주도에서 가장 큰 성인 제주읍성은 고요한 새벽을 맞이하고 있었다.
하늘을 나르며 괴성을 지르는 헬기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정보를 오직 역사의 기록에
의존하여 침투작전을 펼치고 있는 공수여단 소속병사들은 불안하기만 했다. 하지만 휴대장비의
우수함에서 오는 믿음과 시끄러운 헬기 로터음이 어느 정도 불안감을 밀어내곤 하였다.
-. 나 중대장이다, 1소대는 관청을 빠른 시간 안에 접수하고 제주목사 및 관리들의 신변을 확보하라
2소대와 3소대는 각 성문과 성곽 주요지점을 확보하고 자리를 이탈하지 마라. 무단 접근자는 그 신변을
확보하라. 최대한 살상을 자제하라. 건투를 빈다. 각소대별 산개.
4대의 치누크가 편대를 이뤄 흩어지기 시작했고 AH-1S코브라 헬기가 만약을 대비하여 1소대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제주읍 관청입구에는 왜의 대규모 공격은 없었지만 그래도 온 나라가 전쟁 중이라 두 명의 군졸들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목사가 거주하는 관청 곳곳에는 횃불이 환하게 빛나고 있어서 헬기들이
찾아가는데 어렵지 않게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정확하지도 않은 500년 후의 지도를 바탕으로
길을 잡고 있는 조종사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아마도 각 성문으로 흩어졌을 2소대와 3소대를 실은
헬기 조종사는 정확한 낙하지점을 찾느라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 그곳도 횃불이 있다면 또 모를까.
-.정문에 보초가 둘 있습니다.
아파치에서 정찰보고를 들은 중대장은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짓더니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 1소대장은 바로 중앙으로 들어가 목사의 신변을 확보하라 난 정문으로 들어가겠다.
조심하고 살상을 최소화하도록.
- 예 알겠습니다.
- 전 대원 랜딩존에 다 왔다. 작개데로 움직이고 상호 무선을 연결시켜놓기 바란다.
적의 화살에 주의하고 활을 들고 있는 자는 무조건 쏴라 이상 무훈을 빈다.
- 이보게 김서방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 그러게 바람이 심하게 두는데 돌풍인가 ?
- 아무래도 이상하군. 앞으로 통발을 넣어야 되겠어. 조금만 윽.
김서방은 가슴에서 느껴지는 격력한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의식을 잃었다. 멍하니 김서방을 보던
이서방 역시 알 수 없는 통증을 느끼고 의식을 잃었다.
전시 동원체제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제주도를 왜놈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었건만
적 그림자도 보지 못하고 말로만 듣던 조총에 맞았나 보다. 이서방은 의식을 잃으면서
이젠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확실히 고무탄도 무서운거구만. 이것을 잘 활용하면 사상자를 많이 줄이겠는데요 중대장님.
- 그렇긴 하군 이중사는 역시 사격솜씨가 좋군. 하하하
헬기가 동원 정문 앞에 착륙하고 본부중대요원들과 중대장이 뛰어 내렸다. 아까 쓰러진 군졸들을
줄로 꽁꽁 묶어놓고 문을 활짝 열었다.
안쪽에는 헬기소리에 놀란 군졸들이 20여명 창을 들고 있었으나 그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니었다.
생전 처음 보는 것이 하늘에 떠 있었기 때문인데 갑자기 하늘에서 하얀 꼬리를 달고 연같은 것이
내려왔는가 싶더니 사방이 하얗게 변하고 눈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내 숨 쉬기에 곤란을 느낀
나이 많은 이들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려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콜록콜록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난생처음 느끼는 상황에 지휘관마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갑자기 머리에 심한 충격이 오더니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 최루탄 한방에 스무명이라. 이거 완전히 장난이구만. 야 저격병 자리 잡고 혹시 있을 궁사를
찾아라. 그들이 유일한 우리의 위험요소이다.
10여명의 병사들은 재빨리 쓰러진 군졸들을 묶어서 한곳에 모아두고 서너명의 저격병들이 자리를
잡으러 뛰어갔다. 두명을 포로 감시및 정문경비로 남겨두고 중대장은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고 있었다.
이미 안은 정리가 다 끝나있었고 혹시 있을지 모를 탈출자를 잡기위해 외곽으로 2개분대를 착출하여
순찰들 돌도록 지시했다.
의외로 제주읍성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목사를 비롯하여 군졸들이 200명이 되지않았고 창졸지간에
당한 일이라 미쳐 대처하기도 전에 고무탄에 쓰러지고 최루탄에 눈물을 흐리며 쓰러져야만 했다.
기록상으론 제주도에 1000명의 상비군이 존재했어야 하지만 여러성과 진으로 흩어진터라 관청에는
많은 군사가 있질 않았다. 아마도 성문 곳곳에선 이보단 치열한 전투가 벌여졌을 것이다.
잠시 후 2진이 도착하여 병력을 내려놓았다. 1대대장인 오종우중령이 가볍게 인사를 받으며 관청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심중위는 대대장을 보자 거수경레를 하며 보고하기를 잊지 않았지만 언제 조인트를
날릴지 모르는 오중령이였기에 내심 조마조마하고 있었다.
- 충성 1중대 보고합니다. 현시각 본청을 완전히 장악하였으며 목사의 신변을 확보하고 200여명의
포로를 획득. 아군 사상자 0명 부상자 0명 입니다. 2/3소대는역시 각 성문을 장악했으며 포로 150명을
잡았으며, 장악과정에서 3명의 경미한 찰과상을 제외하면 모두 성공리에 작전을 완료하였습니다. 윽.
- 저들은 포로가 아니다 우리의 선조다 알았나. 대위
- 네 대대장님.
- 사령부에 전달하고 항구까지 길을 개척한다 2중대가 개척하고 3중대는 관청내부건물을 수색하고
서류를 분류하라. 주요인사 신원확보작전을 전개하도록.. 누가 누군지 알수 없으니 큰집에 사는
사람을 일단 접수한 후 선별해.
1594.04.29 0600
- 대체적으로 이번 작전은 성공입니다. 약간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만 우려했던 대량학살은 일어나지
않았고 일부 인사들이 성밖으로 탈출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만 아직 제주도를 탈출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작전참모의 보고를 들은 조대장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보고를 접하고 있어서인지
대체로 만족한 얼굴이다.
- 그들 때문에 초계를 할 수는 없겠지 기름을 아껴야 하니까. 잠수함소식은 없나.
- 네 아직 없습니다. 그들은 이곳으로 오지 않았거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된 건 아닌지...
- 당시 잠수함의 심도를 알수 있나.
- 아마 잠망경 심도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전방의 에너지막을 관측하기위해선 올라와야 했을 것이니까요.
- 음.. .. 오늘까지만 수색하고 수색을 중단하도록 하지. 그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1594. 04. 29 1700 사고지점 상공
박대위님 통신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 치이지직 여기는 장보고다. 아무나 응답하라. 지이~치~치~
- 이런 젠장 누구없어 아무나 좋으니까 대답하란 말야
미래에서 과거로 들어오고 처음으로 접하는 무선 통신이다. 어쩌면 저들은 실종된 잠수함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박대위는 송신 마이커를 입에 갖다 댔다.
- 여기는 고구려함 함재기다. 소속을 밝혀라
- 다시 한 번 말해주기 바란다 방금 고구려함이라고 했나 ?
- 그렇다 대한민국 해군항공대소속 박중이 대위다
- 와 만세 우린 살았다.
- 지금위치를 말해주기바란다. 이곳에선 보이지 않는다.
- 우리도 잘 모르겠다. 모든 항법장치가 고장나서 이리저리 헤메다 마지막으로 부상하여 통신을
시도 중이다.
- 잠시만 기다려라 통신유지하고 고도를 높이겠다.
모두들 포기해버린 그들이였지만 수색을 맡은 해군항공대로서는 그들을 포기할수 없었다.
오늘아침에 전달받은 수색중단명령은 그들에겐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막 박대위도 기수를 돌려 회항하려던 참인데 통신이 들어 온 것이다. 이번 비행이 그에게도
마지막비행이 될지 모르다는 생각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는 마음으로 예정수색지역을 벗어나
버렸지만 의외의 소득이 있을 줄 자신도 몰랐다. 기수를 올려 고도를 높이고 해상수색레이다를
최대로 가동했다.
레이더상에는 작은점들이 깜빡이고 있었는데, 사고발생지점에서 서쪽으로 50km이상 이동되어 있었다.
-여기는 박중이대위다 레이더로 확인했다. 육안으로 확인하겠다.
고도를 낮추고 작은 점으로 빠르게 접근한 박대위는 잠수함 두척이 떠올라있는걸 볼수 있었고
잠수함에는 수병들이 밖으로 가득나와 손을 흔들고 있었다.
- 여기는 장보고함장이다. 여기가 어디쯤인가 ?
- 현재 위치하신 지점은 제주도 남서쪽 130km지점입니다.
- 다른함대는 어디에 있나.?
- 지금 제주에 있습니다.
- 제주까지 항해가 가능하시겠습니까 ?
- 방향을 잡아주기 바란다. 혹 김좌진함을 보지는 못했나.
- 보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짧은 침묵이 흘렀다.
- 함장님 죄송합니다만, 저는 지금 돌아가야 합니다. 연료가 다 떨어져갑니다. 구난헬기와 함정이
곧 도착할 것입니다. 그때까지 조심하십시오.
그들은 이상한 에너지막을 조사하기위해 막 부상하던중에 변을 당했다. 모두들 깨어나보니 황당하기
그지없었고 잠수함은 엔진이 멈춘채 해류를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잠수함 수병들이 막 깨어났을 때 물속이라서 수상함처럼 바로 사태를 파악하지 못했고 단지 소나의
고장만을 추측할 뿐이었다. 부상을하고 나서야 수면이 너무 조용하다는 것과 모든 항법장치가 고장을
일으킨 것을 알았다. 진해로 귀환하기위해서 항로를 북으로 잡고 항해하고 있었으나 별자리를 보며
항해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몇번의 시행착오끝에 겨우겨우 이곳까지 온것이다.
그들이 얼마나 떠내려갔었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1594. 5. 15.
제주도를 완전히 장악한 미래의 군인들은 일단 공수여단, 1기갑여단, 공병여단, 민간인들을 제주도에
상륙시키고 나머지는 선상생활을 계속해나갔다. 다행히 정훈장교들의 노고로 제주도민들은 이들을
천군으로 믿고 따르고 있었으며 몇건의 불미스러운 일을 제외하고는 제주도민들과 천군사이엔
큰 마찰이 없었다.
공병여단은 일단 임시적으로 항구를 건설하여 급한데로 고속정의 접안시설을 마련하고 제주도를
빙둘르는 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주로 제주도민들의 숙식제공과 기술자들이 합세하여
빠르게 진척되고 있었는데 아스팔트를 까는 것이 아니라 궤도차량이 다닐수 있을 정도로 기존의 길을
개보수하는 수준이라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었다.
중장비를 사용했으면 훨씬 빨리 끝났을 일이지만 한방울의 기름이 아쉬운 이때에 이런 일에
소비할수는 없었다. 모든 유류소비는 전투시에만 제공되도록 규정되어있었으며, 중장비의 도움이
필요한 난공사시에만 중장비의 투입이 허가되었다.
부족한 에너지원을 해결하기위해 기술자들은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기를 만들어 아쉬운데로
전력을 생산하여 사용하고 있었으나, 대부분의 사병들은 조선시대에 맞게 촛불을 사용하거나
대체기름을 사용하였다.
-. 이상한 복장에 커다란 쇠덩어리를 말이나 소가 끄는 것도 아닌데 움직이는것을 보니 그들은
틀림없이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들이였다. 들리는 말로는 진짜로 하늘을 날라다닌다고도 한다.
더구나 백록담수를 끌어다 그들이 알려준데로 농사를 짓으니 이렇게 쉬울수가 없었다.
백록담을 이용할 생각을 하다니 그들은 틀림없는 천군이다. 아마도 왜놈들에게 어려움을 당하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 단군님께서 보내셨으라라. 학교를 열어 신분에 상관없이 배우고자하는 자는
다 받아들인다하니 나도 한번 가봐야겠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뜬눈을 새운 개똥아범은 올해로 20이였지만 허구헛날 빈둥빈둥 노는게 일이였으나
어제본 방을 옆에서 읽고 있던 이방에게 전해듣고 중대한 결심을 하고 봇짐을 하나 지고 집을 나섰다.
- 여기 모이신 분들은 이곳이 앞으로 건설할 대한민국의 시험장이라 생각하시고 앞으로 8월까지
3개월동안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번에 격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있을 조선의 개혁에서는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럼 각자 맡은 분야에
대한 보고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술자 단장을 맡고 있는 김영철단장은 현재 그 위치가 애매모호했지만 암묵적으로 모두들 조사령관과
동급으로 대하고 있었다. 기실 전시대에 그들은 동급이였고 더군다나 친구사이기도 했다.
- 일단 오늘부터 학교를 개원할 예정입니다. 3개월동안 한글,산수,역사를 각각 2시간씩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응소한 인원은 1000명이 넘어서 각성에 한개씩 운영하고 추후로 추가할
예정입니다. 여기엔 정훈장교들을 비롯하여 민간인이 100명정도 투입됩니다. 군사학교는 군부에서
별도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 현재 정확한 제주도민을 파악중이며 이일에만 공수여단 전 병력이 동원되어서 이달말중으로
파악이 끝날 예정입니다. 아우러 토지조사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워낙 문서가 빈약한지라
다음달에나 되어야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것 같습니다.
- 제주순환도로는 어느정도 윤곽이 나왔고 8월까지 관통도로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여기엔 공병여단이
전부 투입될 것입니다. 기존 길이 없는 구간이 많아서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것으로 생각되지만,
화약을 이용하면 8월안으로 도로 한개정도는 공사가 끝날 예정입니다.
- 풍력발전만으로는 원활한 전력을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지금 소형화력발전소를 건설중입니다만
인원이 부족하여 다음달에나 완공될것 같습니다. 한라산의 나무를 좀 때야될것 같네요.
민간인들은 빠르게 행정을 접수하고 안정화시켜 나가고 있었고 천군의 말을 완전신뢰하는 도민들은
그들은 하늘처럼 받들고 있었다. 일부 지배층들이 반란을 도모하였으나 일반백성들의 밀고로 대부분
사전에 발각되어 체포되었다. 일부는 조각배를 타고 전라도로 탈출을 감행하였지만 도중에 고속정에
걸려 수장되어 버리곤 하였다.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던 지식인들은 대부분 옥에 갇히는 꼴을 면하지 못했고 모든 토지는
완전 몰수되어 농민들에게 균등하게 분배되었다. 3할의 세금을 낸다는 조건이었지만 그들에게는
그게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토지를 소유한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였기 때문이다.
민심을 완전히 획득한 천군은 현대화된 행정조직을 갖추고 앞으로 있을 한반도 경영에 대비해 나갔다.
제주읍성의 한 관아에서 민간인의 회의가 있을무렵 대정현성에 사령부를 설치한 원정사령부는
한창 한반도 진주 전략과 명과 금, 왜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 일전에 투입된 정찰대로부터는 소식이 있었나. ?
-. 네 사령관님. 그들은 현재 한양에 침투해 있으며, 추후 있을 공격에 대비하여 주요 인사및
주요지점에 대한 정찰활동을 개시한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10일에 한번씩 보고를 해 올것입니다.
-. 그들의 보급은 어찌하기로 했소.?
-. 제주에서 상단을 꾸리고 있는 김초시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가 소유하고 있는
한양의 한 점포를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 각별이 안전에 신경쓰도록 하시요. 그건 그렇고 왜에 정찰대를 파견하도록 합시다.
그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알 필요가 있으니까.
그리고 수립된 앞으로의 일에 대해 결정을 내리도록 합시다.
-. 일단 구월에 있을 한양 접수작전입니다.
역시 공수여단이 투입되고 한강으론 고속정편대가 한강깊숙히 침투합니다.
각 고속정뒤에는 2 기갑여단이 장갑차 50대와 함께 투입됩니다.
아울려 강화도를 1기갑여단이장갑차를 30대만 대동하고 상륙하고 3기갑여단 전병력이 소총으로만
무장하고 한강을 거쳐 2 기갑여단을 지원합니다. 9월 1일 2200시에 작전을 개시하여 2400시에 침투완료
익일 0300시에 한성을 접수하고 1000시에 방공여단 전병력과 잔여해군병력이 소총으로 무장하고
한강 마포를 거쳐 한성에 입성합니다.
제주도는 공병여단과 민간인부대가 도로건설과 함께 방어에 임합니다. 본작전에는 수송선 3척과
상륙함 지원함 1척만이 지원합니다. 전 헬기가 총동원되며 자주포대 1개포대가 2기갑여단을
지원합니다. 이 작전의 요체는 공수여단이 얼마나 빨리 궁을 점령하고 선조 및 광해군의 신변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기위해 실탄을 장전할 것을 건의합니다.
이상입니다.
그리고 한성의 완전접수후 의병들과 관군을 규합하여 일본 대마도와 큐슈지방을 빠른시일안에
접수합니다. 그곳에서 나오는 식량을 최대한 한반도로 수송해와야만 우리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고
우리의 일차 목표를 성공리에 마칠수 있을 것입니다. 대마도 접수작전은 주로 제주도민과 해군으로만
수행할 예정이며 큐슈 접수작전은 의병과 조선수군을 이용할 예정입니다.
그들은 왜에 당한게 있으니 만큼, 휼륭히 전과를 이루워낼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법 긴 작전참모의 작전의 개요를 들은 1기갑여단장 노성민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 사대부들을 어찌 처리하실 생각이지. 그들을 모두 통제하기는 힘들텐데. 더구나 의병들이 우리의
통제에 들어올지도 의문이고.
- 사대부는 일단 왕명으로 해결합니다. 모든관료들의 관직을 파직하고 새로이 임명을 합니다.
되도록 중인들을 등용하고 명망있는 관료들은 유임시킴니다.
의병들은 아마도 왜정벌을 희망할 것이기에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거기다 왕명이 있으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겠죠. 보다 확실하게 하기위해서 이달말부터 한성에 천군이 내려온다는 유언비어를
퍼트릴 예정입니다.
- 그런데 지금 선조는 어디에 있소
시쿤둥하게 작전참모의 설명을 듣고있던 제1함대사령관인 김지영소장이 말을 꺼냈다. 지금은 해군이
힘을 쓸일이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목선을 상대해야될 해군으로서는 고속정한척만으로도
목석 수백척을 상대할수 있었다. 물론 탄약지원이 계속된다는 가정하에서지만.
김지영소장의 질문에 작전참모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책상위에 놓여진 노트북 키보드를
몇번 두드리더니 난처한 표정으로 읽어가고 있었다.
- 6월14일 영유출발 강서 도착
8월 11일 해주출발 임해군, 순화군과 상봉
9월 22일 한양으로 떠남
- 아니 그럼 작전개시일에 한양에는 아무도 없다는 말 아니요 이런 참...
보란듯이 한방먹은 작전참모는 할 말이 없었다. 너무도 당연한 것을 그는 고려하지 않은것이다.
평시라면 당연히 왕은 한양에 있었을 것이지만 지금은 전시였다.
왜란이 일어난지 일년이 겨우 지났으니 말이다.
- 작전을 처음부터 다시짜던가 아님 선조를 모셔올 부대를 따로 편성해야되겠군요
- 선조를 모셔올 부대를 편성하는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차라리 작전일시를 한달뒤로
늦추는 것이 좋을듯 싶은데요.
- 그러면 바로 겨울이 닥칠텐데 우리군은 겨울에 대한 대비가 취약합니다. 겨울대비에 시간이
촉박할 것입니다만,
- 일단 정보를 취합하기 위해서 해주에 정찰대를 파견하도록 합시다. 육지를 따라 이동하며
정보수집을 하도록 합시다. 정예인원을 뽑아보도록 하시지요. 장거리 통신망이 없으니까
취합된 정보는 나중에 귀환할 때 가져와야겠군. 이번 작전에는 잠수함을 투입합시다.
1594. 5. 20.
제주라 해서 전부 현무암 층은 아니다. 물론 제주가 화산섬이긴 하지만 화산 폭발만으로 이루어진
섬은 아니다. 제주도 서쪽해안을 따라 모슬포 까지는 벼농사가 가능한 지역이다. 이쪽은 후에
화산폭발의 영향을 받았지만 원래 육지지역이였기 때문인데 제주 다른지역과 토질이 다르다.
서귀포쪽 속치 자구리 라는 지역과 선반내라고 불리우는 지역이 또 있다.
(이상은 이주성님(다음카페 테프콘포에버)의 설명 )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들판을 바라보며 부러오는 바람을 시원스레 맞고 있는 김준영 박사는
약 두달간의 기간이 꿈만 같았다. 사막의 열악한 환경에서 잘자라는 농작물연구를 위해 가져온
종자씨들이 김박사가 뿌려놓은 논과 밭에서 다 자라서 수확할 때 쯤이면 천군은 한양을 확보하고
한반도 장악 작전을 개시할 것이다.
어느정도 정리가 되면 김포일대를 대상으로 그 개체수를 늘리고 반도 전역에 뿌리면 신농씨가
내려오셨다고 농민들이 자신을 얼마나 존경할까. 흐흐흐흐 아마 내가 죽은뒤 조선에는 김준영을 위해
제사를 지내주는 사당도 생길지 모른다..
실실웃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이상진 박사는 김박사의 옆구리를 콕 찔렸다.
- 준영이 밥 먹으러 가지
- 어, 응 , 그래
과거 대한민국 최연소박사이며 최고의 석학임을 자타가 공인했던 김박사는 학계에 남아서 후진을
양성하는 것이 꿈이였으나, 추잡한 줄대기에 연연하는 학계의 더러운 고리에 환멸을 느끼고
국방연구원에서 신무기 개발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새롭게 개발한 대공미사일의 시제품을 들고 사막에서의 효용과 한계를 연구하기위해 비밀리에
승선했지만 운명의 장난은 그를 500년전의 제주도로 보내버렸다. 어쩌면 이곳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할지도 몰랐다.
요즘 그는 완전 농업사회를 어떻게 빠르게 산업사회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이전 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문을 작성하고 있었다. 이는 사령부에서 그에게 의뢰한 연구로 현재의 기반으로는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동북아를 장악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무기를 시대에 맞게 발전 개량하는 것은 다른 팀이
받아서 연구중이고 그는 거대한 사회구조의 틀을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해야만했다.
그러기 위해서 그에게는 대용량컴퓨터가 제공되었고 모든 정보로의 접근을 허용하고 있었다.
어제까지 전국의 지하자원분포를 조사한 표를 작성하였고 그 활용법을 구상했다. 내일은 중국과
일본 시베리아의 지하자원 분포도를 작성해야만 하지만 정보량의 부족으로 확인된 정보만을 취합할
예정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는 대부분 c/d로 저장되어있는 백과사전과 부수의 데이터 파일에서
축출하고 있는 것이라 그 양과 질에 있어서 조잡하기 그지없었다.
자신이 살았던 시대 같으면 인터넷에 접속하여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보들도 여기서는 하나하나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렇게 작성된 자료들도 직접 실사하기 전에는 그 진위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집으로 돌아오는 이상진 박사와 김준영 박사들 곁으로 아이들이 재잘대며 뛰어갔다. 한 아이가
뛰어오더니 김박사 에게 인사를 꾸벅 하곤 까르르 웃으며 애들쪽으로 뛰어갔다. 아마 새로 개설된
학교에서 한글을 공부하고 집으로 가는 중인가보다.
이달 초 부터 각 성에 생긴 8세에서 15세를 대상으로
개설된 학교에서는 한글과 산수를 가르치고 있었고 군사학교에서는 1개월과정으로 군사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신분의 차별을 두지않고 개방되었기에 처음에는 십여명 안팎이던 것이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1000명에 육박해 있었다. 그들에게도 역시 한글과 산수 간단한 군사훈련을 시행하고 있었다.
총을 들려주기에는 어렵고 여분의 소총도 없어서 대부분 나무 창을 들고 제식훈련을 하고 있었으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었기에 하루에 6시간의 학과를 무리없이 진행시키고 있었다. 그들은 훗날
대마도를 점령하고 유지할 대마도군의 초석이 될 것이다. 어차피 대량의 장갑차를 운용할만한
기름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 가용 가능한 포병훈련만은 천군과 같은 수준으로 시키고 있었다.
1594. 6.20. 사령부
지금의 제주항에 설치된 사령부는 임시회의를 열고 있었다. 오전에 육지정찰대가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선조일행의 행방을 몰라 난감해 했던 사령부로서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회의장이라고는
하지만 컨테이너를 여러 개 겹쳐 놓은 것에 불과했다. 그래도 회의장으로서는 손색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해군 장성들이 들어오고 모두를 자리에 않았다.
- 금일오전에 접수된 한양에 있는 정찰대의 보고에 따르면 선조일행은 이미 작년에 한양으로 돌아와
지금은 임시로 월산대군과 계림군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 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작전을 변경 없이
시행할 것을 건의합니다. 이미 보고를 접한 사령관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김지영소장은 대뜸 큰소리로 질문하기 시작했다.
- 그게 무슨 말이요, 며칠 전에만 해도 지금 영유나 해주에 있을 거라 하지 않았소 10월에나 한양에
도착한다더니 정보의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소, 이미 우리는 미래의 정보를
바탕으로 작전을 수립하였는데 이렇게 되면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세워진 작전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됩니다. 작전참모는 작전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1함대사령관의 지적은 누가보기에도 타당했다. 그렇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육군 주도로 이루워지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은근한 불만이 실려있었기에 작전을 수립하고 계획한 작전참모로서는 얼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 물론 지금과 미래의 정보사이에는 어느 정도 오차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는 충분히 신뢰할 만 합니다. 그에 벗어나는 사건들은 그때 그때 수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세워진 작개에 따라 훈련이 진행되고 있고 민간인들의 건설 계획이
수립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재검토는 현실적으로 무리이며, 결정적으로 시간이 없고 연료의 한계치를 생각한다면
계속 진행되어야만 합니다.
- 그만하면 되었소 장군들, 김지영 소장의 의견도 타당하고 작전참모의 의견도 타당하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일단 세워진 작계를 현실에 맞추어 약간 수정하기로 합시다.
그건 그렇고 요즘 해군사정은 어떻습니까.
큰 기침을 몇 번 하더니 김지영 소장이 말문을 열었다.
- 지금 세워진 작개에 따르면 해군은 앞으로 2-3번의 작전을 보조하는 것을 끝으로 지금의 해군력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물론 잘 아시겠지만 연료 부족때문인데 이 때문에 수병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사령관님께서 해군의 미래에 대해 확실한 입장표명을 해주셔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만,
- 모두들 다 아시겠지만 우리가 유전과 정제시설을 확보하지 않은 이상 함대과 항공기는 시간이 지나면
모두 해체해야 될 것입니다. 그래서 산업기반시설에 투입 되어야 될 운명입니다. 물론 만일을 대비해서
최소한의 기체와 함정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만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수병들이 조선시대의
판옥선을 탈수는 없으니까 그보단 육군으로 편입할 생각입니다. 일부는 해군사관학교에 교관으로
임명될 것이고 희망자에 한해서 희망시설에 투입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한반도를 완전히 장악하고 큐슈를 장악한 다음의 일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발표하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해군과 공군에게 죄송합니다.
빠른 시일 안에 유전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만. 빨라야 앞으로 10-20년 후가 되지않을까 합니다.
사령관의 해명을 들으면서 김지영 소장은 한편으론 이해하지만 한편으론 섭섭하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했다. 모든 해군 장병들이 어렴풋이 느끼고 있을 자신의 운명을 사령관으로부터 직접 확인하고 나니
허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날이 언제 올지 모르지만 해군이 해체될 그날까지 최선을 다 해야만 했다.
해군 없이 앞으로의 작전은 성공할 수 없었다. 일단 공을 세워 놓고 그에 걸맞는 자리를 요구하면
아무도 반대하지는 않을 듯 보였다.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컨테이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군수지원에 대한 회의가 한창이었다.
각 참모부별로 세워놓은 계획을 검토하고 재검토하고 10년안에 산업사회의 기틀을 만들기 위한
세부사항을 점검하고 토론하느라 매일매일 장교들과 기술 지원단들의 회의는 끊이질 않았다.
-. 식량이 의외로 많이 부족합니다. 지금까지는 관아에 있는 곡식과 지방 유지들의 곡식을 빼앗아
사용했지만 조만간 일반 백성들에게 갹출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앞으로 한달이 문제인데
대체 음식이라는 것이 생선밖에 없어서 걱정입니다. 함정을 고기잡이에 사용할수도 없고….
군의 보급을 책임지고 있는 보급참모부에서는 식량과 앞으로 닥칠 겨울을 대비하기위한 회의를
매일매일 하고 있었지만 뽀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 일본놈들 것좀 빌려올까요 ? 지금쯤 대마도에다 엄청 쌓아 놨을텐데요.
장나기어린 김중령이 의견을 내놓았지만 아무도 호응을 해주지 않았다.
김중령은 지금까치 너무 황당한 것들만 내놓았다. 한번은 전라도를 털자고 하더니
한번은 상해을 털자고 했다. 아마 전직이 도둑이거나 해적집안 출신이었을 것이다.
- 훈련생들의 훈련도 시킬 겸해서 사냥훈련의 빈도를 강화시키고 해산물채취에 신경을 쓰도록 합시다. 식량통제를 당분간 좀 철저히 하도록 하시고 각 부대별로 식량절약에 협조하도록 공문을 돌리고
사사로이 식량을 버리는 자는 처벌한다고 공지합시다. 이상 회의를 마치자. 아이고 머리야.
어이 김중령은 남아.
뜨끔한 표정으로 김중령이 일어나려다가 엉거주춤한 자세에서 다시 않았다. 다들 나가자 보급참모와
김중령만 남아있는 회의실에 한기가 돌기 시작했다.
어쩔 줄 몰라 하며 김중령이 바닥에 있는 발가락만 쳐다보고 있는데..
- 아까 한말 말야
- 네 에
- 그거 가능할거 같나,
- 정보만 확실하다면 모조리 뺏아올수 있는데 정보가 있어야죠. 그리고 사령부에서 허가해줄지도
의문이구요. 가뜩이나 기름통제가 심한데.
- 일단 세부계획을 짜봐 필요인원이랑 필요장비랑 해서 내일까지 올려봐.
1594. 6.21
군수참모부에서 건의한 대마도 습격. 이른바 해적행위는 결국 사령부에서 승인이 나지 않았다.
한번쯤 해볼만한 일이긴 했지만.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적진 깊숙이 들어가서 보급창고를
불사르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그것을 가져오기란 목숨을 담보로 해야만 했고, 성공가능성도 희박해
보였다. 마땅한 운송수단이 없을 뿐더러, 정말로 저들이 군량미를 대마도에 쌓아놓았는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다만, 김중령의 의견을 참조하여, 한 개 팀을 대마도에 침투시켜, 앞으로 있을
대마도 정벌을 위해 정보 수집활동을 하도록 명령했다. 요행히 저들이 군량미를 마련해 놓았다면
대마도를 접수 하면서 같이 확보하면 되었다.
당분간 전 제주도민의 식량을 한 군데로 모아 배급제를 실시하며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길어야
서너달만 버티면 되었다. 조선을 확보하면 그들의 식량은 단숨에 해결될 수 있었다.
1594.8.31 2100 서해안 강화도 서쪽 40 km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천군의 작전이 시작되기 3시간전이다. 깜깜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조대장은 실시간 정보가 디스플레이되고 있는 상황판을 보면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 사령관님 작전을 전파하실 시간입니다. 모든 부대들이 작전선상에서 작전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작전명령을 전파하도록
- 작전명 천군의 비상을 실시한다. 각군은 작개대로 움직이고 최대한 시간을 아끼기 바란다.
살상자를 최소화하되 자유발포를 허가한다.
상황실의 오퍼레이터들이 무선을 개방하고 각급부대에 작전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1594.08.31 강화도 해안
상륙함과 카케리어한척이 강화도 해안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최고 속도로 접근한 두척은 점점 속도가
줄어들더니 완전히 멈춰 섰다. 다행이 바닥이 뻘이라서 선체가 동강날 정도의 큰 충격이 선체에
가해지지는 않았다. 함이 완전히 멈추자 수송선 뒤쪽의 문이 열리면서 바닷물이 안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물이 차오르자. 장갑차들이 해안가를 향해 서서히 움직였다.
이미 고속정부대는 한강입구에 다다르고 있었고 헬기들이 미리 파악한 해안포를 파악하여 파괴하고
1개분대씩 병력을 분산배치하기 시작했다. 헬기의 도움에 힘입어 고속정부대는 뒤에 장갑차를 하나씩
태운 급조한 바지선을 달고 힘겹게 상류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들이 안전하게 마포에 상륙을 하고 나면
뒤이어서 모터보트에 탑승한 방공여단과 해군병력이 차례로 탑승하게 될 것이다.
공수여단을 태운 헬기들이 한강 위를 날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2기갑여단이 마포에 상륙하기 전에
한양의 주요 길목을 장악하고 교통로를 확보하며 선조의 신원을 확보해야만 했다. 그들중 몇 대의
헬기들이 중간 중간에서 2기갑여단을 유도 했다. 공수여단 1대대 김정민소대에게 내려진 임무는
마포를 확보하여 2기갑에게 인계한후 마포부터 서대문까지의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다.
다른 소대의 임무에 비하면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 설사 조선군의 공격이 있다 하더라도
한시간만 버티면 막강 2여단이 도착 할터니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 여의도가 보이는 것으로 봐서 마포에 다 온 것 같다. 전원 무장점검하고 착지후 1분대는 주변을
정찰하고 크레모어를 설치하라. 2 분대는 상륙지점을 확보하고 유도등을 설치한후 3분대를 도와 주변
수색을 한다. 3 분대는 예정대로 교통로를 확보 하기위해 서대문으로 전진한다. 이상. 목숨을 아껴라 .
늦은 시간이라서 마포나루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루터에 내린 병사들은 숙지한대로 임무를 수행해
나갔고 나루터 주위에 있는 난전의 흔적들은 한쪽으로 모아져 불을 붙이고 2기갑여단에게 등대 역할을
하게 했다. 중대장에게 마포확보를 보고한 소대장은 주변을 정리하고 3분대를 서대문으로
진격 시킨 후 매복에 들어갔다. 혹시 있을지 모를 적에게 죽기는 싫었으니까.
1594.8.31.2300
선조대왕은 웅웅웅 들려오는 소리에 잠을 깼다. 작금의 왜란을 당대에 당해 하루도 편하게 잠자리를
들지 못한 그로서는 오랬만에 일찍 잠이 들었지만 생전 처음 듣는 소리에 잠을 깨고나니 은근히
화가 났다.
- 게 아무도 없느냐
- 예 상감마마 찾아 게시옵니까.
- 지금 이 소리가 무슨 소리이냐
- 잘은 모르오나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 인 듯 하옵니다 마마
- 나가서 소상히 알아보고 오도록 하여라.
- 네 상감마마
그렇게 나간 내관이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돌아오지 않자, 선조는 너무도 궁금하여 직접 나가려
몸을 이르키려했다. 그때 방문이 거칠게 먼저 열리고 시커먼 복장에 시커먼 얼굴을 한 일단의 무리들이
방으로 들어 왔다. 그들은 예를 취하지 않고 다짜고짜 묻고 있었다.
- 당신이 이 나라의 왕이요.
- 무엄하다 누구냐 이놈 감히 짐 앞에서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다니. 어느 백성이기에 몰골이
이렇단 말이냐 어서 썩 무릎을 꿇지 못할까.
- 내 이놈 ! 너는 왕으로서 백성을 잘 보살피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라는 천명을 어기고 이렇듯 왜란이
일어 만 백성을 고통의 지옥 불에 밀어넣었으니 너의 부덕이 참으로 크도다. 난 단군환제님의 명을
받아 하늘에서 내려온 천군장수로 그대를 하옥하고 왕좌를 박탈 하러왔도다. 순순히 무릎을 꿇고
오라를 받아라.
-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여봐라…
- 어서 저 죄인을 포박하여 경복궁터로 압송하라.
선조의 신변을 확보한 김준용 준장은 이제 느긋하게 다른 왕자들을 잡고 아침이 오길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4대대 병력이 조금 있으면 경복궁터와 기타 궁전을 장악하고 외곽방어막도 쳐질
예정이니까 그곳에서 2기갑여단의 병력을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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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길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