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동향 - 지하자원 및 지하공간의 활용
④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기술
송재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의 필요성과 원리
국내 온실가스의 연간 발생량은 1990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2년부터 6억9 천만톤 근처에서 안정화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그림 1).
온실가스의 주요 발생원은 에너지 관련 산업(85%)으로 산업공정(8%)이나 농업(3%)에 비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림 1> 분야별 온실가스 배출량(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15
이산화탄소(CO2)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국내의 경우 2013년 기준으로 전체 온실가스의 92%를 구성하고 있다. 2013년 대비 2050년의 지구 평균온도 증가치를 2℃이내로 억제하고자 할 때 CO2 발생량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에너지효율향상(38%)이 가장 효과적이며 재생에너지 이용(32%),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12%), 원자력 (7%)의 순으로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림 2).
따라서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단일 기술로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이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기여도가 가장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IEA(2009)에 따르면 전세계 CCS 플랜트 시장은 2020년 100기에서 2050년 3,400기로 급속히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 각국은 CCS 상용화를 위한 대규모 실증과 비용 저감을 위한 차세대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10년 제8차 녹색성장위원회에서 국가 CCS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발전소나 제철소 등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오랫동안 대규모로 격리하는 데는 지중 저장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중저장 대상지로는 그림 3과 같이 해양 또는 육지의 석유와 가스 전, 심부 염 대수층, 석탄층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퇴적분지의 심부 염 대수층이 일반적으로 가장 큰 저장 용량을 가진다.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은 일종의 물리적 및 화학적 포획 또는 트래핑(trapping) 공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리적 트래핑에는 크게 배사구조와 같은 지질구조에 포획되는 정적 트래핑과 공극에 잔류하게 되는 가스상 잔류 트래핑이 있다.
반면 화학적 트래핑은 이산화탄소가 지하수에 용해되는 용해(solubility) 트래핑과 용해된 상태에서 주변 암석과 반응하여 발생하는 광물(mineral) 트래핑으로 나뉜다(그림 4).
공극 내 이산화탄소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스상 잔류 트래핑에서 용해 트래핑을 거쳐 광물 트래핑으로 변화하면서 점차 지중 저장 안정성이 향상된다.
적절한 지중 환경에 주입된 이산화탄소는 보통 느린 속도로 이동하므로 물리적 혹은 화학적 트래핑 과정을 통해 포획되지 않더라도 지표로 누출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암반 내 단층이나 파쇄대와 같은 불연속면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가스 혹은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가 불연속면을 따라 신속히 이동하여 지표로 누출될 수 있다.
DOE(U.S. Department of Energy)의 “Carbon Sequestration Atlas of the United States and Canada” 보고서에 따르면 DOE 의 CCS 프로그램은 3가지 주요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 핵심 (core) R&D 분야는 지중저장, 모니터링과 검증 (MMV), 모델링과 위해성 평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MMV는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하여 지중저장의 안전성 및 효율성을 검증하고 위해성을 낮출 수 있는 기술로 정의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신뢰할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CCS한국환경 산업기술원, 2010).
<그림 2> 온도증가량을 6℃에서 2℃로 낮출 때 기술별 CO2 감축 잠재비중(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2016)
<그림 3>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방식 (http://www.gov.scot..., 2017)
한국의 경우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을 위한 연구 및 실증경험이 짧아 아직까지 국내에서 대규모 실증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없고 대신 호주에서 진행하는 육상 지중저장 방식의 Otway 프로젝트에 국내 모 연구기관이 국제공동연구 형태로 참여한 바가 있다.
해당 연구기관은 오트웨이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폐 가스전에 65,000톤의 CO2를 주입하는 시험과 대수층에 150톤의 CO2를 주입하는 시험에 참여하여 지층분석과 모델링, 지구물리 및 지화학 모니터링, CCS 경제성 평가 분야의 경험을 쌓았다.
미국과 일본, 독일 및 호주에서 진행되었거나 현재 진행중인 현장실증 프로젝트를 개략적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주요 실증연구
1)미국 텍사스 Frio
Frio 지역에서 1999년부터 준비를 시작하여 2004년 10월에 덮개암이 잘 발달된 신생대 제3기 올리고세 Frio 염수층을 대상으로 주입 시험을 수행하였다.
대상 지역에는 기 개발된 석유·가스전이 존재하여 기존 관정을 CO2 관측정으로 활용하였고 과거 조사자료를 이용하여 해당 현장의 지하 지질구조 및 물성자료를 쉽게 확보하였다.
이 사업에서는 10일간 1,600톤의 CO2를 주입하였고 물리검층, 압력/온도측정, 가스/유체 샘플링, 탄성파 탐사 등을 통해 CO2의 모니터링과 검증연구에 집중하였다.
이 사업에서 활용한 CO2 이동 관측용 U-tube와 Tough2 모델(LBNL)이 호주 Otway 프로젝트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2)일본 Nagaoka
2000년에 Nagaoka 가스전을 CO2 주입시험 대상지로 선정한 후 1개의 주입정과 3개의 관측정을 시추하였다. 2003년 7월부터 500일 동안 총 10,400톤의 CO2를 심도 1,100m의 배사구조 대수층에 주입하였다.
덮개암은 두께 140m의 점토질 암석이고 대수층 두께는 60m에 달했다.
2007년까지 주입정과 관측정의 압력/온도를 포함하여 검층, 탄성파 탐사, 단층 및 지진에 대한 누출 안정성 등을 조사하였다.
2004년에 진도 6.8의 지진이 주입정에서 20 km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하였으나 CO2의 누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CO2 주입에 따라 P파 속도와 비저항이 증가하고 공극율이 감소함을 확인하였다.
<그림 4> 정적 트래핑과 가스상 잔류 트래핑 (http://www.co2crc.com.au/, 2017)
3)독일 Ketzin
유럽의 15개 회사와 연구소가 컨소시엄을 이루어 CO2 SINK라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베를린 근처의 Ketzin 지역에서 심도 700m의 Stuttgart 사암층에 1개의 주입정을 통해 CO2를 주입하고 2개의 관찰정을 이용하여 모니터링을 수행하였다.
CO2는 액체 상태로 현장까지 수송한 후 특수 펌프와 열교환기를 이용하여 기체상태로 주입정에 이송하였다.
주입정에서는 고압을 가하여 초임계상태로 지층에 주입하였으며 지구물리, 지구화학, 미생물학적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지구물리 모니터링 항목에는 물리검층, 온도/압력, 수직 탄성파 프로파일, 크로스홀 토모그라피, 전기저항 토모그라피 등이 선정되었다.
4)호주 Otway
빅토리아주 남동부에 위치한 오트웨이 분지에서 CO2의 생산, 수송, 주입 및 저장과 모니터링까지의 전 과정을 실증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2008년 4월부터 2009년까지 총 6만 5천톤을 주입하는 1단계 사업과 2010년 이후의 2단계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사업 은 자연발생적인 CO2 공급원을 통해 10만톤까지도 주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Frio나 Nagaoka 프로젝트와는 차이가 있다.
Otway 프로젝트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그 이전의 어느 실증연구보다 다양한 모니티링 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의 연구사례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의 몇몇 연구실에서는 해양지중에서의 CO2 장기거동 특성과 지구물리탐사 적용방법, 지반 안정성 및 CO2 이동 특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각 연구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2016).
1) 해양지중 CO2의 장기 거동 모델링
CO2 주입에 따른 수용액의 이온농도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CO2의 이동을 감지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이온의 종류를 조사하였고 시간에 따른 CO2의 상변화 현상을 분석하였다(그림 5).
또한 덮개암에 균열이 존재할 경우 균열의 크기에 따른 초임계상 CO2의 장기 거동 특성을 알아보았다.
2) 지구물리 탐사를 통한 CO2 모니터링 기술
해양환경에 적합한 3차원 탄성파 알고리듬을 구축하고 현장자료를 기반으로 신뢰성 있는 역산을 수행하기 위한 다수의 역산 기술을 개발하였다.
CO2 저장현장에서의 탄성파 신호를 분석하여 CO2 주입에 따른 신호 변화를 감지하고 탄성파 역산 연구와 연계하는 기술을 정립하였고 해양환경에 적합한 등방성 탄성매질에서의 역산 기술과 3차원 역산을 위한 시간영역 역산 기술을 개발하였다.
또한 미소지진 모니터링 기법을 연구하여 3가지 송신원에 대하여 시추공의 위치에 따른 미소지진 이벤트 변화를 관측하고 에너지함수를 기반으로 한 미소균열 위치추적 알고리듬을 개발하였다(그림 6).
이 외에도 전자탐사 모니터링과 중력탐사 모니터링 기법을 연구하여 3차원 전자탐사 모델링 및 역산 알고리듬을 개발하고 CO2 유출 시나리오별 중력 역산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그림 5> 울릉분지내 1Mt/yr 주입시 시간에 따른 CO2 상변화 분석
<그림 6> 완전파형역산으로 얻은 초기모델(좌)과 위치추적 기법을 활용하여 찾은 송신원의 위치(우)
3) 해양지중 CO2의 주입에 따른 지반특성 변화 및 안정성 모델링
실제 저장층과 유사한 물리적 조건을 구현한 실험실 실험(그림 7)을 통해 초임계 CO2 주입에 따른 덮개암(셰일)과 저류암(사암)의 강도와 공극율 변화를 관찰하였다.
이 때 염수의 존재가 암석의 강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고 X-ray 단면영상을 이용하여 공극률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다양한 현장 응력 조건과 주입 조건을 반영하기 위해 암석시료의 구속압과 CO2 주입압을 변화시켜가며 CO2 주입에 따른 암석의 점착강도 및 내부 마찰각 변화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같은 유효응력 하에서도 CO2 주입압이 클수록 파괴강도가 감소하고 구속압이 클수록 CO2 주입압이 강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편, 특정 수직응력 하에서의 단층파괴의 종류별 최대 수평 주응력과 최소 수평 주응력의 범위를 산정하여 지반응력과 CO2 압력에 따른 단층파괴 양상 변화를 예측하였고 LBNL에서 개발한 Tough2 와 Itasca에서 개발한 UDEC을 결합하여(그림 8) CO2가 주입될 경우 암반 불연속면의 방향에 따른 전단변위 발생 변화를 분석하였다.
<그림 7> 초임계 CO2 주입 실험 장비 모식도
<그림 8> TOUGH2-UDEC 커플링 해석 알고리듬 개발
참고문헌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15, 2015년 국가온실가스인벤토리보고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2016, KIER기술정책Focus
http://www.gov.scot/Topics/Business-Industry/Energy/Energy-sources/traditional-fuels/ newtechnologies/carboncaptureandstorage, 2017.02.20
CCS한국환경산업기술원, 2010,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및 불화가스 저감 최신 기술동향
http://www.co2crc.com.au/, 2017.02.20.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2016, CO2 해양지중저장기술개발 2단계 최종년도 최종보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