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 마을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파수 대성당 또는 악마의 산이라 불린다. 해발 6,106m의 투폽단.
카라코람 하이웨이 일정을 마치고 귀국 길에 오른다. 스카르두와 카플루에서 하루씩 머물고, 이슬라마바드에서 귀국 비행기에 오름으로써. 우리는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길고도 험한 귀향 길에 나선 또 한 사람의 오딧세우스가 된다.
멀리서나마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하나인 낭가파르밧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았고, 이슬라마바드 인근의 탁실라 고대 유적지에서는 우리가 역사 교과서에서나 배웠던 간다라 미술의 실체도 엿보았다. 만약 나에게 다시 한번의 파키스탄 여행 기회가 주어진다면, 훈자 마을과 더불어 파키스탄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 히말라야 설산들을 찾아 트레킹을 해 보고 싶다. 이 나라에도 네팔이나 중국의 티베트에 비해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8,000m급 거봉들이 여럿 존재한다. 산들의 제왕이라는 세계 2위봉 K2(8,611m), 9위봉 낭가파르밧(8,126m)를 비롯해 12위봉 브로드피크(8,047m), 가셔브룸1,2봉(8,068m, 8,035m) 등이 있어 산악인들과 트레커들에게 이기기 어려운 유혹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내가 그때 보았던 샹그릴라는 정녕 꿈이었던가? 얼핏 황량하고 삭막해 보이는 풍경에 배어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 그 거칠고 험한 환경에서 살아가면서도 순박함을 잃지 않고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천사 같은 사람들, 언제든 꼭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