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클래식 그리고 클래식함을 좋아하지만
그냥 오래된 물건만을 좋아하는 '취향'과는 조금 다르다.
재규어에 열광하지만 50년 이상의 빈티지(물론 이런것은 내 경제력과는 관여도가 없으므로 상상속에서만..)가 아닌 이상
가장 최신형의 재규어와 그 첨단과 헤리티지의 조화로움을 좋아하고
브란덴브르그 협주곡과 골드베르그 변주곡은 원전음악으로 들어야 한다는 별 시덥지 않은 고집을 피우지만
삐걱거리는 오래된 기계보다는 최신 기술이 정교하게 녹아든 진공관 버젼이 더 견고한 소리를 준다고 생각하는 취향이다.
어찌보면 상반된 고전과 진보 이 두가지가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인가보다.
MI6 소속의 고고학자 첩보요원이 되었으면.. 하는 청소년들도 않꾸는 꿈을 아직도 꾸고 있는 나로서는
굵은 스트라입 더블 suit에 오래된 벨루티 구두를 신어도 최첨단의 장비를 쓰는 그 상반적 구성이 그 '취향'이 아닌가 싶다.
클래식함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헤리티지(Heritage/ 전통)와 어센틱(Authentic/ 진정성?)' 을 의미함이고
빈티지를 좋아하는 것은 그 대상에 담긴 '시간과 이야기'를 좋아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모 매거진과 재미있는 촬영이 있었다.
새로 런칭하는 캔버스 텐트와 함께 그 클래식함을 전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해리포터 최신판 이후 두어달 분주히 '빈티지 캠핑'을 준비하고 있던 나에게는
재밌는 제안이었고 그 theme의 한 부분을 빈티지로 결정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얼마 되지 않는 장비들 중
이것저것 몇가지를 트렁크에 챙겨 넣고 출발했다.
주머니 한켠 빈티지 까르티에 라이터까지 부지런을 떨며 챙겨넣고..
딱 해리포터에 나오는 그 텐트
좁은 폭에 키가 나보다 큰 두꺼운 캔버스재질의 변형 A형 텐트를 원했다.
이것은
그것과는 매우 거리가 있지만
일명 '소프트 캔버스'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나름 줄이고
그 설치는 일반적인 원뿔형의 티피들보다 훨씬 설치 시간이 빠르다.
어쩌면 약간의 '긴장감'의 근사함을 살려주는 힐레베르그의 아틀라스를 잠시 쉬게 해주고
종종 이 캔버스 텐트로 편안함을 가져 보는 시간을 가져 보려한다.
내가 첫 캔버스 텐트가 그 해리포터의 '그 캔버스 텐트'가 되었으면 했지만
설치편의성/ 4개의 팩다운과 2개의 전실팩/ 그리고 무엇보다 실내공간의 알찬설계와 좋은 통풍구조에
첫 사용 좋은 점수를 주었다.
모든 소품(아니 내 실제 장비들)을 다 챙겨갈 수 없어 그중 눈에 띄는 것만을 골라갔다.
왼쪽 테이블위: Helle 나이프/ 롯지 6인치/ 프리머스 빈티지 브래스 개스랜턴/ 버나드 그린빈지티 위스키바틀/ TEAC R1 그리고 HMI(히말라얀 마운티어링 인스티튜트/ 히말라야 등산학교) 교장선생님께 선물받은 100년도 넘게 사용하고 있다는 황동 나침반
오른쪽 테이블위: SVEA 123 휘발류버너/ 롯지 6인치 미니스킬렛/ 3.1운동만큼 오래된 콜맨 크롬 휘발류랜턴/ 연도측정 불가 영국산 토치/ 옵티머스45 황동버너/ 트란지아 알코올버너와 연료통
그리고 옵티머스 1200 (50~60년대 생산추정), 둘르스 팩 45리터(+ 사이드 및 전면 포켓 약 10리터) 그리고 내 주력매트가 될 호주산 통양털
촬영을 위한 장면이므로
실사용하는 scene과는 많이 다른 구성이 되겠지만 기본 장비들은 다 제각각 자기자리로 갈 것이다.
그런데..
난로의 온기가 아쉽다.
첨단 토요토미의 온기는 언제나 훌륭하지만 간절기에 그 난로도 부담스러울 것이고 또한 무언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을듯 하고
사실 난 해리포터를 보고 빈티지 캠핑에 관심가지기 전까지 이런 제품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
등유를 사용하는 래디에이터(일종의 버너에 발열체를 더하고 반사판을 달아놓은 난로)
아버지의 연세만큼이나 오래된 제품이지만
그 아름다움은 시간이라는 물리적 계측을 넘어서서 아름답다.
그 긴 세월동안 따듯함을 채워주었던 만큼
이제 그 온기를 나도 조금 나누어 보려고 한다.
틸리(TILLEY Model R1A)
그리고 내 테이블을 밝혀줄 알라딘 23
파라핀 연료가 심지를 타고 올라가 불을 밝히면 그 맨틀이 환함을 더해주는
알라딘의 램프
그것이 비추어 줄
'멈춰진 시간들 흐르는 시간들 그리고 기억될 시간들'
From KEVIN'S NOTE
이런거 자꾸 눈에 가면 아저씨되는거 아닌까 하고 슬쩍 불안해하고 있씁니다 ㅎ
글, 사진, 랜턴과 텐트 그리고 인물까지...
어느것 하나 빠지는게 없는 후기네요
진귀한 랜턴 구경도 잘했고 또한 멋진후기도 잘 보았습니다
늘 행복하고 멋진 캠핑 하시길 바랍니다
꽃보다풍자님 반갑습니다~
아이디가 특이하시네요^^
살아가며 인연 맺어지는 것들의 매개체가 무엇이던 이렇게 여러분들과 '대화'할 수 있는 귀한 시간들이 정말 좋습니다..
알라딘 램프가 넘 맘에 들어요~
케빈황님의 후기는 늘~~많은것 배우게 하는데요,,,,,감사합니다,,
호박색 유리베이스가 정말 근사하죠? ㅎ
늘 잘 읽어주시고 이야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넘 멋지네요 ~` 내공의 힘을 느끼네요.. 랜턴 도 탐나고 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잠시 시간을 멈추는 순간들이 나름 낭만 있더랍니다~
어디서,이렇게..구했는지,알고 싶어요,,나두 하고싶어요,,,,다들 좋아하겠지만,,정말 좋아해요,,알라딘램프와,
텐트 ,,
빈티지 랜턴, 난로, 히터, 버너 등등 요즘은 까페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오랜만에 옵티무스 황동버너를 보네요. 거의 30년전쯤 많이 보던 물건인데요...
좋아보여요...
그러게요.. 종종 뒤적여 보는 지난시간들이 잼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