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바로 이게 봄이야'라는 느낌이 그대로 몰려온 휴일의 봄밤이 시나브로 깊어갑니다.
기다림끝에 피어난 迎春花도 달맞이공원의 매화도 꽃봉오리를 열었구요.
이렇듯 완연한 봄날은 경칩의 개구리가 기지개를 켜고 깨어나서야 우리곁에 찾아왔습니다.
어쩌면 봄을 기다리는 대신 봄이 되고자 했던 수많은 사람들 덕분인지도 모르구요.
산수유와 봄까치꽃이 그 뒤를 이을 거라 생각하며 봄 중년의 마음은 이미 봄바람을 타고
훨훨 날고 있습니다.
봄기운속에 다시 새로운 발걸음을 하는 힘찬 한 주 열어가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입춘,우수 이후 다시 겨울로 돌아간듯한 날씨가 3월의 문턱을 넘어서자 봄의 함성에
어쩔수 없이 성문을 열고 백기투항하듯 온화해졌습니다. 올것은 오고야 만다는 이치가 자연에도
삶에도 그대로 적용됨을 새삼 확인하게 되구요. 그러니 이 봄기운에 힘을 얻어 세상에도
정의의 봄, 민주주의의 봄이 그대로 찾아올 것임을 믿고 또 믿습니다.
새로운 한 주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듯 합니다.
몇개월간 우리 공동체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이 불의와 무도함이 횡행하는 이 반동의 시대가
부디 사필귀정의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그것으로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보구요.
그리하여 여러모로 어려운 민초들의 삶에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두 손 모읍니다.
지난 화요일엔 전날 눈이 내린 것을 핑계로 성북동 길상사에 번개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이미 잔설은 녹아 처마끝에 낙수가 되어 떨어지고 있고, 고즈넉한 산사는 노란 영춘화 대신
하얀 고요를 선물로 내밀었습니다. 법정스님의 진영각엔 고승의 깨어있는 침묵의 법문이
바람을 따라 허공으로 퍼져가고 있었구요. 짧은 소풍이었지만 그대로 힐링의 시간이었지요.
주말엔 고딩 친구들과 하남 검단산 산행에 함께 했습니다. 북사면 비탈길에는 아직 잔설이
얼어붙어 있어 조심조심 걸어야 했지만 우정을 나누며 익히기엔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었지요.
정상에서 만난 곤줄박이 박새와 마음을 나누노라니 상큼함과 행복감이 최고조에 달했구요.
산행을 마치고 부리나케 이동하여 영화 숨 시사회 및 토크행사에 해피허브 가족들과 함께 했습니다.
장례지도사, 노인, 유품정리사등 타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자신의 마지막을 기다리며,
매 순간 뜨거운 숨을 내쉬며 살아가는 세 사람이 들려주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입니다.
삶과 죽음은 언제나 진행형이며 나의 일이기도 하다는 것, 삶과 죽음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면서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의 의미를 새롭게 음미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듯 지난 한 주도 사람의 숲에서 살아있는 일상, 깨어있는 삶을 잘 살았습니다.
그물코처럼 나와 이어진 모든 인연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입니다.
'따뜻하고 열린 마음 한 줌,
너그러움과 부드러움 한 줌,
굳센 용기와 행동 한 줌, 그리고 일상에 깨어있는 마음 한 줌,
이렇게 더불어 살아갑니다'
가을에 만날 한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 바람이고 싶다
- 이해인 시, '3월에' 중에서
2025년 3월 10일
아름다운 옥수동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