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가장 취약한 MBTI는?
예민하고 자기 감정 잘 억누르는 성격
◇성격 유형을 16개로 나누는 MBTI로 우울증 위험성도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다. / *출처=shutterstock
요즘 사람들은 처음 만나면, 서로 MBTI를 물어보며 친해지곤 한다. MBTI는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의 심리유형론을 토대로 한 성격 유형 검사인데, 유행처럼 번지면서 대중들 사이에서도 꽤나 높은 신뢰도를 받고 있다.
같은 일을 겪어도 성격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성격 유형에 따라 우울증에 취약한 MBTI가 존재하는지 호기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상 성격 유형은 의학적인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질병의 일종인 우울증과의 직접적인 연관을 밝히기는 어렵다. 또한, 성격 유형이 아닌 개인에 따라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이 다 다르다.
하지만 그럼에도 특정한 성격적 요소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때 우울이나 불안을 키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E보다 I는 더 우울하다?
대부분의 양적 연구들이 외향적(E)인 사람보다 내향적(I)인 사람들이 우울과 불안에 더 취약하다고 밝히고 있다. 2017년 발표된 대만의 한 연구는 내향적 성격이 자살 생각을 불러오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울증이 외향성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하는 만큼 내향성이 우울증의 원인인지, 우울증이 내향성의 원인인지는 모른다. 즉, 내향성이 우울증에 대한 독립적인 요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내향적인 사람이 우울하다는 뜻이 아니라 내향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때,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사람을 만나는 횟수가 적어 정신적인 문제에 대한 도움이 필요할 때, 사회적으로 고립될 위험이 높다.
또한,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타인에게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자주는 아니더라도 편안한 친구나 가족 소수와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만들거나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노래 부르기, 그림 그리기 등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에 취약한 성격 유형
1. INTJ
INTJ는 '전략가형'으로도 알려져 있을 정도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 유형이다.
완벽주의 성향은 자신의 자아를 지키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너무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노력이 매번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을 반복 경험하면서 불안, 우울 등 부정적 감정을 계속 느끼게 된다.
이란 이스파한 의과대학에서 793명의 이란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위와 같은 이유로 부정적인 완벽주의를 가진 사람들은 우울증과 불안 증세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INTJ의 완벽주의자 성향은 자신을 지킬 수도, 해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으로 볼 수 있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 설정을 하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건전한 완벽주의를 가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2. ISFP, INFP
*출처=shutterstock
MBTI에 F와 P 유형을 동시에 가지는 사람의 경우 나의 감정은 물론 타인의 감정까지 예민하게 캐치가 가능하고,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오동훈 정신과 전문의와 허규형 정신과 전문의가 유튜브 채널 '뇌부자들'을 통해 설명했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을 잘 느끼기는 하지만, 잘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상대와 불편한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일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것이다.
허규형 정신과 전문의는 아예 둔감한 사람이라면 스트레스가 덜하겠지만, 잘 느끼면서도 표현을 잘 안 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이 될 수 있다고 주의했다.
또한 I라고 하는 내향형 사람들은 내부에 집중하여 혼자 생각하는 것을 즐기고, 생각이 많은 편이기도 하다. 깊게 생각하는 것은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는 그 생각을 반복적으로 곱씹으며 스트레스를 더 크게 받기도 한다.
따라서 MBTI에 I, F, P가 동시에 들어가는 ISFP와 INFP 유형은 우울증에 취약한 성격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