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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 병무기자 스크랩 남들과 다를 것 없는 나의 자기경영
호박조우옥 추천 0 조회 47 14.04.15 00:4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먼저 간단하게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현재 26살이고 국내 항공사인 아시아나 항공에서 항공정비사로

근무하고 있다. 나는 군대의 특기인 기관특기를 잘 살린 경우이며 군 생활 중 취득한 관련 자격증이

취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리 말하지만 ‘오~ 이렇게 군 생활하면 쉽고

편하게 잘될 수 있어!’ 이런 일은 없다.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처럼 뭐든지 자신이 하는 만큼 얻어

가는 것 같다. 그만큼 군대를 잘 이용하면 충분히 사회에 나갈 초석을 마련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제 군 생활에 대해 하나하나씩 이야기 해보겠다.


나는 고3 때부터 항공정비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대학을 진학하였다. 부사관과 일반 사병 중

고민을 하였지만 내 성향과 학업 후의 진로 등을 고민해 보았을 때 사병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군 일반병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으로 항공산업기사를 취득하였다. 이

자격증은 군 생활에서 특기를 부여받을 때 도움을 주었다. 내 동기들 기계 특기 300명 중 기관 특기를

1명 뽑았는데 내가 되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이 기뻤다.


아무튼 그렇게 기관 특기를 받아서 자대로 가게 되었다. 자대에서 처음 목표를 세웠던 것이 ‘항공기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으니 책으로 공부하고 바로바로 사람들에게 물어봐야겠다’라는 아주 건실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평범한 사람답게 생각만 하고 말았다. 참 실천이란 게 잘 안되었다. 군대

흔히들 시간을 버리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의지가 약해졌을 때 선임들의

비행기 책임정비에 대한 정신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몸은 고달파도 마음은 최고로 편하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만큼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 정도의 마음은 있어야

되겠구나’라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항공기가 바로 눈 옆에 있는데 이보다 더 좋은 공부 조건이 어디

있을까? 나는 이병때부터 조금씩 자격증 준비를 하였다. 암기력이 좋지 않은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항공정비에 대한 환경과 자주 접촉하려고 한 것이다. 항공종사자 자격증을 공부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이런 좋은 환경을 놓칠 수 없었기에 출근시간보다 한 시간 빨리 출근해서 청소 및 업무

준비를 마친 후 남는 시간동안 자격증 공부를 하였고, 일과가 끝난 후엔 독서실에서 12시까지 꾸준히

공부했다. 솔직히 자격증 공부는 고달픈 시간의 연속이었다. 일년 반 이라는 시간동안 업무 후

독서실에서 살았고, 주말은 예능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공부를 하였다. 휴가 역시 시험을 보러 서울로

향했다. 항공정비사 자격증은 필기, 실기로 나뉘며 실기는 총 다섯 과목을 다 통과하면 합격이다.

그리고 실기는 조그마한 방 안에서 30분내지 1시간가량 한 명의 감독관이 묻고 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기를 보기 위해서는 항공기 전반적인 것이 머릿속에 들어 있어야 감독관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세 번 만에 합격했다. 그렇게 취득한 자격증이기에 더욱 이 길로 가고 싶은

열망이 컸던 것 같다. 감독관님도 병사가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하셨다.

 

항공사에 면접을 볼 때 받은 질문 중 생각나는 것이 이 직종을 준비를 하면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이다. 군 생활 중 자격증 공부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많은 경험들을 하였고 진실한 이야기였기에

면접관들에게 그 마음이 통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자격증 외에도 나는 군대에서 항공기

자재지원업무를 주 업무로 하였다. 처음에는 항공기 정비를 직접 못한다는 상실감이 컸다. 하지만

항공업무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서 점점 업무 지원도

나가게 되었고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되었다. 물론 이병, 일병때는 야단도 많이 맞았고 나름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하지만 야단맞는 만큼 업무능력이 올라갔으며 상병을 넘었을 때는 다른

비행단에서 전화가 와서 업무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줄 정도로 업무의 달인이 되었다. 실제로 이때

배웠던 엑셀은 지금도 회사의 업무에서 ‘준비된 신입’ 이라는 인상을 받고 있다. 또한 전반적인 업무의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여 적극적인 의견과 근거 있는 말을 하고 있다. 

 

 


비록 26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20대 초반이라고 생각하고 몇 년 인생

선배로서 정말 말해주고 싶은 것은 ‘목표를 가져라’는 것이다. 많은 어른들이 하는 말이고, 와 닿지 않는

말이지만 정말 중요한 말이다. 예를 들어 공부를 완전 잘하고 스펙도 좋아서 대부분 사람들이 원하는

큰 기업에 입사했을 때, 일하다 ‘내가 원하던 것은 이런 게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증거가 우리나라의 큰 기업의 퇴사율이 30%가 넘는다는 것이다. 20대면 이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첫 단추를 끼울 나이인데 먼저 자신의 가치관, 그 일로 벌 수 있는 수입 혹은 그 수입으로 인해

유지할 수 있는 생활수준, 그 일을 함으로써 느낄 자부심, 일하고 싶은 곳의 기업 문화 등 이런

것들을 조사해 보길 권한다. 물론 몇 달이 넘게 걸릴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기에 더 어렵고 귀찮기도 한 작업이다. 하지만 이런 사전조사 없이 즐겁고 멋진 인생을 기대한다는

것은 매일 야식을 먹으며 체지방이 한자리 수가 되길 바라는 것과 뭐가 다를까.

 

 

 

 

이제까지 나의 군 생활을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적었는데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이 공모전을 군대

임의 소개로 알게 되었고, 정말 스무 살의 나 같이 고민하는 인생후배들에게는 뭐라도 도움이 되는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적기 시작한 것인데 그 경험과 그때의 그 마음을 다 표현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항공종사자가 되고 싶은 많은 후배님들, 정말 이 분야는 보수도 생각과 다르고 몸도

고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사하는 사람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비행기 한 대 Take off 시켰을 때의

그 뿌듯함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이런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주위 환경에 신경쓰지 말고 올인

하길 바란다. 훗날 내 수기를 보고 이 분야에 종사하게 되었다는 후배를 만나는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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