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129
관음경 중송분-64
동봉
제14수 관음의 힘10
야생동물 맹수에게 에워싸이어
날카로운 이와발톱 무섭더라도
관세음을 생각하는 거룩한힘이
끝이없는 변방으로 질주케하네
약악수위요若惡獸圍遶
이아조가포利牙爪可怖
염피관음력念彼觀音力
질주무변방疾走無邊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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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이라면 실로 가축은 아니다
집에서 기르는 녀석이 아니니까
야생은 들 야野에 삶 생生이니
들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며
가축은 집 가家에 기를 축畜으로
집에서 기르는 반려동물이다
가축이거나 야생이거나
생명을 가진 존재라 한다면
반드시 먹고 또 마셔야 살 수 있다
먹이가 모두 부드러운 것은 아니다
화식火食처럼 음식을 끓이거나
꼭 끓여야 하는 게 아니라면
이빨로 찢어 먹어야 한다
아니면 입안으로 밀어 넣고
체내에서 하나하나 삭여야 한다
그러려면 이빨이 발달해야 하겠지
파충류의 경우 먹이를 통째 삼키지만
먹이를 녹이는 침샘이 꼭 필요하다
파충류든 아니든 이빨이 있어야 한다
'이 빠진 호랑이'라는 속담이 있다
호랑이, 사자는 고양잇과다
고양잇과 동물이 아니더라도
발톱과 이빨은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이가 날카로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먹이를 놓칠 수밖에
화식은 흐믈거리기에 먹기 쉬우나
생식生食은 이빨이 발달되어야 한다
조류鳥類는 눈과 발톱이 발달하고
날개는 물론, 부리가 날카롭다
게다가 발톱이 보통 아니다
파충류는 이빨이 날카로우며
먹이를 녹일 수 있는 침이 있다
그 침에는 독소가 적은 게 아니다
코브라의 독은 상상 초월이다
악어 이빨은 독소도 있지만
물과 더불어 강한 힘 때문이고
똑같은 상황에서는 하마가 더 세다
뱀수리나 독소리는 날카로운 발톱과
부리가 남달리 발달한 셈이다
천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발톱에 잡히면 움직일 수 없다
게다가 부리까지 잘 발달하였으니
'삼십육금三十六禽'이란 말이 있다
십이지十二支에 각각 셋씩 벼른
서른여섯 가지 짐승을 가리키고 있다
자子의 제비, 쥐, 박쥐가 따위가 있고
축丑의 소, 게, 자라 등이 있으며
인寅의 너구리, 표범, 범과
묘卯의 고슴도치, 토끼, 오소리
진辰의 용, 교룡, 상어
사巳의 드렁허리, 지렁이, 뱀
오午의 사슴, 노루, 말
미未의 양, 매, 기러기
신申의 고양이, 원숭이, 후유
유酉의 꿩, 닭, 까마귀
술戌의 개, 이리, 늑대
해亥의 돼지, 잔나비, 멧돼지가 있다
술수가術數家에서는 이들 짐승을
12시時에 별러 점을 치곤 한다
또한 불가佛家에서는
서른 여섯 동물이
12시時에 별러
각각 그때그때 나타나
좌선하는 이를 괴롭힌다고 한다
술수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으나
불교 설은 능엄경 끝에 자세히 나온다
그러므로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는
이빨과 발톱이 당연히 날카롭다
맹수猛獸와 맞닥뜨렸을 때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면
애써 쫓지 않더라도
알아서 절로 흩어진다
염불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사람 마음이 더없이 평화로움을
동물이 스스로 알아차린 까닭이다
아예 마음에 해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사나운 동물은 저절로 느끼기 때문이다
카눈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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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눈이 몰고 온 빗물이 천장에서 뚝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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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2023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