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새벽의 물빛이
아직 마르지 않은 들판 위로
가느다란 안개가 천천히 흘러간다
그리고 그 속에서 4월은
마치 오래 기다린 편지를 건네듯
조심스레 초록의 문장을 펼쳐 보인다
바람은 들풀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며
겨울 동안 묵혀둔 이야기들을 털어내고
햇살은 그 위에 따뜻한 번역을 얹는다
나는 그 사이를 가벼이 걷는다
발끝마다 새로 태어나는 흙냄새가
마음을 오래된 자리로 데려간다
멀리서 들려오는 새들의 첫 연습
아직은 불안한 음정이지만
그 서툼마저 사랑스러운 계절의 시작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내 안의 오래된 침묵도
조금씩 목소리를 되찾는다
4월의 초원은 오늘도
말없이 나를 받아들이고
아무 말 없이 위로한다
초록의 결이 손바닥에 스며들면
나는 비로소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4월의 초원은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듯
부드럽게 흔들리고
그 흔들림 속에서
나는 오늘을 다시 배우고
내일을 천천히 꿈꾼다
이곳에 서면 세상은 잠시 멈추고
마음은 아주 작은 숨결로 돌아온다
4월의 초원은 언제나 그렇듯
말없이 나를 살린다 하늘의 뜻처럼
--- 한미르 ---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시간 오시니
반가움에 마중을
드리고 고마움으로
인사를
드려보구 같이하네요
행복함이 있는 시간되시길
바라구 수고하셨어요
감사함을 드려요
우리 한미르님 !!
맑은 하늘에
기쁨의 글을 접하네요
좋은 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