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경북 대학병원에 있을때
같이 약사로 근무했던 오선생이 왔다
디스크처럼 다리가 아파 침 맞고 물리 치료받고 등
여러 가지를 치료를 하는 중에 우울증까지 겹처
요즈음은 잠이 안와 정신과병원 약을 타 먹고 있다며
나를 만나 넋두리를 하고 우리집에 자고 가겠다고 한다
졸업하고 바로 대학병원 약국에 들어온 오선생은
병원에 다니는 걸 집에 있기 심심해서 취미삼아 다니는 것 같았다
근무 태도 부터가 생계형인 나하곤 아주 달랐다
갸름한 얼굴에 큰 눈 가늘가늘 한 몸매며 화장을 하지 않아도
무척 야시시해보이는 게 첫인상이었다.
경북여고 효성여대 약대를 나와 대구의 ks 마크였던 그녀는
무척 도도하고 좀은 거만해 보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대위시절 휴가를 맡아
대학병원에 의사친구를 만나러 온 김장군을 만났다.
어떻게 어울려 같이 탁구치고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는 김대위를 피부과 의사친구가
장군감이라면 추켜올리고 나는 또 특기인 중매실력을 발휘해 오선생을 추천하고,,
사실 그 당시의 김장군은 찢어지게 가난한 홀어머니에 가장노릇을 해야하는 아들이었고
오선생은 아버지가 안동에서 개업의로 계셨고
오빠도 의사인 안동 부잣집 딸이었다,
무엇에 씌여서인지는 몰라도 번개불에 콩구워 먹듯이 결혼하고 대학병원을 그만두었다.
김대위는 육사 럭비 교관에서
부천으로 또 원주로 옮겨 다니면서 소령 중령 대령으로 승진했다.
군인의 월급이 그리 넉넉지 않아서 원주서는 관리약사로 나간다고 해서
곱게 자랐는데 고생 하는 것 같아 보기가 안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러다가 한번은 전화가 왔다.
김대위가 장군이 되었단다.
장군자격 승진 심사하는 장군들 한테 먹일 음식준비를 해야하는데
무얼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을하고 신경을 너무 써
입이다 돌아갔었다는 얘길 들었을 때
장군은 정말 혼자되는 게 아니고
아내의 내조 없이는 절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웃느라고 한 얘기 대령의 애창곡은
"저 별은 나의별 저 별은 너의 별..."이라고 하더니.
별하나 달고는 승승장구 중장이 되어 수경사 사령관이되었다
한번은 놀러오라고 불러 갔더니 관악산이 눈앞에 훤히 보이는
전망이 좋은 관저에서 자연산 송이로 저녁을 먹으며 호사를 했다
모든 안에 있는 군인들이 경례를 하고 오선생은 장군아내의 위엄을 보였다.
오랫동안 이사 다니고 고생 했던 보람이 이렇게 나타난 것 같아 보기가 좋았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장군사모님 소리를 듣겠지만.
나는 아직도 오선생 오선생 하고부른다
가끔씩 약을 묻는 전화를 하면 특유의 안동 사투리로
“최선생니임~~하고 부르며 뭐 하나 물어 볼라꼬요~”한다.
오빠가 의사고
서울에 대학동기 친구들도 여러 명 있지만
그 친구들 실력은 못 믿겠다면서 나한테 전화해
나를 으쓱하게 만들어 주었다
장군님이 은퇴한지도 몇 년이 되었다
어제 집에 와서 오래 마음속에 묻어 두었던
누구한테도 하기 어려웠던 얘기들을 오랫동안 했다
결혼해서 처음 가 본 시댁의 단칸 전세방을 보고 놀랐던 얘기
자수성가한 장군외엔 정말 보고 싶지 않은 시댁식구들과의 갈등
장군님의 지나친 듯한 시누사랑에서 오는 소외감 등등
자라온 환경과 사고가 너무 틀린데서오는 그 격차를 쉽게 해소 못하고
속으로 꿍꿍 앓고 있어 병이 생긴 것 같았다
“오선생의 생각도 이해가 되고 공감은 가지만 오선생 맘먹기에 따라
병이 더 해질 수도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아.
훌훌 털어버리고 맘 편하게 먹어. 안그러면 나만 다쳐“
내가 위로랍시고 얘기했더니
속에 있는 얘길 털어놓고 나니까 맘이 많이 편해졌다며
“최 선생님 이제 언니라고 부르고 싶어요”
장군의 아내를 동생으로 두게 생겼다

첫댓글 중매실력을 발휘해 오선생님을 장군의 아내로 만드셨으니
보통 인연은 아닌듯 합니다.
밝음이님의 실력을 믿어주고 또 속내를 털어놓으신걸 보면
밝음이님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신 것 같구요.
두 분의 우정에 박수 보냅니다^^*
비슷한 또래 동기들과는 경쟁비슷한 감정이있었겠지만
세살위인 나한테는 그런 감정이 없었기 때문일겁니다
안지가 삼십년도 넘었으니 대단한 우정은 맞는것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김대위와 결혼해 지금은 장군의 아내가 된 오선생께서... 뭐하나 부러울것이 없어 보이는데도 우울증에 불면증... 나보다. 붉음이님보다 나은것이 없어보이네요. ㅎㅎ 그래서 자기 인생은 자기가 개척하고 가꾸어 나가야지 바로 옆지기도 해결 못해주는게 자기 인생입니다. 장군의 아내를 동생으로 삼았으니... 계급이 어떻게 되는건가요? 이제...ㅎㅎ
그래요 정말, 자기맘먹기 따라 천국도 되고 지옥도 되는것 같아요.
내가 너무 편해서 생긴병이라 일을 좀하라고 했지만.
편한게 좋은것만은 아닌걸 알게되었답니다
좋은 인연의 결실입니다
중매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던데 좋은일 하셨어요
정말, 두분의 소중한 인연 오래 계속 이어 가시길요... ^^
중매하면 또 일가견이 있지요
미국에사는 우리언니도 제가 중매를 했고
지금까지 대여섯번은 한것 같아요
중이 제머리 못깍는다고 우리딸시집은 아직 못보냈내요.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타인으로 부터 신뢰 받는일은
즐거움이고 행복이며 보람이라 했습니다.
밝음이님의 신뢰
오래 오래 지속되어 더 좋은 우정 쌓아 가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정말 즐거움이고 행복인것 같습니다
언니가 두명이나 있는 오선생인데
우애가 그렇게 좋지는 않은가봐요
나 한테 언니 하지는 거보면요.
선생님의 조언 늘 감사합니다
남들이 보면 멋있고 화려해 보이지만 나름대로 고충이 있는것 같습니다.
두분 오랜 우정 계속 간직하시고요
친구분 군인의아내로서 세상 물정 잘모를겁니다 .지속적인 조언과 충고 격려도 해주세요 ㅎ
수수한님
수수한 말씀과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님의말씀대로 오래도록 우정 유지하고싶어요.
댓글감사합니다
나두 밝음이님 집에 가서 하루 자고 싶어 ㅋㅋㅋ 하루밤을 자면서 속내를 털어 놓고 싶은 사람이 되어 준 밝음이님의
따스한 인간미 앞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언제한번 오셔.
살림을 살지않으니 집안이억망이라 흉안본다는 조건으로 ㅎ,ㅎ,
이번주는 산을 굶을것 같아 지금부터 맥이 빠지네
날씨가 많이추워요 감기조심,
뜻깊은좋은글잘보고갑니다.
따뜻한마음으로서로가좋은관계의끈이더욱더튼튼해지길바랍니다.
광솔님 오랫만 이네요
댓글 감사 합니다
장군의 아내를 동생으로 두셨으니 위세 등등하시네요
물론 웃어보려고 해본 소리지만.........ㅎㅎ
장군이라 하면 인위적 권위의 상징인데
현대에선 이해와 포용이란 덕목이 없으면
웃음꺼리가 된다는 이치를 생각하게 해주네요
물론 이 글의 장군 가족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요......*
김장군은 타고난 군인인것같아요
작전의지휘나 아랫사람 다루고 이해해주는걸보면
오선생도 자기남편이라서가아니라 지휘관으로 정말 존경한답니다
그래서 왈"평생군인이나하지 결혼은왜했는지몰라"하고 투정을 부려 웃었습니다
둘의사이가 늘 화기애애하게되길 바라고 있지요
석촌님의 긴 댓글 감사합니다
인연이란 자연발생 적으로 서로가 교감 해야 끈이 이어지는데.....
밝음이님의 평소 먼저 남을 배려하고 신뢰 하는 그런 마음 가짐이
인연의 끈이 계속 이어지는가 합니다......^&^
산자락님 좋게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실은 그렇지도 못한데..
좋은날되시길..댓글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