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rinking Song
William Butler Yeats(1865-1039)
Wine comes in at the mouth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Before we grow old and die.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잔 들어 입에 가져가며
I look at you, and I sigh. 그대 보고 한숨 짓네.
....이어서
팀장님 진짜 한 방울도 안 마셔요?
붉어진 눈의 여직원이 사이다를 술처럼 마시는 장팀장에게 묻습니다.
장팀장은 대답 대신 웃습니다.
원래 장팀장 술 잘 마셨는데
폭탄 열 방에도 끄떡없었는데
부장님이 아쉬운지 한마디 하십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입여사원은 원래 술 안 마시는 분 인줄 알았다고 합니다.
장팀장의 음주역사는 재수생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술, 담배라고는 몰랐던 모범생이었던 장팀장은
대학입학시험에 떨어진 친구들과 설악산 콘도에서 처음으로 대취하게 됩니다.
그래요, 한 번 취해보고 싶었지요.
재수해서 들어간 대학은 하루가 멀다고 벌어지는 시위에 수업거부에 자연스럽게
술 마시는 분위기가 되었지요.
낮에는 최루탄에 취해 쇠파이프를 두드리며 앞서서 나가리 산자여 따르라,
밤에는 술에 취해 상을 두드리며 내일은 해가 뜬다 목이 쉬도록 불렀지요.
모태신앙이었던 장팀장은 금주, 금연을 강조하는 교회분위기가 왠지 싫었지요.
술 마시고 담배 피면 꼭 지옥에 갈 것처럼 설교하는 목사님도 싫었고
술 한잔 마시고 풀면 되는 것을 꼭꼭 누르고 서로 말도 않하는 교인들도 싫었지요.
어린 시절 일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젊은 집사님이셨던 아버지가 직장 회식자리에서 말 그대로 딱 한잔만 하신 건데
그날 술을 다 마신 것처럼 얼굴이 붉어져 오신 기억도 나네요.
성경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고 했나 취하지 말라고 했지
예수님도 술 마셨잖아.
너무 그렇게 율법주의적으로 하니까 사람들이 교회를 싫어하지.
인간미가 없어.
얘기 들어보니까 장로님들도 젊었을 때는 한술 하셨다잖아.
술과 담배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교회사람들이 싫어서 술을 더 마시지만
한편으로 술 마시고 집에 올 때면 교인들 만날까봐 걱정합니다.
술마시다보니 장팀장은 자신이 음주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왠만해서는 취하지 않았지요.
선배들 친구들 장팀장 앞에서 다 죽었지요.
어쩔 땐 한 번 마시면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사고가 가끔 일어났지요. 무릎 꿇고 혼나도 그때뿐이었지요.
부모님과 가까운 사람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도 크고 작은 상처를 남깁니다.
어렵게 어렵게 남들 부러워하는 직장에 취직을 하니 카드가 나옵니다.
총알이 나왔으니 달리는 거죠. 동기들 중에서도 앞서서 달립니다.
술 잘한다고 소문이 납니다. 직장에서도 승승장구하는 것 같죠.
신혼 때 술 때문에 많이 싸웁니다.
어느날 길을 걷다가 장팀장은 회심합니다.
예수를 믿는다 하면서도 욕망과 쾌락을 쫓아 짐승처럼 살아온 시간들이
그의 앞에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불에 타 사라져도 마땅한 존재임을 절감합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납니다.
아무래도 술을 줄이든지 끊든지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좋은 걸 어떻게 끊나, 어떻게 되겠지...
오랜만에 입사 동기들과 한잔 걸친 장팀장은 반쯤 필름이 끊겨 집에 옵니다.
아내와 다툰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방바닥이 피바다입니다.
119에 실려 갑니다. 혈관이 끊어져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고 합니다.
기억이 안납니다. 오른손과 오른발에 붕대가 감겨있습니다.
난장판이 된 집을 치웁니다. 피비린내가 진동을 합니다.
전신 거울이 박살났고 방바닥에 피가 엄청나게 묻어 있습니다.
내가 왜 이랬을까.....
아내는 주저 앉아 웁니다.
뭐라 미안하다 사과해야 하는데 도대체 기억이 안납니다.
죽음이 코앞에까지 왔던 겁니다. 비참합니다.
짠 눈물이 발에 감은 붕대 위로 떨어집니다.
술을 끊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술이 술을 끊었습니다.
이제 회식이 반갑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굳은 의지로 버텼는데 점점 힘이 듭니다.
술냄새가 이렇게 달콤한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술좌석에 앉아 있자니 허리가 아픕니다.
친구들은 얼마 안 갈거라고 합니다. 온갖 태클을 겁니다.
그래도 꽤 오래 술을 안 마시네요.
대단한 의지네요.
어느날 집에서 치킨을 시켜 먹습니다.
아내가 쥬스를 따르며 이럴 땐 솔직히 맥주 한잔이 그립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시원한 하우스 맥주 한잔이 간절합니다.
어디선가 무알콜 맥주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아. 일본맥주인 것 같은데...
그러나 무알콜맥주는 이내 이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이제 돌이 지나 겨우 걸어다니는 아이가
쥬스를 따라준 컵을 들고 엄마, 아빠 컵에 부딪히며
아빠 “짠” 엄마 “짠” 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수련회의 하이라이트는 캠프파이어였습니다.
석유를 먹어 힘차게 솟아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며 서로들 눈이 반짝였지요.
이날 잠을 자는 사람은 나이든 집사님 교사들 밖에 없지요.
자정이 넘는 시간이 되면 재만 남아 간간히 불씨만 보이게 됩니다.
이때 꼭 불쇼를 하는 형제가 있지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에요.
다 꺼졌다 싶은 잿더미에다 석유(등유)를 끼얹는 겁니다.
석유를 끼얹자마자 죽어있던 불이 다시 확 살아올라 활활 타오릅니다.
술도 이 석유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술 자체가 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자 안에 죽은 것처럼 보이는 죄를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석유라는 말이 지나친 표현일까요?
산전수전 다 겪은 베드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벧전5:4)
그리스도인에게는 귀중한 자유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피로 값을 치르고 주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유가 있습니다.
그 누구도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스도인의 양심과 자유를 속박할 수 없지요.
그리스도인 누구나 술 마실 자유가 있고 또 마시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술이 교회의 장벽이 되거나
술이 신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죠.
술을 마시는 것이나 또는 마시지 않는 것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또 그것이 자신의 즐거움이 된다면 참으로 비참한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성경에 예수님도 술 드시지 않았나
성경에 예수님이 최초로 베푸신 기적이 술에 관한 것 아닌가
성경에 술 취하지 말라고 했지 술을 입에 대지 말라는 말이 있나...
맞습니다.
그런데 저는 두꺼운 성경을 앞에 펼쳐놓고
성경에 이렇게 되어있으니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되어있으니 저렇게 해야한다 하시는 분들에게서
아주 가끔씩 현기증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면 성경이 어지러운 법전처럼 보이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마음에 부어주신 사랑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리스도인의 소중한 자유도 사랑의 빛으로 비춰보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무엇이 나의 자유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 사랑인가가 아닌가 합니다.
사람은 너무나 약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너무나 악한 존재입니다.
죄의 깊이는 사람이 측정할 수 없을 만큼 깊습니다.
저는 사회의 어두운 뒷모습, 사람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면을 많이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보통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추함과 분노, 증오, 비참, 잔인함, 피눈물, 죽음, 슬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이슈가 되고 있는 ‘나영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 중 일각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배경 속에는 굳이 통계를 들이밀지 않더라도
언제나 술이 소금처럼 배여 들어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술로 인해 고통당하고 술로 인해 절망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습니다.
신자들이라고 무사할까요?
술 때문에 괴롭고 술로 고통을 당하면서도
술이 넘쳐나고 술에 관대하고 술 권하는 이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믿은 자로서, 집사로서, 장로로서, 권사로서, 선배로서, 상사로서, 형으로서, 언니로서,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로서
이 술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이 사랑일까요?
잘 조절하면서 취하지만 않으면 될까요?
마시기는 하되 보이지만 않게 하면 될까요?
어렵습니다.
너무나 어렵습니다.
술이 얼마나 달콤한 음식인지 잘 알기에
술이 얼마나 무서운 음식인지 잘 알기에
어렵고 힘든 문제입니다.
취하지 않게, 보이지 않게...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권주가' 끝.
첫댓글 결국은 마시지 마라! 옳습니다. 자제가 불가능한 자들은 음식을 취할때도 가려서 취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태평양바닷물에 빠져 죽은 자보다 술잔속에 빠져 죽은자가 더 많다고 합디다! 술이 술을 먹는 자제가 불가능한 상태로의 자들은 금주가 필요합니다. 엄하게~
마시지 아니하여도 부족함이 없고 마셔도 풍성함이 없으니 너희 자유함이 약한 자들에게 거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만일 음주로 내 형제로 실족케 하면 나는 영원히 음주를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치 않게 하리라 <바울>
아멘
버젼이 좋습니다.
술을 멀리하는 이유는, 나의 연약함을 알기 때문이라는 글의 마무리에 크게 아멘합니다. 역시.. ^^
아,, 결론은 그거였군요. 지니님이 정리한,,,,, 아마도 주의군사님의 글속에는 직업과 관련된 직간접적 경험이 풍부한 흥미와 교훈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
군사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데요?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