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미타불...()...
봉은사 <화엄경> 목각판 불사와 여난(女難)
그런데 이 <화엄경>목각판 불사 때에 스님이 여난(女難)을 만난 비화가 있다.
율행이 높은 스님이 양주 흥국사에도 계시고 서울시 화계사에도 계시면서 설법을 하고 <화엄경> 불사의 동참시주를 모으고 계셨던 까닭으로 남녀 신도가 적지 아니 모였다. 더군다나 봉은사에서 경불사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뚝섬 강이 메이도록 사람의 왕래가 많았다.
그런데 이 때에 서울에서 사는 어떤 대갓집의 젊은 미망인이 스님에게 돈과 쌀의 시주도 많이 하며 하루 건너씩 나오더니, 스님에게 애정을 호소하고 야릇한 눈치를 보이는 것이었다. 계행이 빙설같은 스님은 본체 만체, 들은체 만체 하고 인간무상과 애욕의 무서움, 지옥의 무서움에 대해서만 설법을 하고 계실 뿐이었다. 그러나 도고마성으로 악연은 참으로 물리치기가 어려운 것이었다.
어느 날 밤이었다. 공사 감독으로 전종일 시달린 스님이 문단속도 없이 조실방에서 깊은 잠이 들었는데 가위에 눌리는 듯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어찌된 일인가 하고 겨우 정신을 차려 눈을 떠 보니 동백기름 냄새가 코를 찌르며 여자의 몸이 자기 가슴에 안기고 부드러운 팔이 목을 감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숨결을 몰아쉬며 입으로 불기운을 뿜는 것이 아닌가? 스님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소리를 내어 꾸짖어 내어 보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순수히 욕망을 들어 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스님은 목에 감겼던 팔을 가만히 풀어놓고,
“여보시요, 막중한 불사 중에 이게 무슨 짓이요?” 하고 나직한 귓속말로 힐책하였다.
“스님, 죄송합니다. 그러나 사람 하나 살려주십시요. 여자의 몸으로 남자의 방에 뛰어들 때는…”
“그러나 당신이 미쳤지 이게 될 뻔한 일이요?”
“미쳤대도 좋아요. 스님에게서 저의 소원만 푼다면 지금 죽어도 좋겠어요.”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중대한 일인만큼 그렇게 경솔하게 하여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란 말씀입니까?”
“이것도 인연소치인 연분이니까, 이 경불사를 다 마치고 나서 떳떳하게 부부가 됩시다. 부처님의 말씀을 보면 중으로서 음행을 한다는 것은 가장 큰 죄라고 하셨으니까, 나도 아주 퇴속하여 당신과 백년 해로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까 하니 그리 아시고 이 불사를 마칠 때까지만 기다려 주는 것이 어떻겠소?”
“정말입니까?”
“그럼 정말이지 거짓말을 하겠소, 속인도 아닌 중이…”
“아이구 좋아라. 그러면 더욱 좋지요.”
“그러니까 이 밤에 딴 짓 말고 어서 나가주세요.”
“스님이 그렇게 하여 주신다니 고마와요. 그렇지만 한번만 꼭 껴안아 주셔요.” 하고 그 여자는 달려들었다. 그것까지 거절할 수가 없어 그 여자가 하는대로 두었더니 으스러질만큼 끌어안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러더니 그 여자는 스님의 뺨과 코와 입에 키스를 퍼붓는 것이었다. 그리고 살며시 일어나 나갔다.
그러한 일이 있은 뒤에 날마다 오다시피 하더니 별안간 발길이 뚝 끊어지고 보이지를 않았다. 스님은 호사다마를 부르짖으며 부랴부랴 불사를 재촉하여 다 마치고 내일 아침부터 수백 명의 스님들과 수천 명의 신도가 모여 낙성식 겸 회향재를 다 준비하여 놓았다.
그런데 이 날 밤중에 스님은 자취도 없이 도망을 가고 말았다. 부서를 맡은 스님네가 재는 잘 모셨으나 스님이 없어졌으므로 모두 허탈을 느꼈다.
그 여자도 삿갓 가마를 타고 나왔으나 그토록 깊은 맹서를 하던 스님이 행방불명이 된 것을 알고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그 여자는 비관하고 뚝섬강을 건너 오다가 철천의 원한을 품고 강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그 뒤 그 여자는 원귀가 되어 스님을 따라다니면서 무척 괴롭혔었다. 언제든지 머리끝에 매달려 두통을 앓게 하고 무슨 불사든지 장난을 일으켜 방해하였다. 그리하여 스님은 석대암 지장보살에게 가서 삼칠일 기도를 하고 천도재를 지내주고서야 무사하였다.
첫댓글 스님께서도 약속은 약속이시니 지키셔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부처님께서 생존하셔서 이 일을 마주하셨다면 어찌 처리하셨을지가 더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_()_
나무아미타불 .. ()
제행무상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