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성 마르타, 마리아, 라자로 기념일) 소풍 가는 마음으로 무덥고 분주했던 주일을 지내서 피곤한데도 같은 시각에 눈이 떠진다. 마음은 쉬고 싶은데 몸은 어느새 성경을 편다. 강박인지 충실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지만 길지 않은 묵상에도 영혼은 생기를 되찾는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한 11,25-26)” 일반적으로 부활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예수님은 당신이 곧 부활이고 생명이라고 하신다. 그리고 그 말씀을 믿으라고 하신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부활은 소생이 아니라 죽음이 없는 생명, 영원한 생명이다.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다(요한 17,3).” 예수님을 아는 사람, 그분과 친해서 그분이 무엇을 하실지 아는 사람은 이미 영원히 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이야기들을 종합하면 한 마디로 삶은 십자가다. 신앙은 이 인생 십자가 길이 영원하신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긴 영적 순례라고 말한다. 순례는 힘들고 지치고 지루하다. 하지만 지금 가는 길이 맞는다면 언젠가 바라는 목적지에 이르게 되어 있다. 나는 그저 앞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어떤 시인은 이를 아름다운 소풍이라고 노래했는데 참 적절한 거 같다. 소풍이라고 어찌 마냥 즐겁고 재밌겠나. 짐 꾸리고 찾아가고 놀고 먹고 치우고 다시 돌아오고 그 또한 수고다. 그러나 마음은 가볍다, 소풍이니까.
죽음은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독침처럼 강하고 두렵다. 하지만 모든 사람,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까지 다 죽었으니 나도 언젠가 죽는다. 이를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그 독침은 내게서 힘을 쓰지 못한다. 인생이 소풍은 아니지만 소풍 가는 마음으로 십자가를 질 수는 있을 거 같다. 예수님과 친분을 쌓일수록 영원한 생명에 대한 확신이 커진다. 예수님을 사랑하면 그분 말씀을 듣고 계명을 지킬 거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우리가 그분 안에 있고 그분이 우리 안에 계심을 알게 된다(1요한 4,13). 하느님께는 죽음이 없다.
예수님, 주님은 아버지 하느님 꿈을 이루어 드리셨습니다. 그게 사랑인 거죠. 내 꿈이 아니라 너의 꿈을 이루어 주고, 그걸 함께 기뻐하는 겁니다. 제가 사랑하면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1요한 4,12). 하느님 사랑이 미완성인 게 아니라 제가 주님처럼 사랑하기를 아버지 하느님이 바라신다는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여기저기 이 이콘이 붙어 있어서 영원한 생명을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소풍 가는 마음으로 오늘을 지내게 도와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