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 미스터리, 녹용 >
왜곡된 녹용시장
어린이나 어른이나 한번쯤은 한의원에서 보약을 지어 먹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가을이 되면 더욱 약효가 좋다고 해서 보약을 지어먹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좋
다는 보약의 재료 중에 가장 필수적이고 가격도 높은 한약재가 바로 녹용이다. 그렇
다면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녹용을 우리는 정말 잘 알고 복용하고 있을까? 현재 한
의학계에서는 러시아산 녹용이 가장 품질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러시아
산 녹용이 가장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녹
용 중에는 약효가 거의 없는 순록의 뿔이나, 광록병 감염 가능성 때문에 수입이 금지
된 북미산 녹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순록은 암수 모두 뿔이 나고(사슴에선 수
컷에서만 녹용 생산) 회분율이 높기 때문에 의약품용 녹용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고,
북미산 녹용은 2001년 북미산 사슴에서 광우병과 비슷한 만성소모성질환(CWD)이
발견된 이래 수입이 금지되고 있다. 하지만 순록은 유명 한의원과 한약재 시장에서
버젓이 녹용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북미산 녹용도 중국이나 홍콩과 같은 제 3국을 경
유해 우리나라에 일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의학계 내부에서 불거진 ‘원용(元茸)’ 논란
또한 최근 한 한의원 원장의 폭로로 불거진 원용을 둘러싼 논란도 우리 한의학계의
낙후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논란의 요지는 한의사들이 출자한 대형
한약재 유통회사가 수입이 금지된 북미산 녹용을 그보다 훨씬 품질이 높다는 러시
아 원용(元茸)과 섞어 팔아 왔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그러나 해당 업체는 러시아의
알타이 공화국에는 북미 사슴의 일종인 엘크와 사실상 유사한 종이 서식하고 있다
고 반박하면서 쌍방 간의 원용 논란은 더욱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사실 원용은 한의학, 본초학 고전이나 현 교과서에는 없는 개념. 단지 한의사들이 임
상학적으로 효능이 가장 좋다고 믿어왔던 러시아 녹용을 다른 녹용들과(뉴질랜드,
중국, 북미) 구분하여 원용(元茸), 즉 품질이 으뜸인 녹용으로 불러 왔다. 그러면 진
짜 러시아 원용은 존재하는 것인가? 과연 소비자들이 복용하고 있는 가장 좋은 녹용
이라는 원용이 정말 러시아에서 온 것일까?
이번 주 [PD수첩] 은 이같은 녹용을 둘러싼 의혹들을 추적한다. 먼저 DNA 분석을
통해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러시아 원용의 실체를 밝히고, 순록의 뿔이 녹용으로
둔갑하는 현장과 북미산 녹용이 중국이나 홍콩을 통해 한국으로 어떻게 유입되는지
그 경로를 취재하였다. 그리고 대표적인 의약품인 녹용에 대해 기본적인 효능 검사
나 규격화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우리 한의학계의 후진적 행태를 조명하여, 녹용
의 생약 규격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함 강조하고자 한다.
사랑해요PD수첩, PD수첩방송안내, 한의학미스터리, 녹용
"불량 녹용, 알고 드십니까?" 연합뉴스 생활/문화, 연예 | 2006.09.11 (월) 오전 9:40
러시아産 녹용 알고보니 북미 사슴뿔? 한국일보 생활/문화 | 2006.09.11 (월) 오후 5:33
[방송단신]국내 유통 녹용의 절반이 불량품 외 세계일보 연예 | 2006.09.12 (화) 오전 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