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한마디가 아내를 행복하게 합니다
김종진 41세.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주부 역할을 자청한 남자, 남편들에게 고함
나는 전업주부이다. 공무원인 아내가 직장을 계속 다니기로 하며 가장 역할을 떠맡았다.
5살 된 딸을 키우고 가정 일을 하며, 과외를 한다. 이런 생활이 만 2년을 넘어갔다.
전임강사였던 시절 아내와 나는 평일 한 끼 식사도 같이 하기 힘든 상태였다.
아내가 퇴근하면 난 일을 하러 나가야 했고, 아내가 출근할 때 난 잠에 취해 있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아이가 생기고 아내의 1년 휴직 기간이 끝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바로 육아문제였다.
아이를 할머니의 손에 맡기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두 돌도 안 지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싶지 않았다.
결국 안정적인 아내가 직장 생활을 계속하고 불안정한 직장인 학원 강사였던 내가 전업주부를 하기로 했다.
집안일은 작은 일의 연속이지만 그것이 주는 피곤함과 스트레스는 주부라면 다 알 것이다.
아침 준비 후 청소하고, 점심 준비하고 빨래하고, 아이와 놀고, 저녁 준비하고 청소하고...
조금 과장하면 아내가 퇴근해서 아이와 놀아주기 전에는 쉴 틈이 없다.
나름대로 건강한 편인 내가 이렇게 힘들다면 여자인 주부들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육체적인 고초는 아무것도 아니다. 가정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신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기 시간이 없다는 것,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작아져간다는 것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한 사회생활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좋지 않을까 싶다.

세상의 남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아내 입장에서 아내를 보고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오늘도 아내는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낼 것이다. 맛있는 저녁을 함께 먹고,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하루 종일 집에서 힘들었을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줄 남편을 바라면서 말이다.
그런 소박한 바람을 밖에서 힘들게 일하다 왔다는, 돈 벌고 왔다는 이유로 처참하게 뭉개지 않았으면 한다.
남편이 먼저 "집안일하느라 오늘 수고했어요"라고 따뜻하게 한마디 건네고 안아주자.
아빠를 기다렸을 아이들과 진심으로 30분이라도 놀자. 소파에 누워 TV에만 시선을 맞추지 말고 말이다.
직장 일이 힘든 것을 안다. 그러나 집안일도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자신만큼 어쩌면 자신보다 힘들었을 아내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애정 어린 한마디 잊지 않는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편으로, 가장 행복한 아내와 자식과 함께, 더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월간 마음수련 2011년 4월호
첫댓글 주부들에 강추!!!다른분들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