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북파공작원들이 빨치산·간첩들이 안장된, 경기도 파주시 보광사 내 소위 ´애국열사묘역´의 비문들을 모두 철거했다.
전직 북파공작원들의 모임 대한민국애국청년동지회(회장 오복섭)는, 보광사 주지에게 5일 정오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직접 철거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오전 10시경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약속시간이 되자 묘비를 모두 철거했다.
당시 주지(일문)는 절에 없었다. 그는 성명서를 발표한다며 서울에 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지회 측은 남아 있는 보광사 관계자에게 "열사라는 호칭은 유관순 여사처럼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진 사람에게 붙이는 호칭"이라며 "빨치산 활동을 하고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던 사람에게 이런 호칭을 쓰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했다. 이에 관계자는 "그쪽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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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비를 철거하고 있다(위) / 보광사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 동지회는 찬양문구가 적힌 비문이 철거된 자리에, 자신들이 가져온 ´비전향장기수, 남파공작원´이라는 문구와 이름 등이 적힌 피켓을 대신 놓았다. 절 측은 자신들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며 알아서 하라는 입장을 보였다.
동지회 측은 "앞으로도 국기문란 행위가 있을 시,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국을 위해 몸바친 사람들의 영혼을 더럽히는 일이 이 땅에서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날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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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된 자리에 피켓을 놓으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 한편, 탈북자들의 모임인 ´북한민주화운동본부´도 같은 날 철거작업에 나설 예정이었다. 이 단체 박상학 사무국장은 자신들이 직접 철거하지 못한 것을 다소 아쉬워 하면서도 "우리들이 앞장서서 해야될 일을 청년동지회 측이 대신 해줘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4일) 저녁에 보광사 측에 자진철거를 하라고 권유했고,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오늘 철거를 한다고 밝혔다"며 "간첩·빨치산을 영웅화 한다는게 말이나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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