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엄마처럼 살고 싶어.
내 짧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말을 듣는 엄마라면 어떤 면에선 성공한 엄마라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 사회에서 과연 이런 말을 듣고 살아가는 엄마들은 몇퍼센트에 속할까? 엄마가 싫어요.
이런 엄청난 말만 안 듣는다면 나름대로 성공한거라는 반박을 해댈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꺼야.
대부분의 딸들은 이런말로 엄마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곤 하지.
곧이어 미안한 마음은 입 밖에 내 뱉지도 못하고 나 혼자의 중얼거림 그 부끄러운 내 머리속의 사과와 함께 영원히 잠겨 버리고 만다.
그래 넌 엄마처럼은 살지마.
이말이 서운한 김에 한말은 아니요 내딸은 나같이 살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에서의 주술같은 믿음이라는건 철들고 나서야 깨닫게 되니 사람이란 어쩔땐 짐승만도 못한 이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비켜 갈수 없었는지 그 대부분의 철딱서니 없는 딸중 하나가 바로 내가 되어 버렸다.
공무원이신 아버지의 박봉같은 월급으로 줄줄이 시동생들 대학까지 보내는 엄마가 뭐그리 자랑스러울소냐. 착하디 착해서 불쌍한 사람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있는거 다 퍼주는 엄마의 심성이 뭐그리 곱게 보일까.
내가 누릴 혜택을 누군가 반으로 잘라부순다는데 내 어린 소견으로 죽어도 나는 엄마처럼 착하게 살고 싶진 않았다.
그런 엄마의 소박하다 못해 안타깝기까지한 소원중 하나는 아빠가 정년퇴직하면 두분이서 손 꼭잡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것.
바로 두분만의 여행이었다.
그리고 아빠는 엄마에게 약속했다.
약속이란 원래 깨질지 모르는 불안감에서 서로를 안심시키기 위해 하는 동작의 하나일 뿐이다. 적어도 우리 부모님에게는 그랬다.
작년 4월에 엄마는 당뇨의 합병증으로 영원히 내 곁에는 오지 못하는 곳으로 그렇게 가버리셨다. 엄마의 굵은 얼굴선도 이젠 만지지 못한다.
천국 살림을 믿고 맡길 사람이 그렇게 없었나. 뭐가 그리 급해서 젊은 분을 그렇게 빨리 데려 가셨는지 천국 살림이라면 엄마가 그야말로 적격이지만 가끔은 내가 믿는 신이 야속하기만 하다.
엄마의 주검 앞에서 나의 다짐으로 엄마에게 말을 건넨다.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고통 받으며 희생한 예수님의 삶에서 조금이라도 닮아 보려고 애썼던 엄마처럼 나도 엄마처럼 엄마처럼 살고 싶어요.
어렸을때의 내 꿈. 엄마의 소박한 소망.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오는 이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환상.
그것이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그렇게 헤매며 찾았던 파랑새가 사실은 가까운 곳의 행복이었다는 진실로 허탈함속에 끝나버릴지라도 인형의 집의 노라처럼 나는 그렇게 뛰쳐 나갈것이요, 톰소여의 모험처럼 위험을 헤쳐 나가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헤맸던 그 곳을 엄마 찾아 삼만리 엄마의 영혼과 함께 떠나고 말테다.
떠나기전 실로 거창한 여행의 동기 여부를 제공 했으나 삽질이다 못해 괭이질로 치솟는 나의 여행기는 이제 부터가 시작이다.
첫댓글 오클라라님 안녕하세요.. 잔뜩 기대하고 읽겟습니다. 훌륭한 글솜씨...... 그리고 밝은 미소 운동본부 사이트에 이글 연재하여 올려도 될까요? 요즘 직장은 구하셧나요?
저야 고맙죠. 아직도 집에서 뒹굴뒹굴 놀고 있는 중이랍니다.8월말 까지는 열심히 함 놀아볼려고요. 히히^^;;;
저기 글 잘 보았어요^^
후움.. 선영언니... 실로... 그런 목적을 갖고 있었던 여행이었답니까? -_-;;정녕 절로드는 이 의심은.... ^^*
기대되요~ 오클라라님의 여행기... 무려 7년후의 제가 읽고 있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