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공지: [8월 10-13일]평화의 섬 제주를 위한 여행 - 두바퀴 https://cafe.daum.net/peacekj/GeUj/1012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한 여행 선언문
다시 길을 떠납니다.
사상 유례없을 정도의 무더위와 폭우피해, 코로나 19 재확산의 우려 속에서 많이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후 위기만큼이나 정치적 위기인 대한민국을 못 본 척, 모른척하기에는 마음이 불편합니다.
제주의 곳곳이 난개발에 몸살을 앓는지 오래입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갈등, 해군기지 진입도로 갈등, 성산 제2공항 건설 갈등, 서귀포 우회도로 갈등, 비자림로 확·포장 사업 갈등, 월정리 하수처리장 확대 사업 갈등,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 사업 갈등, 제성마을 왕벚나무 벌목 갈등, 송악산 리조트 사업 갈등 등. 제주도 곳곳이 그만큼 갈등도 커지고 상처가 깊어졌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갈등해소라는 화두가 늘 선점하고 있지만, 진정으로 갈등이 해소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갈등은 물질적 이익이 따르는 사업이나 보상, 사면복권 같이 포장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피해당사자의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해소되고 명예를 회복하며 지역의 정의로운 해결 방법을 요구하는 문제입니다.
강정마을의 갈등 문제는 제주사회에서 시금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책사업이지만 제주도정이 직접 개입한 문제였고, 제주도의회도 절대보전지역 해제 문제에 개입되어 그 책임이 무겁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진상조사를 통한 명예회복은 외면하면서 사면복권과 주변지역 발전계획이라는 물질적이거나 표면적인 방법으로 정치적 이득만 취하려 하는 것이 지금의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의 모습입니다.
결국, 강정마을의 갈등이 이런 방법으로 해결된다고 제주사회가 믿게 된다면, 부정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추진할 때 그 어떤 저항도 소용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게 되고, 금전적이고 물질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이기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이 된다는 우려가 앞섭니다. 또한, 수십억 년 동안 수많은 기적이 행해져 이루어낸 생명의 보고인 지구를 어리석은 인간들이 자신의 물질적 욕망에 지배되어 어머니 지구를 파괴해버리고 말 것이라는 암울한 미래를 확정적으로 고착시킬 것입니다. 아니, 그리 멀리 내다보지 않다고 하더라도 제주도가 제주다움을 잃고, 단지 돈이 되지 않으면 고향을 버리고, 이익이 되지 아니하면 이웃도 버리는 비인간적인 사회가 벌써 코앞에 와있습니다.
우리가 꿈꿔왔던 공동체적 사회, 수눌음 사회, 이상향 이어도는 어디에 있습니까?
제주의 진정한 가치는 자연에 있다고, 제주 난개발의 소방수라며 2번이나 도지사를 지냈던 원희룡은 윤석열 정부의 국토부 장관이 되어서 제2공항 조기 추진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영훈 도정은 이에 맞서는 그 어떤 행보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2공항은 제주를 돌이킬 수 없는 파괴와 난개발을 부추길 재앙인 사업입니다. 우리가 제2공항 사업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후손들에게 쓰레기 섬인 제주에서, 똥물 바당인 제주에서, 부동산 지옥인 제주에서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고통을 물려주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제2공항은 제주도의 군사기지화를 가속화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오히려 위협하는 사업이 될 것입니다. 이미 제주해군기지는 2022 림팩 훈련에 사상 최대규모의 전단을 파견하는 기지가 되었습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대만분쟁이 표면화되고 있습니다. 우크라니아-러시아 전쟁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유가인상과 곡물동결로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우리나라가 휘말려들면 한반도가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강 건너 불구경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이제, 갈등을 정의롭게 봉합하고, 모두가 평화를 이야기하며, 자연과의 공존을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때가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길을 나서며 제주도민께 호소합니다.
비록, 우리가 너무 많은 희망을 잃었지만, 아직 주저앉을 때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흘릴 땀방울이 도민들께 희망의 불씨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가는 길은 모두가 맞이할 미래를 먼저 걷는 길입니다. 내일, 다음 달, 내년에는 우리가 절망을 딛고 희망만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런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가 발을 디딘 그 숫자만큼, 우리가 걸어간 거리만큼, 절망과 간격을 벌리고 희망에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년 2023년에는 제주생명평화대행진으로 모두가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다시 한번, 강정마을이 그동안 외쳐왔던 구호를 함께하며 행진을 시작하겠습니다.
질긴 놈이 이긴다!
독한 놈이 이긴다!
해군기지 결사반대!
제2공항 결사반대!
세계의 평화는 강정으로부터!
지화자~! 좋~다!
2022. 08. 10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한 여행 참가자 일동
http://www.headlinejeju.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3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