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의 청와대, 코웃음 치지 않겠는가? MB 정권이 조만간 정치적으로 폭설을 맞아 앞이 캄캄해질 것이라는 소릴 듣는다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는 대통령 지지도를 50%대로 끌어올렸다. 탄탄대로를 빵빵하게 질주할 것인데 뭔 잠꼬대? 47조원 규모의 원전 수주,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잊혀질 수 없는 장거(壯擧), 폐부가 졸아들게 만드는 감동이다. 그런데? 묻는다. 11일 세종시 수정안을 내놓으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자신이 있는지. 단언컨대, 정계 지형이 이대로 가면 국회에서 부결될 것! 왜? 박근혜를 두드려보았는가? 박근혜는 정치를 못하면 못했지, 대선 후보가 안되면 안됐지 ‘원안+알파’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단 1%도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에 관한 한 독심술의 1인자인 한 중진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의 세종시 입장은 위치가 변하지 않는 북극성(北極星)이다.” 한나라당 16! 9명의 의원 중 친박계가 50명이라고 치자. 국회에서 표결에 부쳐지면 그대로 반대표를 던질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110명 정도의 친이계가 일제히 찬성표를 던질 수 있을까? 다음번 총선을 앞두고 ‘선거의 여인’의 눈치를 봐야하는 국회의원들이. 친이계 전체가 똘똘 뭉쳐 찬성표를 던진다는 가정도 해보자. 그러면 야당은? 민주당 + 자유선진당 + 친박연대 + 민주노동당 + 창조한국당이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 빼고 전원, 부표를 던지지 않겠는가? 표 계산이 나온다. 국회의원 299명 중 친이계 110명을 제외한 189표가 부표로 나온다. 박근혜와 민주당·자유선진당이 반대하면 구조적으로 세종시 수정을 관철할 수 없다. 그래서, 정치는 다수파(多數派)를 만들기 위한 공작(工作)이다. MB가 세종시 수정을 관철시키려 한다면 ‘출구 카드’를 ! 링 수밖에 없다. 박근혜와 이회창을 끌어들여 다수파를 만들 수밖에. 다수파를! 원전 수주를 이끌어낸 거상(巨商)의 지혜가 작동해야 한다.
이번엔 진짜로 ‘이명박 + 박근혜 + 이회창’의 우파 대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2007년 대선 때 이회창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고 박근혜가 “그건 정도가 아니다”고 했을 때 MB는 뭐라고 했는가? “저는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과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높이 평가합니다. 정치적 파트너로서 소중한 동반자로서 함께 나아갈 것 입니다.”(2007년 11월12일 기자회견) 박근혜를 약속 그대로 국정 동반자로, 이회창을 충청도 맹주로 대접하고 인정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한나라당이 노동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고, 예산안조차 저렇게 된 건 박근혜가 쿨하게 토라져 있고, 이회창이 민주당 편을 들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가 임기 내내 지속되면 MB는 UAE 원전 수주 외에는 아무것도 못하고 임기를 마치게 된다. 박근혜가 왜 버티는가? MB에 대한 뼛속 깊은 불신이다. 이회창이 왜 외면하는가? MB에 대한 불신이다. 정운찬을 국무총리로 내세워 세종시 수정을 밀어붙이자 ‘정도(正道)근혜’와 ‘죽창(竹昌)’은 작심한 것 같다. 우리들을 죽이려하는구나.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다. MB가 백년대계론으로 몰아칠 때 이들은 자존심이 더 상했다. 나는 정치적으로 불리하지만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를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여기에서 대권을 손에 쥔 국가 최고지도자가 결단하는 것이다. 크게 봐야 하는 것!
권력의 3분의 2를 박근혜와 이회창에게 주고, 끌어안는 것이다. 방법은 당·정·청에 박근혜와 이회창, 그리고 추종 세력을 과감하게 참여시키는 것. 대연정! 박근혜와 왜 소통이 안되는가. MB의 당·정·청 정무 라인이 모조리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저격수나 박근혜를 발로 차고 나간 인물들이기 때문. 특임장관 주호영? 박근혜의 총애를 받다가 전격 MB 캠프로. 사무총장 장광근, 정무수석 박형준 모두 MB캠프 대변인으로 박근혜 저격수들. 무슨 대화가 되겠나? 과감하게 바꿔 대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개각하는 것이다. 대폭 개각해 박근혜와 이회창을 국정 동반자로 만들어 대연정하는 것이다.
MB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 ‘우파 대연정’으로 정면 돌파하라. 세종시가 실패하면 6월2일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이후 MB는 폭설에 휩싸이게 된다. 대결단하라!
[[윤창중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