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차가운 봄비가 내리고 강원도엔 춘설 소식도 들려옵니다.
갓 피어난 매화에겐 미안하지만 설중매를 떠올리니 마음이 편안하고 포근해집니다.
며칠전 만난 봉은사의 붉은 매화 몇송이, 휴일 북한산 자락의 꽃망울을 터트린 노란 생강나무가
이젠 물러설 수 없는 봄임을 선언했구요. 꽃샘추위에도 끝내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결국 올 것은
오고야 만다는 자연과 삶의 이치를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니 불안과 두려움 대신 자신과 세상의 이치를 믿고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지혜가 필요하겠지요.
자연의 봄과 함께 이 땅의 봄을 향해 두 손 꼭 잡고 뚜벅뚜벅 걸어가면 참 좋겠습니다.
새로운 한 주, 그 간절한 마음으로 봄이 되어 나가자구요.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경칩과 춘분 사이, 이미 떠났다고 생각했던 겨울이 뭐가 아쉬웠던지 살짝 돌아와서
피어난 봄꽃들을 보더니 이내 다시 갈 길을 가는 형국의 날씨입니다.
무엇 하나 그냥 쉽게 얻을 수 없음이 계절도 삶도 매 한가지인듯 합니다.
그러니 이를 믿고 우리의 길을 가다보면 삶은 제자리를 찾아 우리 곁에 함께 할거라 생각합니다.
변화많은 날씨에 건강 잘 챙기면서 봄맞이 잘 해 나가길 응원하겠습니다.
이 땅의 불안과 혼란이 계속되면서 민초들의 삶이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고통의 신음소리가 이어지고 있고, 희망을 찾기 어려운 삶들을 보면서 어찌할 수
없음에 안타까움이 더해가고 있구요. 부디 이 반동과 파행의 시대가 조속히 마무리되어 우리의 삶에
봄 햇살이 비출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합니다.
이번주에는 반드시 사필귀정의 역사적 결정이 내려질거라 굳게 믿으면서요.
지난 주 화요일 저녁엔 예술의 전당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의 열정어린 연주에 함께 했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쳐내는 모습에 작은 감동이 몰려왔구요. 인생이란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몰입하여 나다움을 통해 세상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수요일엔 새로운 음식세계를 통해 치열한 자신의 삶을 살아온 가시리의 손복순 대표와 책 출간을 위한
인터뷰를 하고 행여나 하는 생각에 봉은사 매화를 찾아 나섰습니다. 아직 만개한 것은 아니지만
간간히 꽃망울을 터뜨린 고운 백매와 홍매를 만나 즐거운 눈장구를 쳤지요. 먼저 찾아와줘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듯 했구요. 역시 자연도 삶도 길섶에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숨겨두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나무요일 저녁엔 '김재은의 월요편지' 2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모임을 온라인 줌미팅으로 진행했습니다.
지난 20년의 행복여정을 바탕으로 앞으로 20년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4월 25일(금) 저녁, 기억해 주세요.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금요일 저녁엔 내 인생에 여행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 준 크루즈 여행 정기모임을 가졌습니다.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라던 김영하 작가의 말을 떠올리면서 '여행이란 익숙한 것들과
잠시 결별하고 낯선 것들과 한바탕 즐기다가 다시 익숙한 것들과 새롭게 만나는 것'이라는 소생의 이야기를
더합니다. 여행을 통한 삶의 새로운 발견, 그 중에 꽤 괜찮은 게 크루즈 여행임을 살짝 귀띰해 드립니다.
주말엔 산사랑 동무들과 시산제를 겸한 정기산행으로 강화 마니산을 다녀왔습니다. 봄볕이 완연한 날,
몰래 피어난 진달래 꽃송이도 만나고 반가운 사람들과 즐거운 산행을 맘껏 즐겼습니다. 서울로 돌아와서는
광화문에서 민주 시민들과 헌법과 법 질서 회복과 일상으로의 복귀를 염원하는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목놓아 외친 그 진정한 에너지가 결국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으로 이어질거라 굳게 믿습니다.
휴일엔 행발모 서울둘레길 모임으로 궂은 날씨속에 19코스를 걸으며 여여히 걷자생존, 걷자행복의
일상을 기꺼이 즐겁게 누렸습니다. 비에 젖은 개나리,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생강나무,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에 휴일 하루가 만족감으로 가득 찼습니다. 즐겁고 고마운 삶입니다.
'따뜻하고 열린 마음 한 줌,
너그러움과 부드러움 한 줌,
굳센 용기와 행동 한 줌, 그리고 일상에 깨어있는 마음 한 줌,
이렇게 더불어 살아갑니다'
나는 지금 내게 없는 기쁨을 노래한 적 없다
나는 지금 내게 없는 슬픔을 노래한 적 없다
(중략)
내가 눈 속에서 향기를 피우든지 향기로 피어 눈을 맞든지
나는 다만 수많은 하나의 지금
무수한 하나의 여기에서 눈을 맞으며 서 있을 뿐이다
- 안상학 시, '설중매(雪中梅)' 중에서
2025년 3월 17일
아름다운 옥수동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