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나 런던, 베를린 같은 국제 도시의 호텔에는 빈대가 출현하는 곳이 간혹 있다. 그런데 작년 여름, 유독 프랑스 파리는 마치 빈대가 어디에서나 들끓는 것처럼 언론에서 그야말로 난리였다. 올해 열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 정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시민들이 올린 게시글과 사진에는 빈대가 전차 의자안에, 극장에도 나타난다는 것으로 혹시 빈대를 묻혀올까 봐 계획한 파리 방문을 취소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결과는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11%의 파리 가정에서 빈대가 나타났다는 것인데, 이는 이웃 나라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높은 수치는 아니다. 다른 어느 도시보다 파리에서 유난히 빈대가 창궐한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밝혀졌다. 이 같은 정보는 러시아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 각종 SNS를 통해 퍼뜨린 가짜뉴스였다. 올림픽을 방해하고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인 것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빈대를 옮기는 것처럼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언론인들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사진 수 천장이 RRN("Reliable Recent News”)이라고도 알려진 러시아 네트워크를 통해 퍼진 사실을 알아냈다.
내각에서 디지털분야를 담당했던 장노엘 바로(Jean-Noel Barrot) 유럽 장관은 이는 사이버 공격으로 "빈대 논란은 확인된 러시아발 계정을 통해 소셜 네트워크에서 인위적으로 크게 퍼져나갔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는 러시아 계정들이 조작된 내용을 퍼뜨려 여론에 영향을 끼치는 사례가 종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