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좌담회②] “안철수 신당, 상황에 따라 제 1당도 가능”
“호남, 특히 광주가 민주당과 安신당 운명 가를 승부처”
(폴리뉴스 / 2013.12.27 13:02:19 / 이성휘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2014년 정국전망’이란 주제로 26일 정국현안에 대한 전문가 좌담회를 가졌다.
폴리뉴스 본사에서 열린 이날 좌담회는 이명식 본지 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됐고, 토론자로 김능구 본지 발행인, 정치평론가 유창선 정치학 박사,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일명 ‘안철수 신당’(이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정추)가 출범하는 등 신당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에 육박하는 당 지지도를 보이기도 하는 것에 주목하고 내년 6.4 지방선거와 향후 정국향방을 전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신당의 전국적 지지율은 그동안 잠시 하락도 했지만 최근에는 28.1%로 초기의 지지율을 회복했다”며 “특히 호남 지역에서는 신당 41.1%, 민주당 23.9%로 거의 20%의 차이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새정추의 공동대표 중 두 사람이 호남출신이다. 신당이 호남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구애를 하고 있으며 이게 지표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여론조사의 기법상 신당 지지율에는 거품이 있을 수도 있다”며 “창당 전에는 ‘안철수’라는 이름이 들어가고,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한 번 더 강조하는 ‘ 프리미엄’ 효과가 개입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실제로 창당이 되고 다른 당과 대등한 입장에서 여론조사를 받는다면 의외로 민주당과 비슷한 지지율이 나올 수도 있다”며 “실제 내일신문과 디 오피니언의 조사에는 13%로 나왔고, 민주당의 12%와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렇게 된다면 문재인과 손학규라는 대선후보가 있는 민주당도 싸워볼만 하다.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치면 안철수에 앞선다”며 “그 과정에서 호남에서는 강대강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고, 야권 단일화 과정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서 “차라리 신당 창당을 하지 않고 선거를 치루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감소 측면에서는 좋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주장에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안 의원은 안전하게 가려고 좌고우면하지 말고 지방선거 전에 창당을 해야한다”며 “지난 대선기간 안전하게 가려고 하다가 오히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에게 잡아먹힌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박사는 “책임감 있는 정치세력이라면 당연히 창당하고 제대로 정치행위를 해서 평가받고 힘을 키워가는 것이 정상”이라며 “지난 대선 때 나타난 것처럼 민주당을 신뢰하지 않는 야권의 성향과 새누리당 지지층의 일부를 흡수하는 흐름 자체가 이어지고 있어서 정국을 3자 구도로 정립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의 흐름이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신당이 호남에서 승리를 거두고 전국적으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민주당은 상당히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이 흔들리고 그 와중에 민주당을 문재인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맞물려 민주당 현역의원들의 이탈이 현실화 될 수 있다”며 “지방선거 이후 총선 전까지 정국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은 “안 의원이 지방선거에 임하는 부분은 딜레마가 있다. 신당과 민주당은 제로섬 게임으로 민주당이 무너져야 신당이 된다”며 “그러나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확실히 패배하기 전, 민주당 의원 중 당을 탈당하고 신당에 갈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황 소장은 “만약 신당이 내년 선거에 민주당과 정면대결을 한다면 결과적으로 유리해지겠지만, 시민사회와 재야운동권들이 야권분열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결국 야권분열의 책임론이 덜한 곳들 몇몇 곳에 핀포인트 공천을 하고 성과를 거둬 상징적인 대안세력의 이미지를 획득하려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특히 가장 상징적인 전라도 광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신당이 광주에서 승리하고 수도권과 영남지역에서 선전한다면 민주당은 앞으로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다만 황 소장은 “그러나 정치인 안철수는 정치력이 부족하고 판단력 및 결단력도 부족하다”며 “그간 기존 정치판이 싫다는 국민들의 반감에 기대어 왔지만 현실적으로 표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기성정치권은 경험과 노하우, 위기대응능력이 있어서 내년에는 여야 막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안 의원이 내년에도 지금과 같이 여야정쟁에 기반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능구 본지대표는 “그간 안철수 의원을 둘러싼 정치세력의 문제점으로 폐쇄성이 지적됐는데, 이번에 새정추가 공식발족하고 국민추진위원회가 모집을 시작하면서 상당부분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김 대표는 “그간 창당이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 안철수라는 개인의 대권가도에 창당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제 창당으로 가는 것은 외통수이며, 그 과정에서 그동안 지적된 아마추어리즘이나 폐쇄성, 모호함 등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호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신당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을 언급하며 “향후 정국의 전개양상에 따라 신당이 민주당뿐만 아니라 새누리당도 제치고 제 1당이 될 수도 있다”며 “새누리당의 고정 지지층 25~30%가 있기는 하지만, 신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을 압도하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실수가 이어진다면 여론조사 오차범위까지 쫓아온 신당이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명식 본지 본부장은 “신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야권의 대표성을 획득하려는 것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민주당내 여러 대권주자들이 속수무책으로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민주당과 신당이 어떤 전략으로 이끌어 갈지 주목할 만하다”면서 이날 토론을 정리했다.(끝)
■ 출처 :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194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