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 하늘나라 찾기
어머니는 동네 복지관에 다니셨다. 합창도 하고 종이접기도 하고 그러셨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며 참 좋아하셨다. 평생 집안 살림과 장사에 일만 하시던 분에게 뭔가 배우고 놀이 하는 시간은 신세계 같았다. 복지관과 노인복지 프로그램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어머니는 그제야 발견하셨다.
예수님은 하늘나라를 밭에 숨겨진 보물에 비유하셨다.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마태 13,44).” 그때는 금이나 돈을 땅속에 묻어 숨겨두었다고 한다. 그 주인이 전쟁으로 죽거나 하면 그 보물은 주인을 잃은 채 거기에 그냥 있고 가난한 소작농이나 일꾼이 밭을 일구다가 우연히 그것을 발견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밭을 통째로 사는 걸 보면 몰래 주머니에 넣어 가져갈 만큼의 양이 아니었던 거다. 일생일대 횡재인 셈이다.
또 좋은 진주를 찾아다니는 상인에 비유하신 걸 보면 하늘나라는 그것을 의지적으로 열심히 찾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진리를 탐구하고 삶의 참된 의미를 찾는 이들은 모두 하늘나라에서 만나게 되어 있다. 그것이 횡재든 노력의 결과든 하늘나라는 발견되는 것이다. 그것은 그전부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얻으려면 가진 것을 다 팔아야 한다. 비운 만큼 담긴다. 다 비우면 다 채워진다.
믿든 안 믿든 하느님은 사람이 되어 우리 안으로 들어오셨다. 예수님이 하늘에 있는 하늘나라를 사람들 사는 세상으로 가져 내려오셨다. 그분 안에 하늘나라가 있다고 말한다. 그분과 맺는 인격적 관계에 따라 하늘나라에 가까워진다. 그분과 친한 만큼 하늘나라를 차지한다. 다 드려도 아깝지 않고 그분 때문에 가난해져도 좋을 만큼 친하면 그는 이미 하늘나라를 가진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하늘나라는 예수님 안에 있지 내 안에는 없다. 하늘나라는 우리 가운데, 우리 사이에 있다. 소금인형이 바다로 들어가서 바다를 차지하는 거처럼 나를 비워 내가 없어져야 비로소 하늘나라를 완전히 차지한다.
예수님, 제게 하늘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입니다. 선조 순교자들이 신앙 때문에 가난해지고, 목숨을 내놓아도 괜찮을 만큼 좋았던 것이 지금은 무엇인지 찾습니다. 그런 것, 그런 곳이 어딘가에 있다고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목숨보다 귀한 이 믿음을 지켜주셔서 아드님과 더 친해지게 도와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