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짜꼬'란 '어찌할까?'의 경상도 방언이다.
이 말은 대개 갑자기 큰 일이 생겼지만 내 영향력을 벗어난 상태일 때 하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자연의 섭리에 맡기는 수밖에 없을 때 무심코 튀어 나오는 말이다.
어제 저녁때 내일이 외손자 돐이라고 떡이라도 한 되 해 보내야겠다고 어디에다 전화를 걸어 주문을 하는 모양이었다.
아침이 되니 오더가 백수인 나한테 떨어졌다.
전화번호와 떡집 이름을 알려 주더니 오후 1시에 가서 찾아와서 딸램이 집으로 택배로 보내란다.
우리가 사는 동네에도 떡집이 있는데도 기어코 서동에 있는 떡 방앗간 떡이 맛이 있다고 그집에다 주문을 하였다.
1시에 지하철을 두 번이나 바꿔 타고 서동 미래시장 안에 있는 대성떡 방앗간을 찾아갔다.
마침 포장을 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큰 딸과 둘째가 인천과 서울에 떨어져 살고 있어 누구는 주고 누구는 뺄 수가 없어서
두 되를 주문한 것이다. 평소 같으면 떡 두 되쯤이야 별 문제가 있겠느냐 싶겠지만 다리가 불편하다 보니 한 쪽 손에 들고 걷기가 쉽지 않았다. 시장 방앗간에서 서동 지하철역까지는 15분은 족이 걸야야 했다.
집에 도착하니 3시 반이었다. 택배를 보내려면 스티로폴 박스도 찾아야 했다. 베란다에 들어갔더니 마침 빈 박스가 두어개 눈에 띄었다. 떡 상자에서 떡을 꺼내 스티로폴 상자에 담았다. 오전에 김치 냉장고에 넣어둔 아이스팩도 챙겨 넣었다.
상자 두 개를 집에 있는 작은 카트에 담아 우체국에 가서 택배로 보내려고 하니, 우체국 직원이 하는 말이 오늘 보내도 내일 배달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서울 강남과 인천쪽에 배달하는 사람들이 코로나에 감염되어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바람에 배달이 늦어진다고 했다.
가족 카톡방에 택배를 보내긴 했는데 내일 배달이 안될 수도 있다고 했더니, 집사람의 반응이 '떡이 쉬면 우짜고?'였다.
코로나 때문에 택배가 하루만에 배달이 안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택배를 몇번 보냈어도 거의 하룻만에 배달이 되었으므로 떡도 오늘 보내면 늦어도 내일이면 도착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따라서 상자 안에 아이스팩을 넣는 것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하수인인 짐꾼은 혹시나 떡이 쉴까 싶어 아이스팩을 하나 넣었던 것이다. 세상에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일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무슨 일을 하든지 만약의 경우를 항상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