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내가 배를 탈 때는 배를 타는 재미가 있었다.
바다 위에서 낚시를 하는 것도 아니고 요트를 타고 유람하는 것도 아닌 데 무슨 재미가 있겠냐 마는 돈 버는 재미였다.
70년대말 당시 내가 마산에서 살다가 망미동 방 한칸짜리 셋방으로 이사를 했는데 내 월급은 송출회사에서 부산은행 수영지점으로 보내졌다. 어머니가 월급을 타러 갔더니 수영지점으로 월급 들어오는 사람중에서 내가 제일이라고 하더라고 하셨다. 달러 환율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망미동 대지40평 단층집 값이 250만원정도였는데 2항기사 1년분 월급을 모으면 살 수 있었다.
60년대말에 시작하여 70년대까지 한참 송출선원 바람이 불었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 배가 없어 배를 타지 못하고 해양대학을 나와 2급정교사 자격증을 얻어 육상에서 음악선생, 수학선생으로 입에 풀칠을 하거나 개중에는 한전에 들어가 육상근무를 하던 사람들도 배를 타면 월급이 많다고 하니 장농면허를 살려 너도 나도 배를 타러 나왔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고급 면장만 가지고 맨몸으로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밥 먹고 훌라를 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래서 '자고 나면 쌀이 한 가마'란 말까지 나온 것이다.
요즘은 정보화 사회라서 그런지 세상이 참 빨리 변하고 있다.
자고 나면 새로운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택소노미'와 'RE100'도 예전엔 들어보지도 못한 말이다. 택소노미(Taxonomy)란 우리말로 분류학이란 의민데, 가나다, ... ABC, ...와 같이 표준화되고 체계적으로 분류된 전통적인 분류학(taxonomy) 기반의 분류체계. 트리형의 위계적 구조로서 이미 결정된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스어로 ‘분류하다’라는 ‘tassein’과 ‘법, 과학’이라는 ‘nomos’의 합성어다. 그린 택소노미는 녹색분류체계로서 친환경 사업을 가리키는 지침서 역할을 하며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분야 즉 친환경 산업을 정하는 분류체계라고 할 수 있다.
'녹피에 가로 왈자( 鹿皮曰字 )'란 속담이 있다. 부드러운 사슴 가죽에 왈(曰 )자를 써 놓으면 신축성이 좋기 때문에 이리 보면 날일(日)자도 되고, 저리 보면 가로 왈(曰 )자도 되기 때문이다.
얼마전 대선 토론마당에서 이재명 후보가 상대인 윤석열후보에게 "알이백이 뭔 줄 아느냐?"고 물었다 한다. 윤후보가 잘 모른다고 하자 그런 것도 모르면서 대통령후보로 나왔느냐고 면박을 주었다고 한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는 기축통화란 의미도 제대로 모르면서 원화가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나발을 불었다.
'알이백'은 듣기에 따라선 알 이백(R200)도 되고 '알이 백(R이 100 혹은 RE100)도 된다.
조금 먼저 주워 들었다고 해서 아는 척 하는 행위는 '공자 앞에 문자' 쓰는 격이다. 대선 토론전은 상대방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 앞에서 자신의 자질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리100'이 맞다. RE는 Renewable Energy의 줄임 말로 재생에너지란 의미다. 그래서 'RE100'이란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화석연료나 원자력 발전이 아닌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국제적 기업 간 협약 프로젝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