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은행들의 예/적금금리는 1%도 되지 않아 저축해봐야 필요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저금리 얘기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어왔다.
그래서 과거에는 "저축의 시대에서 펀드의 시대로"라는 구호가 등장했었고, 지금은 동학 개미 운동이 몰아치고 있다. 오늘날 상당수의 사람들은 돈을 모으는 것은 저축상품이 아닌 투자상품으로 해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상태다. 이런 현상이 자산 가격이 한참 상승할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처럼 코로나 여파로 전세계의 경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때는 돈을 안전하게 넣어둘 곳이 없어서 개인들이 불안한 상태라 문제가 있다. 한마디로 저축하자니 금리가 너무 낮고 투자하자니 너무 불안하다.
저축에 대한 동기 자체가 사라졌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저축을 하면서 금리가 높으니 낮으니를 크게 따지지 않았다. 금리를 떠나서 저축을 해야하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이 발달하고 신용사회로 접어들면서 저축을 해야하는 이유가 줄었다. 돈을 쓰는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내가 가진 돈의 범위 내에서 써야 했기에 항상 은행 잔고를 신경 써야했다. 목돈 나갈 일이 있거나 고가의 물건이 갖고 싶을 때는 적금을 통해 돈을 모아서 사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신용카드만 있으면 당장 돈이 없어도 손 쉽게 살 수 있는데다가 마이너스 통장으로 인해 카드결제액이 조금 부족한 것 정도는 금방 메꿀 수가 있다. 마이너스 통장만 있으면 부족한 생활비도 걱정 없다. 그래서 당장 다음 달에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도 예측하지 않는다. 신경 써야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돈이 없어도 돈을 쓸 수 있으니 돈에 대해서 계획하고 따져보지 않아도 생활하는데 큰 불편이 없다. 저축할 동기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다음 학기에 들어갈 자녀의 등록금, 교재비 등을 미리 따져보고, 오래된 냉장고나 세탁기는 언제 바꾸는 것이 좋을지, 전세 만기가 되면 이사자금은 어떻게 마련할지 지출에 대해서 미리 계획하고 우선순위를 정했지만 이제는 그 때 그 때 생각나면 쓴다. 통장 잔액과 상관없이 돈을 쓸 수 있으니 카드 결제일이 아닌 이상 잔액 조회를 할 일이 없다. 그러다보니 내 통장에 얼마의 돈이 들어있는지조차 잘 모른다. 가끔씩 어쩌다 핸드폰으로 계좌 잔액을 살펴보는게 전부다.
저축 없이 신용카드와 마이너스 통장으로 가계를 운영하는 사이 저축률은 1%대로 10년 전의 4분의 1도 안 되는 상황이 되었고 상당수의 가정은 미래에 쓸 돈까지 오늘 당겨쓴 덕분에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보이게 되었다. 월급날의 즐거움은 사라진지 오래다. 월급이 들어오면 지난 달에 쓴 카드 값으로 몽땅 빠져나가다보니 통장에 돈 들어오는 날이 즐거울 리가 없다. 예전에는 월급날이 되면 가족들과 기분 좋게 외식하거나 자녀들 장난감을 사주곤 했었는데 어느샌가 그런 문화가 사라졌다.
여기에 저금리에는 저축해봤자 물가상승보다 손해라는 생각도 한 몫 거들었다.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자 기대수익율이 높은 펀드나 직접 주식 투자로 이동을 했지만 변동성이 심한 시장의 성격상 돈 버는 개미 즉 개인들의 숫자는 별로 없다. 게다가 말로는 이성적으로 주식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다고 하지만, 사람의 성격상 그런것은 쉽지 않아서
쪽박을 차는 이들이 알려지지는 않지만, 주변에 은근히 많다.
저축해봐야 뭐하나 하는 생각에 결국에는 버는 돈 뿐만 아니라 미래에 벌게 될 돈까지 재테크 라는 미명하에 주식시장에 뛰어 들어가 미래에 돈 쓸 계획을 세워서 차근 차근 모아나가도 모자른 마당에 미래에 벌 돈까지 오늘 써버리니 미래는 점점 가난해질 수 밖에 없다. 돈이란 것은 벌어서 쓰고, 모아서 써야 하는데 요즘은 자신들은 남들과 다르다는 오만한 생각에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직접 주식 시장에 뛰어 들어가 인생 자체가 낙락으로 빠져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결국 모아둔 돈도 나가 버리고 남은 것은 빚 밖에 없다.
저축은 미래에 대한 계획과 준비
기꺼 모아두었거나 차곡 차곡 채워 넣어야 할 돈 을 저축이 아닌 재테크 시장 특히 주식시장에 서 투입된다면 그 때부터 현금흐름은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서게 된다. 주식시장 폭락이라는 무거운 현실을 만나다 보면 결국 현금할 돈이 부족하여 결국 생활비도 부족하게 만든다. 결국 신용카드와 마이너스 통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몰아가는 것이다. 현금흐름이 불균형하니 심리적으로도 불안해진다. 매달 돈을 벌고 쓰지만 모이는 것이 없다보니 돈에 대해서 조급해진다.
저축의 기본 개념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저축은 이자놀이를 하기 위해서, 큰 부자가 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꼭 써야하는 돈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축의 효과는 단순히 돈이 모여서 돈이 많아지는 것에 있지 않다. 저축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예측하고 준비하게 한다. 미리 계획하고 차근차근 모아나가는 과정에서 돈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어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안정이 된다. 뿐만 아니라 돈은 더욱 넉넉하게 쓴다. 오늘 쓰는 돈은 그동안 저축해놓은 돈으로 쓰고 버는 돈은 다시 미래를 위해서 저축을 하는 선순환 구조가 되어 소득에 비해 훨씬 여유있는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정의 현금흐름이 안정이 되니까 월급날의 기쁨도 되찾을 수 있다.
요즘은 저축하면 먼 미래의 자녀교육자금이나 은퇴자금 같이 정말 큰 돈이 들어가는 것만 생각한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의 돈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먼 미래가 나아질리 없다. 저축은 일상의 소소한 것부터 하나 하나 계획하고 실천해나가는 것이다. 50만원 이상 목돈이 나갈 일들이 있다면 하나 하나 예측해서 준비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준비해서 돈을 쓰기에 미래에 대한 목표의식도 뚜렷해지고 이로 인해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훨씬 높아진다. 저축을 통해서 엄청난 부자가 되진 않더라도 하루 하루 나아지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또한 만기가 된 저축을 가지고 돈을 쓸 때 기분은 매우 좋다. 예를 들어 만기된 적금으로 여행을 간다면 그간 열심히 모은 돈에 대한 보상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다녀와서도 여행의 기억이 즐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운이 좋아서 주식투자로 일시적으로 번 돈으로 여행을 간다면 여행 당시에는 즐거울지 모르지만 나중에 주식 투자로 인해서 돈을 잃게 된다면 주식으로 번 돈으로 여행 가서 쓴 것이 엄청 아까워 할 수도 있고 후회 할 수 도있다. 이처럼 어떻게 썼느냐에 따라 똑같은 돈을 쓰고도 돈을 쓰고 난 후의 만족감은 확연히 차이가 나게된다. 그래서 저축은 금리를 보고 할 것이 아니라 가정의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다. 작은 일상에 대해서 예측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미래의 재무위험을 통제할 수 있을 때 돈 버는 즐거움과 돈 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첫댓글 ㅇㅇ 이자율 보다 높은 수익률이 의미가 있으려면 일단 사이즈가 되어야 유의미. 고로 일정 금액까지는 저축이 중요함~ 예를들어 1000원짜리 주식 10주 갖고 있어서 10%수익률이 났다해도 1000원인데 1천원 올랐다고 피씨방 한시간 소비하면 도로아미타불...오히려 마이너스~ 힘들게 돈벌어서 저축하면 쓰고 싶어도 아까워서 못쓰게됨(주변 인심까지 잃을 정도로 쓰지 말란건 아니지만)
공감합니다
그래서 요즘 적금, 일반 저축한다고 하면
되게 시대에 뒤떨어지고 한심한 사람 취급 당할 때도...
돈은 계획있게 쓰고 모아야 함 주식을 하더라도 여윳돈으로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