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운의 한국생활<2>
너무나도 고마운 '외국인전용병원'
보건복지부는 2005년부터 전국 시도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춘 소외계층과 외국인 체류자에 대해 무료진료 혜택을 주도록 하고 있다.
충남 천안의료원도 한해 1억5천만원을 충청남도에서 지원받아 외국인들에게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전북대병원, 예수병원, 군산의료원, 남원의료원, 부안성모병원에서도 무료진료를 해주고 있고, 경남 거제시 고현교회진료실, 강원도 속초의료원, 경기도 광주의 분당지구촌교회, 안산시 단원보건소 원곡보건지소, 인천한방병원, 인천가천의과대 남동길병원, 대전충청외국인무료진료센터, 전주근로자선교상담센터에서도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대구적십자병원에서는 외국인 무료진료를 한 지 7주년이 된다.
서울에서도 서울조선족교회와 몇몇 교회서 무료진료를 하고, 가리봉동에 외국인근로자전용의원이 있어 동포들에게 큰 혜택을 주고 있다.
외국인을 위한 무료병원
2004년에 개원한 가리봉동 외국인전용의원은 가정의학과, 내과, 정형외과 등 전문의들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상시 문진하고 있다.
내가 2006년에 재입국해 구로구 추석맞이 외국인근로자축구대회에 구경 갔다가 이 병원 전단지를 보고 상담받았다. 그때까지 나는 허리를 다쳐 몇 년간 고생하고 있었지만 치료비가 부담스러워 병원 가는 걸 기피하고 있었다. 무료병원이 있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2000년 한국에 처음 온 나는 경기도 이천시 소재 한 전자회사에서 8개월간 일을 하다가 서울에 올라와 정수기판매회사, CNC회사를 다니다가 한 칼국수 주방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때까지 열정으로 힘드는 줄 모르고 일하던 나는 둘이 드는 육수를 혼자 들다가 허리를 삐꺽하게 되었다. 주방에서 무거운 걸 들고 내리고 해야 하는데 들기만 하면 허리가 끊어지듯 아팠고, 그렇다고 옆에 가만 있으면 꾀병 부리는 것 같고 주방장 눈치도 보여 정말 미칠 것 같았다. 그때 한 동료가 자신의 의료보험증을 갖고 한의원에 가 치료받으라 했다. 정말 너무 고마웠다. 하루 7,000원씩 침 맞고 물리치료까지 받아 많이 나아졌지만 결국 그 가게를 그만두었다.
2003년 말 한 건설현장에서 돌 작업을 하게 되였는데 무거운 돌을 운반해야 해 허리가 아파 도저히 일할 수 없어 또 그만 두었다. 구정 지나 건설현장에서 바라시일을 하게 되였다.돌처럼 무거운 일은 아니지만 폼이거나 사포드를 나를 땐 죽을 맛이였다. 꾀병 부린다고 일 못한다고 계속 욕을 먹으면서도 꾹 참고 매일매일 일을 했다.
일반검사는 외국인전용병원에서
2005년 1월, 정부의 재입국정책에 5년만에 중국에 가게 되었다. 나는 첫번째로 허리를 치료 받았다. 한달간 뜸을 뜨고 한약을 먹으니 많이 나아졌지만 계란만한 흉터가 생겼다.
2006년 추석후 어느 일요일 신도림동에 있던 외국인전용의원을 찾은 나는 자원봉사자로 유명한 한의사들의 침을 맞고 거의 다 완쾌되게 되었다. 그것도 모두 무료였다.
2008년에 동생이 한국에 오게 되었다. 10년간 아프리카에 있던 동생은 간이 아프다고 했다. 나는 고려대병원에 가 동생의 간을 검사받으려 했다. 나한텐 한국인 이름으로 된 고려대병원의료보험카드가 있었다. 그런데 동생의 말투가 중국동포로 들통나 진료가 거부되였다. 담당자는 병원측에서 카드 본인의 모든 치료비를 다 물어줘야 한다며 진료 거부 이유를 말하면서 일반적인 검사라면 외국인전용의원에 가보라는 것이였다. 검사결과를 보고 더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면 외국인병원의 소개서가 있으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였다. 일반적인 검사는 큰 병원인만큼 검사비도 많다는 것이였다.
가리봉동 외국인전용의원
내가 외국인전용의원으로 가니 가리봉동으로 이주했다. 그때와는 달리 매일 검진하고 있었고 내과, 정형외과, X레이도 찍는 일정한 규모를 갖추고 있었다. 3층엔 입원실도 있었다. 검사비도 무료였다. 그래서 나도 간 검사, 위, 심장 등 한의사에게 문진을 의뢰했다. 매일 20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99%가 중국동포들이였다. 오전 9시 번호표를 뽑아 거의 11시가 넘어서야 의사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고 의자도 모자라 서서 기다려야 했다.
중국동포를 위한 병원
며칠 전 나는 갑자기 두 손바닥에 무좀같은 빨간 알레르기가 닭쌀처럼 빼곡이 나와 가렵고 아파 미칠 것 같았다. 나는 약국에 가니 알레르기 피부 질환 크림약을 손바닥에 바르라고 주었다. 저녁까지 발라보았지만 낫기는커녕 손가락 사이와 손등까지 퍼져갔으며 발가락에 조금 나던 것이 발등까지 쫙 퍼지고 있었다.
더럭 겁이 난 나는 부랴부랴 외국인전용의원을 찾았다. 그런데 번호표를 뽑던 곳이 1층으로 내려갔고 그곳에 의자가 대신 놓여있었다. 병원측 동포들에 대한 배려가 엿보였다. 그런데 오전엔 진료인원이 많아 오후 2시까지 예약해 놓고 다시 오라는 것이였다.
오후 2시에 다시 가니 20여명 동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 차례가 와 한의사를 뵙고 병세를 말했더니 5일치 약을 끊어주면서 낫지 않으면 화요일 오후 8시에 다시 오라는 것이였다. 저녁에도 고생하는 것 같았다. 약국에 가니 1만 2,000원이라면서 피곤해서 알레르기가 났다고 했다.
지금 약을 먹고 다 나은 것 같아 병원을 찾지 않았지만 알레르기가 들어간 대신 손을 비비면 때가 일어나는 것처럼 껍질이 다 일어난다. 하마트면 온 몸에 다 번져 큰일 날뻔했다.
그래도 역시 병원에 다녀와야 했다. 약국은 간단한 감기 같을 때나 들리는 게 좋았다.
그러나 후원으로 병원비를 감당하는 외국인전용의원이 너무 감사했다. 그런 병원이 동포들 위해 시설되였다는 게 더 큰 위안을 느끼게 된다. 물을 마실 때 우물 판 사람 잊지 말라고 김해성목사가 자꾸 떠오른다.
마치 평화로운 가정에 부모님들의 따뜻한 손길아래 행복하게 자라던 어린시절처럼 내 마음이 꼭 그렇다, 지금은.
@중국동포타운신문 제127호 2008년 5월 20일 발행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근데요 위치 좀 알려주시면 안될가요? 서울에 있는거 말입니다
역시 한겨레입니다한국의 좋은 분들 부디 건강하세요
조선족은 조국중국에서도 문진할 수 있다
어딘들 문진이안되겟냐? ㅉㅉㅉㅉ~ 말하는 꼬락서니보군~
근데 참 좋은일 하네요~ 가격도 저렴하고~ 전번주말 얼굴에 알레르기가 생겨 병원 갓섯는데~ 저그만치 약값만 400원가량 나오던데여~ 지금환율로 5만원두 넘져~ 아직도 완치 안됏는데 얼마 더 들어야 할지~ 여긴 북경~
고향을 떠나 외국에서 살면서 몸에 병나고 하면 제일 괴롭습니다. 이런 봉사단이 세워져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신다는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참 좋은 일하시는군요. 그런데 가리봉-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려줄수 없을 까요? 그러면 고맙겠습니다.
그래도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더 많아 좋네요 ,,,외국인을 위해 좋은 봉사하시는 모든분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불체자도 혜택을 받을수 잇나요?
불체자도 상관없이 병을 볼수 있다고 하던데요,
외국인 완전무료병원도 있다고하던데요... 어딘지몰라서 죄송합니다. 요즘세상 저런봉사하는사람들 정말쉽지않습니다. 한국의 나쁜면만보고 무조건싸울려고만 하지마시고 우리조선족들도 문화가있고 봉사할줄도아는 문화인이라는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아합니다. 한국뿐아니라 세게어느나라든지 나쁜사람 좋은사람이 따로있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한국땅에와서 돈벌어가면서 봉사도하고 좋은이미지도 남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쁜사람들 그사람인생 그사람이알아서 살라고하세요. 우리조선족들에게 한국너무고맙습니다. 다른나라사람들 우리보다열배백배고생합니다. 언어도안통하고 음식도않맞고 병원도못가고...참...
고마워요
병원이 위치가 어딘지 좀 알수 있을까요?? 아시는분 잇으시면 꼭 좀 알려주세요~ 부탁드릴께요~
대구 적십자벼원에 가면 정말로 무려가 되는지요?전화번호라도 있는지요?아시는 분있으면 알려주셨으면 감사합니다
이런 병원이 있다는게..고맙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