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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 풍경(1936) - 박태원 - |
[줄거리] |
일정한 줄거리없이 1년 동안 청계천변에 사는 약 70 여명의 인물들이 벌이는 일상자가 그 주된 내용이다. 청계천 빨래터에서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면서 잡담을 한다. 이발소 소년 재봉은 일을 하면서 천변 남쪽의 풍경을 관찰한다. 창수는 상경하여 한약국집에 취직을 한다. 만돌 어멈은 아범에게 독한매를 맞고 흥분할 대로 흥분한다. 이쁜이가 시집을 가자 그 어머니는 허전함을 느낀다. 몰락한 신전집은 이 동네에서 소문도 없이 경기도 강화로 이사한다. 민주사의 첩 안성댁은 젊은 학생과 놀아난다. 이를 본 민주사는 우울해 한다. 그는 남쪽 천변을 걷지 않던 습관을 깨구 매부의 경성부회의원 당선을 위해 인사를 다닌다. 철없는 이발소 소년은 당선을 낙관한다. 그러나 민주사 자신은 안성댁의 일로 걱정만 커간다. 카페 여급 하나꼬의 아버지가 차에 차인다. 이쁜이는 남편의 외도와 시집살이로 고생한다. 만돌어멈은 유부녀와 간통한 만돌아범에게 얻어 맞고 창수는 차츰 영악해진다. 은방주인은 하나꼬를 탐낸다. 하나꼬의 인기에 메리는 시샘을 한다. 상처한 손주사는 카페에서 울음을 터뜨린다. 민주사는 선거에서 낙선하고 교활한 안성댁에게 속는다. 창수는 차츰 타산적이 된다. 금순은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금광 뿌로카에게 속아 서울 하숙옥에 방치된다. 그날밤 뿌로카는 놀음을 하다 붙잡혀 유치장에 수감된다. 그라 나타나지 않아 속태우던 금순을 여자 손님이 찾아온다. 시집살이가 고단한 이쁜이는 어머니에게 신세타령을 하다가 함께 운다. 금순은 기미꼬의 도움으로 뿌로카의 손에서 구출되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만돌 어멈은 한약국집 행랑에서 살길을 찾아 아이들을 데리고 떠난다. 창수가 한약국집을 나간다. 뿌로카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석방되어 금순을 데려가기 위해 평화카페에 간다. 그는 기미꼬에게 당하고 돌아선다. 은방 주인이 밀수를 하다가 잡히자 하나꼬의 마음은 사이상에게 기울어진다. 한약국집 며느리는 임신을 하여 기뻐한다. 기생과 같이 있던 민주사는 여학생과 같이 있는 안성댁을 꼬인 학생과 마주친다. 은방 주인에게 받은 오십원 때문에 걱정하던 하나꼬는 최진국에게 아내와 이혼할 것을 요구한다. 금순은 양반댁 며느리로 들어가는 하나꼬를 부러워 한다. 하나꼬의 결혼 준비를 하던 기미꼬와 금순은 우연히 동생 금동을 만난다. 금동은 기미꼬와 금순이와 함께 살기로 한다. 금순이의 아버지 용서방은 새로 맞아들인 아내와 불행하게 지낸다. 하나꼬는 고된 시집살이와 남편의 외도로 전날을 그리워한다. 흉몽을 꾼 어머니가 하나꼬를 찾아가나 그녀는 나오지 못하고 편지만 보낸다. 창수는 다시 상경하여 구락부에 취직하고 점룡과 강석주가 여급 시지꼬를 사이에 두고 싸운다. 하나꼬는 전실 자식 때문에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 한약국집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태점으로 행복을 느낀다. 기미꼬는 금순을 상처한 손주사의 후처로 들여보낼 작정을 한다. 이쁜이가 어머니에게로 돌아오고 포목점 주인의 모자가 바람에 날려 개천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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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성격] |
재봉이 → 이발소에서 일하는 15~6세 가량의 귀여운 소년이며, 그의 시각을 통해 천변 부근과 평화 카페 그리고 한약국집 등의 정황이 실감있게 제시된다. 등장인물들을 매우 객관적인 위치에서 바라본다. 창수 → 한약국집에서 일하는 소년으로 차츰 타산적이 되고 속물적인 물질만능주의자가 된다. 한약국집에서 나와 금의환향한 그는 다시 상경하여 구락부에 취직하여 일한다. 이쁜이 → 천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했으나, 남편의 횡포로 고통을 당하는 여성이다. 인습을 탈피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끝까지 인내하며 살려다가 결국은 친정으로 돌아오고 만다. 민주사 → 재력있는 50대의 사법 서사. 안성집과 취옥 사이를 오가며 주색잡기에 골몰하며, 물질만능주의자임. 기미꼬 → 평화카페의 여급으로 정신적인 가치와 함께 사는 인간애를 지닌 여인이다. 금순이와 하나꼬에게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하나꼬 → 스무 살의 카페 여급으로, 손주사, 은방 주인, 강서방의 표적이 되어 있는 여인임. 금순이 → 순박한 시골 색시로 가족들과 헤어져 기미꼬, 하나꼬와 함께 살아가는 인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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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
◈ 흔히 세태소설의 대명사격으로 불리는 이 소설은 그의 문학적 역량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서술의 시간은 어느 해 2월 초부터 다음 해 정월까지 일년 동안이다. 작가는 이 시기에 일어나는 일을 50개의 절로 나누어 70여 명의 인물을 등장시켜 도시인의 다양한 삶의 양태와 풍속을 아주 사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서술방식은 특정 화자에 의해 서술되지 않으면서 다양한 서술 양식을 수용하고 있는데, 해설자로서의 서술자(전지적 시점)에서부터 등장인물로서의 서술자(1인칭 시점) 그리고 관찰자로서의 서술자(작가 관찰자 시점)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서술자를 등장시켜, 서술시점상의 혼란을 금방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각 장이 지닌 독립성 때문에 그것이 단점으로 인식되지 않고 다양한 삶의 양태를 보여주는 역동성으로까지 인식된다.
◈ 소설의 구심점을 잃기 쉬운 이 소설은 삽화적 이야기를 다중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볼 수 있는데, 영화에서 쓰이는 카메라 아이(eye)의 기법을 통해 상이한 장소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여줌으로써, 시간성과 공간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특히 작가는 이를 여인들의 집합소인 '빨래터'와 남성들의 사교장소인 '이발소'를 중심으로 초점화시킴으로써 사람들의 일상적 생활 양식과 생태를 재현시키는 데 성공한다.
◈ 행랑살이 어멈, 신전 주인, 이발사, 포목전 주인, 한약국과 양약국 주인, 부의회 의원, 사법 서사, 금은방 주인, 카페 여급, 기생, 미장이, 첩, 여관 주인, 당구장 보이, 아이스 케이크 장수, 전매청 직원, 공장 노동자 등 1930년대 서울에 거주하던 각종 직업의 인물들이 모자이크 식으로 등장하는 이 소설에는, 실재의 거리와 지형, 동명, 건물들과 같은 도시의 물리적 사실들이 그대로 제시되어 있으며, 전통적인 인습과 근대적인 문물이 혼재되어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의 구성 또한 전통적인 소설의 구성방식을 따르지 않고, 청계천변을 중심으로 그 곳에 사는 여러 인물들이 빨래터, 이발소, 한약국, 이쁜이네집, 포목점, 행랑집, 카페 등지에서 벌이는 여러 가지 유형의 일상사들이 작가에 의해 세밀하게 관찰될 뿐이다. 세밀한 세태 묘사를 통하여 당대적 진실을 추구하려 한 작가 정신이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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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사항 정리] |
■ 갈래 : 장편소설, 세태소설 ■ 배경
■ 시점 : 특정한 화자 없이 다양한 서술 양식을 취한다. 전지적 작가 시점, 작가 관찰자 시점, 1인칭 시점의 혼용 ■ 특징 : 시점의 자유로운 이동 카메라 아이의 기법 활용(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을 보여줌으로써 시간성과 공간성을 극대화할 수 있음) 일반적인 소설의 구성 방식을 취하지 않고 파노라마식으로 전개함. ■ 주제 ⇒ 1930년대 서울 중산층과 하층민들의 삶의 애환 물질만능주의와 도시인의 타락한 삶 ■ 출전 : <조광>(1936. 8. ~ 1937. 9. )에 연재 발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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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볼 문제] |
1. 이 소설의 주된 공간적 배경인 '빨래터'와 '이발소'의 소설적 기능에 대해 말해 보자. ⇒ 빨래터와 이발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다. 빨래터에서는 여자들이 모여 빨래를 하면서 수다를 떨고, 이발소에는 남자들이 모여 온갖 농담을 주고 받는다. 따라서, 이 두 곳은 마을의 온갖 대소사에 관한 정보가 교환되는 장소로서, 마을 사람들의 가장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곳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2. 이 작품은 서술 초점이 여러 인물에 걸쳐 있다. 이러한 서술 양식이 보여주는 장단점으로는 무엇이 있겠는가 ? ⇒ 주인공이 부재하거나 분산되었다고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다양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생활의 편린을 이렇다 할 연결 고리 없이 객관적으로 재생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서술 양식은 여러 등장 인물의 행동을 통해 파노라마식으로 그들의 일상사를 묘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일정한 사건이 결여됨으로써 단단한 구성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3. 이 글은 여러 개의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기법의 특징을 말해보자. ⇒ 순차적 시간 구조로 드러나는 사건들의 인과적 관계를 거부하고, 상이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인과 관계 없이 동시적으로 병치시켜 공간의 다면성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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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아 봅시다] |
세태소설 어떤 특정한 시기의 풍속이나 세태의 한 단면을 묘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소설 양식을 말한다. 소설의 구조 원리를 중심으로 분류한 소설 형식의 하나로, '시정소설' 또는 '풍속소설'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세태 소설의 등장 인물들은 모든 시대에 타당한 인간적 진실을 지닌 인물이 아니라 어떤 특정 시기의 특정 사회적 양상에 타당한 진실을 가진 인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세태 소설은 대체로 장편의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박태원의 <천변풍경>, 채만식의 <탁류> 등을 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