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관심을 끌던 토론토 한인사회의 기독교 극단 브랜치스(Branches)가 창단 첫 공연으로 5일부터 이틀간 세 차례 노스욕 페어뷰 도서관 소극장에서 올린 연극 '유추프라카치아(Yutzpracachia)'는 극단의 장래에 기대를 걸만한 성공적 데뷔였다.
연극은 세계 장애인의 대명사 헬렌 켈러의 가정교사였던 앤 설리번의 이야기다.
설리반은 1866년 미국 남북전쟁 때 태어났으나 부모를 잃고 동생과 함께 고아원에 버려진다. 동생은 결핵에 걸려 치료 한 번 받지 못한 채 비참하게 죽었다. 설리번은 이 때 받은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보내지고 아무와도 어울리지 못한다. 괴성을 지르는 반응성 애착장애 증상으로 항상 말썽을 부려 문제를 만든다.
헬렌 켈러는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인이었으나 대학까지 졸업하고 세계의 수많은 신체장애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준 장애자의 대모다.
연극은 이 같은 처리곤란의 설리반을 인간으로 만든 사람이 바로 그의 정신병원 보모였다고 말한다. 그녀는 '거듭 사랑'으로 설리반을 일으켜 세운다. 이 교사가 설리반에게 준 선물이 '유추' 화분이다. 그녀의 간절한 기도와 사랑이 설리번을 마침내 치유했다. 설리반은 학교를 졸업하고 헬렌 켈러를 사랑으로 키워낸 훌륭한 스승으로 변신했다.
극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상처에 대한 분석과 충고가 아니라 그냥 함께 있어주는 것"이라는 말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유추'는 그러나 상상의 식물일 뿐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전설에 의하면 결벽증이 심해 사람이나 짐승이 조금만 건드려도 자살하든지 곧 죽어버린다는 아프리카의 식물이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사랑의 손길로 만져주어야 산다. 그것은 늘 사랑과 관심의 손길을 기다린다. 바로 설리반이 그랬던 것처럼.
극단 브랜치스는 250석 규모의 소극장을 가득 메운 공연을 통해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극작가 김혜영 씨는 "유추처럼 사랑이 사랑을 낳고 그렇게 사랑을 입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으로 품어주는 선순환의 계보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게 연극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연출과 주역인 설리반의 교사 역을 맡은 이현순씨는 "이 작품은 어떤 사람의 영혼도 귀중한 존재임을 보여준다.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영혼이 맑아졌다면 바로 그게 우리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극단은 작년 9월 창단한 토론토 내 비영리 기독교 한인연극단체로 문화활동을 통한 기독교 메시지 전파를 위해 출발했다.
출연진은 리틀 애니에 이해리, 할머니 애니에 김미경, 빅 애니에 이현순, 루씨 김향신, 폴라 김근택, 앤디 최원근, 산드라 박추자, 마크 맥과이어(의사)에 김종환, 베티에 박설희, 보모에 이유리 등이며, 스태프로 이수녕(조연출·음향), 백승희(조명), 김윤진(무대), 우은경(분장), 김지혜(의상), 김수지(디자인) 외 20여 명이 참여했다.
한편 극단은 연극에 관한 워크샵을 3월5·12일 21세기희망의교회에서 갖는다. 강사는 손종호·이현순·백승희·김태현·우은경씨 등. 참가자는 차기 공연작 동참기회가 주어진다. 회비 50달러. 문의: (647)213-3154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리틀 애니(오른쪽 두 번째·이해리)는 빅 애니(가운데·이현순)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개안 수술도
받고 장애인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해 헬렌 켈러의 스승이 된다. 세 차례에 걸친 유츄프라카치아 공연을 마친 브랜치스
전 스태프들이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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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사랑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