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당신은 어떤 책벌레에 감염되었습니까?
아무도 몰랐던 진짜 책벌레에 관한 진실
흔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책벌레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책은 책 속에 살고 있는 진짜 ‘책벌레’에 대한 이야기이다. 광학현미경으로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책벌레들은 그 특성에 따라 감염된 사람들을 다양하고 독특한 책 중독 증상에 시달리게 만든다. 길고 긴 장편소설만 찾아 읽게 하는 ‘슈퍼장편읽기벌레’, 오탈자를 찾게 하는 ‘천천히읽기벌레’, 틈나는 대로 도서관 서가를 서성거리게 하는 ‘도서관벌레’, 퇴근하자마자 서점으로 달려가게 하는 ‘서점벌레’ 등 책벌레는 책이 있는 모든 장소에 서식한다.
뒤늦은 책벌레의 발견은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지만, 그들은 의외로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저자의 도움으로 책벌레들의 생김새는 물론, 그들의 생태를 통해 책에 관한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도 엿볼 수 있다. 또한 멸종 위기를 맞은 책벌레와 현명하게 공존해나가는 방법도 모색하게 해준다. 소설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는 놀라운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문체로 책을 만나는 독자의 다양한 행태를 표현했다. 이 책은 책을 사랑하는 전 세계 독자들에 대한 헌사이자,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세상 모든 책들에 대한 오마주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 스티븐 영 Steven Young
1949년 생. 유아기부터 곤충을 좋아하여 곤충도감을 뒤지다가 책의 재미를 알게 되어 청소년기까지 많은 양의 책을 읽었다. 책벌레 현지조사를 위하여 미국 황야를 즐겨 여행하고 있다. 모 작가의 펜네임으로, 자세한 것은 알려져 있지 않다.
엮은이 : 우스이 유우지 薄井ゆうじ
1949년 생. 일러스트레이터, 광고 프로덕션 경영을 거쳐서 작가가 됨. 1988년 <잔상소년(殘像少年)>으로 제51회 소설현대신인상 수상. 1994년 <나무 위의 초어(木の上の草魚)>로 제15회 요시가와에이지(吉川英治) 문학신인상 수상. 2004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을 새롭게 각색하여 일본어판으로 내기도 했다.
옮긴이 : 장윤선
일본 무사시노미술대학에서 일본미술사를 전공했으며, 《도쿄 미술관 산책》을 썼고 《아웃사이더 아트》를 번역했다. 일본의 책 문화에 관심이 많다.
“인간과 책벌레와의 교류는 막 시작되었다.”
- 스티븐 영
추천사
이 책은 ‘책벌레’에 감염된 사람들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유쾌한 우화다. 여기서 말하는 책벌레는 좀벌레와 달리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인 단백질 인자라고 한다. 사람이 감염되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책에만 매달리는 증세를 보이는데 완치가 불가능하다. 빨리읽기벌레, 전집구입벌레 등 ‘생물학적’ 연구와 밑줄긋기증후군, 자비출판증후군 등 ‘임상학적’ 조사는 물론 사육법까지 담은 ‘책벌레 백과사전’이기도 하다.
- 김성희(북 칼럼니스트)
절대 그럴 리는 없겠지만 책벌레가 멸종되는 날은 나와 우리 회사의 밥줄이 끊기는 날이다. 차마 믿을 수가 없지만 결코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언빌리버블하고 리마커블한 책을 만났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격언은 이 책을 참고하여 수정되어야 한다.
- 《책벌레 이야기》를 먼저 읽은, 익명의 출판사 발행인
차례
제1부 책벌레에 관한 고찰
책벌레의 발견 | 책벌레 연구의 역사 | 책벌레의 개요 | 책벌레의 변태, 의태, 천적 | 멸종 위기의 책벌레
제2부 읽기벌레
읽기벌레의 생태 :
성실읽기벌레 | 읽기벌레 감염자의 간호와 돌보기 | 감염자와의 대화 | 슈퍼장편읽기벌레
활자벌레에 의한 증후군 :
활자의존증 | 활자금단증상 | 우주공간의 활자벌레 | 빨리읽기벌레 | 천천히읽기벌레 |오탈자발견증후군 | 천천히읽기벌레 감염자를 위한 ‘쇼핑치료법’
독서습관벌레 :
책모서리접기증후군 | 밑줄긋기증후군
독서환경의존증 :
책꽂이벌레의 생태 | 도서관의존증 | 서점의존증 | 방귀남증후군
책구입증후군 :
수집증후군 | 전집구입벌레 | 잡지구입벌레 | 문예지구입벌레 | 중고책구입벌레 | 전자책구입벌레
기타 증후군 :
집필도구집착증 | 작가스토킹증후군
제3부 쓰기벌레
쓰기벌레의 생태 :
쓰기벌레와 르상티망의 공존 | 쓰기벌레의 서식처 | 쓰기벌레의 수와 불행의 수
쓰기벌레 감염자의 병례 :
일기쓰기벌레 | 자기역사쓰기증후군 | 자비출판증후군
소설쓰기 벌레 :
소설쓰기벌레의 생태와 감염 증상 | 비참한 독설벌레 | 동인지에서의 임상 예 | 소설강좌에서의 임상 예 | 응모증후군 | 작법서의존증
제4부 책벌레의 사육
책벌레 사육의 필요성 | 책벌레의 사육 초급편 | 책벌레의 사육 중급편 | 책벌레의 사육 상급편 “책벌레 사육자의 사육”
후기 | 엮은이 후기 | 참고문헌 | 벌레 찾아보기 | 출연 벌레들
저자 후기
2001년 책벌레가 발견된 당시 사람들은 이 벌레를 무서워했고 그 존재에 당황했으며 벌레가 일으키는 증후군을 치유하려고 하거나 병세를 완화시키려고 했다. 극히 일부에서는 책벌레를 멸종시키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문자’라는 정보전달과 기록을 위한 기호가 이 세상에 만들어진 후로 책벌레는 책이나 활자 안에 살고 있었다. 나는 그런 벌레를 퇴치하는 것은 책 그 자체를 불태우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요즘 책벌레의 개체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발견 후에 사람들이 무서워해온 벌레가 사실은 우리에게 필수불가결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중요한 벌레들이 지금 멸종의 위기에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벌레가 가진 의미를 많은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아직 연구단계에 있는 사항도 숨기지 않고 세부적으로 이 책에 기록했다. 루마니아에 가서 발견자인 마리우스 슈나이더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말이 없고 우직하며 순수해 보이는 그는 인터뷰를 끝내며 말했다.
“그 벌레는 살아있어요. 싫어하지 말아주세요.”
그의 말은 지금까지도 내 귀에 남아있다. 그의 말을 전 세계에 있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바치고 싶다.
- 스티븐 영 Steven Young
책속으로
책벌레는 실존했던 것이다. 이 벌레의 발견으로 책벌레가 인간에 미치는 희귀병인 “서적병(books disease)”의 연구에 새로운 빛이 찾아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이 작은 벌레가 우리에게 미치는 여러 가지 영향은 현장 연구원의 성실한 노력으로 해명되기 시작했다. 사람은 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까? 이 의문은 영원히 어둠 속에 봉인되어 있을 것 같았지만, 이제 그 해답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 p.15
서적병에 걸린 인물의 증상은 말이나 행동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마치 신선한 피를 원하는 뱀파이어처럼 ‘책을 더 읽고 싶다’, ‘아, 신선한 책을…’이라고 속으로 울부짖으면서 매일 밤낮을 서점이나 도서관을 배회하는 것이다. 원래 감염자는 감염원인 책을 가장 멀리해야 한다. 하지만 병에 걸린 사람은 그 병에 가장 나쁜 것을 원하게 마련이다. 서적병에 걸려도 끊임없이 책을 갈구하며 방황하게 된다. - p.20
임상적인 보고에 의하면 감염자는 책이 없을 때 우울해지기도 하고 폭력성을 띠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감염자는 잠수 중에 산소탱크가 부서진 것처럼 패닉 상태에 빠져서 서점이나 도서관으로 뛰어간 다음 그 자리에서 욕구를 채운다. 책을 구입하거나 받게 되면 증세는 금방 나아지고 병적인 행복감에 도취되어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책을 볼에 대고 뛰어다니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여러 치유반응을 보인다고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손에 들어온 책이 감염자가 좋아하는 소설이 아니었을 경우 독서는 역효과를 가져와서 우울함이나 폭력성이 더욱 증대되므로 주
의가 필요하다. - p.52
“지미는 의자에서 일어나 머리를 감싸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라고 쓰여 있다면 천천히읽기증후군에 걸린 사람은 이 문장의 몇 가지에 신경이 쓰인다. ‘아니, 지미는 아까도 분명히 일어났어. 그 다음에 다시 앉았다고 쓰여 있지도 않았는데 두 번 일어난다는 것은 이상하잖아.’ 이처럼 세세한 것에 신경이 쓰여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된다. 몇 줄이나 몇 페이지 앞까지 거슬러 올라가 다시 자세히 읽고 지미가 다시 한 번 의자에 앉는 동작이 있는 부분을 찾을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 - p.66
밑줄긋기벌레에 감염되어 병세가 악화되면 밑줄 색이 한 가지에서 두 가지가 되고 병세가 심해짐에 따라 네 가지, 여섯 가지 색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형광펜이 더해지면 책은 마치 멕시코 직물과 같은 상태가 된다. 볼
펜 한 자루의 축이 회전하며 여섯 가지 색이 나오는 중국제 멀티펜은 이런 감염자를 위해 시험적으로 생산되었다가 일반인에게도 팔리게 된 것이다. - p.73
감염자는 책꽂이 사이를 다니면서 한숨과 미소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결심이라도 한 듯이 몇 권의 책을 가지고 계산대로 간다. 마치 럭비선수가 럭비공을 안고 상대측 골라인을 향해 뛰듯이 책을 끌어안고 계산대로 가서, 쇼핑백은 됐다고 말하고 신속하게 서점을 떠난다. 나쁜 짓을 하고 현장에서 멀어지듯이, 서점에 들어갈 때보다 나갈 때 걸음이 빨라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감염자는 서점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나 레스토랑에 들어간다. 거기서 커피 아니면 홍차와 쿠키를 주문한 뒤 조바심을 내며 안절부절 포장을 풀고 방금 막 구입한 책을 읽기 시작한다. - p.81
중고책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그것은 신간이 풍기는 잉크의 냄새도 아니고 새 종이가 뿜어내는 향기도 아니다. 먼지와 습기, 지금까지 그 책을 읽어온 사람의 온기에서 나오는 향기이다. 그것들은 인간의 향기인 것이다. 중고책을 사는 것은 인간의 온기를 손으로 느끼는 행위이다. 정말일까? 과학적으로 어떤 근거는 없지만 중고책구입벌레에 감염된 사람은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p.95
출판사 리뷰
세상 모든 작가와 독자 뒤엔 그들이 있었다
사실이라면 즐겁고, 상상이라면 더욱 유쾌한 ‘책벌레 생태탐구보고서’
‘주변에 책이 한 권이라도 없으면 불안하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도 또 책이 사고 싶어진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혹시 책벌레에 감염된 것은 아닌지 꼭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책벌레는 책 속에 서식하고 있는 벌레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생명체이다.
이 책은 책벌레가 발견된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책벌레는 ‘Q’ 문자 꼬리 부분에서 손을 흔들며(나중에는 더듬이였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인간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책벌레의 발견은 출판 역사에서는 물론, 인류의 역사상 가장 놀라운 발견이다. 책벌레의 발견 이후, 사람들이 대체 왜 책을 읽고 글을 쓰는지에 대한 의문도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책벌레에 감염되면 책을 읽고 싶고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오로지 책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책벌레는 무척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긴 장편만을 찾게 되는 ‘장편읽기벌레’나 밑줄을 그어가며 읽게 만드는 ‘밑줄벌레’ 등 읽기와 관련된 벌레도 있고, 자신의 모든 일상을 쓰게 만드는 ‘일기쓰기벌레’나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게 하는 ‘소설쓰기벌레’와 같이 쓰기와 관련된 벌레도 있다. 이 책은 수십 종에 달하는 책벌레의 모습과 습성을 일러스트와 함께 면밀하게 소개하는, ‘책벌레 생태탐구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커다란 농담 같은 이 책은 믿기 어려울 만큼 그럴 듯하며, 읽는 내내 독자들을 유쾌하게 만든다. 책벌레의 생태를 통해 사람들의 모든 ‘독서 취향’을 엿볼 수도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웃음 짓게 될 것이다. 또한 일러스트로 책벌레의 귀여운 모습을 보는 동안 책벌레를 멸종 위기에서 당장 구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 응모방법: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적어주세요.
◆ 모집 기간 : 7월 2일 ~7월 9일
◆ 모집 인원 : 10명
◆ 발표일 : 7월 10일
◆ 서평 작성 마감일 : 책수령 후 2주 이내 (→책수령과 서평완료 댓글로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