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전 여름에 받은 상장, 그리고 어머니 생각
나이 일흔을 넘기면 지나온 삶을 조금씩 정리할 때다. 요즘 옛날에 쓰던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래서 쓰잘데 없는 것들을 하나하나 버리고 있다. 내게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물려준 조그만 나무상자가 하나 있다. 그런데 그 나무상자 속에는 단편적이나마 나의 어린 시절을 더듬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적잖이 있다. 내가 열 살 때는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기억도 나지 않을뿐더러 기록조차 없으니 무엇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런데 며칠 전, 어머니께서 물려주신 상자 속을 뒤적이다가 지금으로부터 63년 전인 1962년 여름에 교회에서 받은 하기아동성경학교의 수료증과 상장을 발견했다.
나는 어릴 때 강원도 인제에서 자랐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닐 때 집 가까이에 있는 감리교회에 다녔다. 인제는 산간마을이라 문화시설이랄 게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마땅하게 시간을 보낼 데가 없어 교회를 다닌 게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무엇이든 한번 시작하면 몰두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주일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교회에 나갔던 것으로 기억된다. 예배를 볼 때마다 풍금 소리에 맞춰 찬송가를 부르는 것이 무척 좋았다. 아마도 여름방학을 앞두고 교회에서 하기아동성경학교를 열었던가보다. 그리고 한 달여의 하기성경학교를 마치면서 수료증과 더불어 상을 받은 것이리라.
상장과 수료증은 너무 오래되어 비록 모서리가 조금 찢기긴 하였으나 보관을 잘한 탓에 꽤나 깨끗하다. 그리고 원지에 철필로 써서 등사기로 인쇄한 것이라 무척 조잡하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엔 보잘것없는 허접쓰레기에 지나지 않겠으나 어린 시절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알 수 있는 것들이라 볼수록 소중하다. 상자 속에는 학교 다닐 때의 각종 상장이나 임명장. 그리고 성적표로 가득했다. 어머니께서는 과연 60년 뒤에 아들이 볼 것을 기대하시면서 아들과 관련된 각종 서류들을 버리지 않고 보관하셨을까? 서류들이 기득 들어 있는 상자를 뒤적거리는 동안 어머니가 몹시 보고 싶었다.
첫댓글 짝짝짝 ᆢ
큰나무는 묘목일때부터 달랐다고 들었읍니다
아동성경학교부터 근면과성실로서
우수상을 탓읍니다
훌륭합니다
보잘것없다니요
훌륭한 역사의 증서 입니다
역시 최고~!!